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무기 개발 역사는 매우 오래되었다. 국내외 북한 전문가들 대부분이 1950년대 중반을 북한의 핵무기개발 시점으로 본다.

북한은 오랜 세월 핵무기 개발을 비밀에 부쳐오다가 1993년에 국제사회에 들통이 나자 NPT탈퇴를 선언하며 공개적으로 보란 듯이 핵무기개발에 매진해 왔다. 그 때부터 25 년간 기만과 우롱, 거짓과 속임수를 내용으로 하는 ‘벼량끝 전술’로 주변 국가들을 협박하며 현재의‘핵무기고도화’를 이루어 냈다.
지금도 북한은 노동당 7차 대회에서 채택한 ‘핵·경제병진노선’을 강조하며 핵무기 운반수단에 화룡점정을 찍기 위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개발에 정권의 명운을 걸고 있다. 김정은 정권은 핵무기 개발속도를 김정일 시기보다 몇 곱절 가속화하고 있다. 김정일이 ‘천리마’의 속도라면 김정은은 ‘만리마’의 속도로 핵무기고도화와 핵무기 운용전략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뿐만 아니다. 한국과 미국에 대한 ‘핵 선제타격’위협을 거의 매일 쏟아내고 있다.
북한은 올해 4월 15일 태양절과 4월 25일 인민군 창건일을 기해 6차 핵무기 실험 도발을 강행하려하였다.

이를 막기 위해 미국과 중국의 압박으로 빚어진 팽팽한 군사적 긴장감 속에서도 외무성 부상 한성렬은 4월 18일 평양에 있는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매주, 매월, 매년마다 더 많은 미사일 시험을 실시 할 것”이며 한국과 미국이 군사적 대응을 할 경우 ‘핵 선제타격’에 나설 것임을 분명하게 밝혔다. 노동당 부위원장 최룡해는 4월 15일 태양절 열병식 축하 연설에서 ‘전면전쟁과 핵 전쟁 불사’를 외쳤다. 인민무력상 박영식은 인민군 창건 기념보고에서“핵 공격수단들이 발사대기 상태”(4월 25일자 노동신문 3면)에 있다며 핵무기 운용전략이 이미 완성되어 가동되고 있음을 과시하였다.
이와 같이 북한이 ‘핵 선제타격’과 ‘핵전쟁 불사’를 위협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응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우리의 명확한 대책이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이 핵무기 고도화를 공개적이고 명확하게 거듭 거듭 천명하면서 핵무기를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지에 관한 운용전략을 만천하에 아무런 거리낌 없이 밝히고 있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우리는 지난 25년간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너무나 안이하게 대응해왔다. 첫 번째 실수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 능력을 과소평가한 것이다. 두 번째 실수는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속도에 대한 판단착오다. 지금 한국은 북한 핵과 관련하여 세 번째 실수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 것은 바로 북한의 핵무기 운용전략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전략마련에서의 실기이다. 미국의 ‘핵우산 확장’이 현실적이며 믿을 만한 정책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자력국방을 이룩해야한다.
북한의 핵 운용전략의 대상은 1차적으로 한국이다. 미국을 상대로 핵무기를 개발한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우리에게 ‘착시 현상’갖도록 하기 위한 술책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북한이 개발한 핵무기 운반수단만으로도 남북한 간의 군사적 전략균형이 깨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핵 항공모함 칼빈슨호, 핵 잠수함 미시간호 등 미국 전략자산의 빈번한 한반도 전개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처럼 확연하게 기울어진 안보지형에서 우리의 북한 핵에 대한 대응전략이 시급하게 마련되어야 하며 유사시 대응전략을 실질적으로 구사하기 위해서는 전략의 내용을 북한에게 명확하게 전달하고 국제사회에도 공개적으로 선언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먼저 미국의 전술 핵을 조속히 국내에 배치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엔 자체 핵 보유 방안을 마련하여 슬기롭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기울어진 균형을 바로 잡는 방법은 한국 내에 북한 핵과 대등한 핵무기를 존치하는 방법밖에 없다.

다음은 우리의 북한 핵 대응 전략으로 '합리적 비합리성 전략'의 마련이 필요하다. 기존 재래식 무기에 핵무기를 결합함으로써 북한이 핵을 이용한 '불의적인 선제타격'(4월 26일자 노동신문 5면)이나 남침도발을 감행할 경우 우리의 정당한 재래식 무기 사용이 북한 정권을 붕괴 시킬 수 있는 핵전쟁으로 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강력한 대응전략이 요구된다.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을 파괴하는 ‘대군능력’ 뿐 아니라 세습독재정권을 상징하고 있는 기념비적 건축물들과 장소들을 겨냥한 ‘가치파괴능력’도 갖추고 있으며 실행 대기상태에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러한 '합리적 비합리성 전략'은 그 효력이 검증된 전략이다. 미국이 서유럽을 방어하기 위해 구소련에 대해 구사한 전략이었으며, 현재는 중국이 대만의 독립선언을 막기 위해 채택하고 있는 전략으로 알려져 있다. 국가의 존립근거는 국가 존속과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데 있다. 비이성적인 북한 정권의 핵개발에 대한 대응에서 머뭇거리고 있을 여유가 없다. 세 번째 실수까지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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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통일연구회 수석 연구위원 이병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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