“도마뱀아! 도마뱀아! 구름을 일으키고 안개를 토하며 비를 주룩주룩 오게 하면, 너를 놓아 보내겠다.” 1407년(태종7) 6월 21일, 왕은 물이 가득 담긴 항아리 2개를 준비했다. 도마뱀을 집어넣은 후, 자리를 펴고 향을 올렸다. 이어 푸른 옷을 입힌 어린아이 20명에게 버들가지로 도마뱀을 괴롭히게 했다. 그날 창덕궁 광연루에서 열린 기우제 장면이다.물을 관장하는 신은 용. 평상시 물속에서 살다가 하늘로 올라가 구름과 비를 만들어낸다고 여겼다. 용과 비슷한 도마뱀을 괴롭히자 비가 내렸다는 중국 소동파의 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따
사설/칼럼
박승규 문화평론가
2019.05.09 1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