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한국의 얼] 판소리
[에세이-한국의 얼] 판소리
  • 편집국
  • 승인 2017.06.19 08: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의 혼과 정서 담긴 노래
춘향가 심청가 등 서민들 애환 넘쳐


효심의 가락
춘향과 이도령의 애틋한 사랑, 심청의 지극한 효심(孝心)은 세월을 넘나들며 수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춘향가, 심청가를 담은 판소리는 우리의 혼과 정서가 어려 있는 멋진 가락이다. 일반 서민들의 애환이 담긴 판소리는 본래 조선시대 제21대 영조 이후 창극에 붙여 부르던 노래로서 서민들의 삶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는 데서 노래로서의 또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는 주요무형문화재 제5호이다.


판소리는 광대가 고수의 장단에 맞추어 육성과 몸짓을 곁들여 창극조로 연출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무형유산으로 2003년 11월 지정된 판소리는 한 사람의 목소리를 읊어내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목소리를 읊어내야 한다는 것에 어려움이 있으며, 이로 인해 다양성과 생동감이 넘쳐흐른다는 것이 매력이다.


판소리는 한 사람의 소리꾼이 판소리의 서사적인 사설을 연창하되 몸짓도 하고 말도 섞어서 하는 소리이다. 이에 따라 등장하는 여러 사람의 목소리를 모두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무척 어렵다. 그런 고로 한 사람이 여러 사람의 목소리로 바꿔 가면서 엮어내야 하는 1인 다역의 공연 작업이다. 노래하는 사람은 창우, 광대, 가객 등 여러 이름으로 부르고, 북 치는 사람을 고수라고 일컫는다.


가객이 노래하는 것을 ‘소리한다’라고 하며, 말하는 것을 ‘아니리한다’, 몸짓하는 것을 ‘발림한다’, 발림을 잘 하는 것을 ‘나름새가 좋다’ 또는 ‘ 사체가 좋다’, 북으로 반주하는 것을 ‘장단한다’ 또는 ‘고장친다’는 특이한 말로 표현한다.


그러나 판소리는 북 장단을 쳐주면서 소리꾼에게 질문을 하기도 하고, 노래도 함께 해 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신바람이 날 때마다 ‘얼씨구~!’ 또는 ‘얼쑤~!’ ‘좋구나~좋다! 하고 흥을 돋워 줄 관객도 있어야만 제대로 엮어진다는 것이 특징이다. 관객이 이토록 호흡을 맞추어 줄 때 소리꾼은 절로 신명이 나서 더 신나는 판소리를 펼치며 흥겹게 이끌어 가게 된다.


판소리는 본래 마당놀이 때에 길게 순서대로 짜서 부르는 놀음으로 판놀음을 할 때 공연하였다. 판놀음에 공연되는 것을 판 줄, 판 굿, 판 염불처럼 ‘판’이라는 말을 붙여서 부른다. 줄타기, 땅재주, 죽방울 등 여러 창우들의 놀음과 함께 판놀음으로 공연하는 것이었다.


춘향가나 심청가와 같은 판소리나 판놀음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그 기원을 정확하게 알 수는 없으나, 대체로 삼국시대 때에 이미 창우들의 판놀음을 놀았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또 고려시대에서는 팔관회 때에 가무백희라는 춤과 노래가 있었고, 조선시대에서는 광대소학지희라는 기록이 전한다.


팔관회의 유래
팔관회의 역사는 신라 제24대 진흥왕 12년(551년)에 처음 시행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이를 근거로 볼 때 적어도 1400년 이상의 생명력을 지닌 민족의 가락으로 여겨진다. 그러다가 조선시대 초기부터 그 틀을 갖추어 전승되어 내려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구한 세월의 생명력을 지닌 판소리는 조선 중기 이후 전라도 지방 특유의 곡조를 토대로 발달한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들 귀에 많이 익어서 언제 들어도 구수하고 언제 보아도 흥겨운 춘향가, 심청가, 흥부가를 비롯하여 수궁가, 적벽가 등이 지금까지 전해오는 판소리 가운데서도 유명하다. 여기에다가 가루지기타령, 배비장타령, 장끼타령, 옹고집타령, 강릉매화가, 숙영낭자타령, 무숙이타령의 7마당 노래를 합해 ‘판소리 열두마당’이라고 부른다. ‘판소리 열두마당’에는 바로 우리 겨레의 삶과 애환이 담겨 있어서 언제나 흥겹고 다정다감한 맛을 풍겨준다.


드라마로 감동

판소리에서도 중심을 이루는 춘향가는 조선 제21대 영조 30년(1754년) 만화재 유진한이 지은 한시(漢詩)이다. 이는 오늘날 전승되고 있는 우리나라 고전소설의 대표적으로 꼽히는 춘향전이며 판소리 열두마당의 뿌리를 말해주는 가장 오래된 자료로서 무척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관기의 딸 성춘향과 이몽룡 도령의 애틋한 사랑을 읊은 춘향전은 드라마로, 영화로, 또 문학작품으로 널리 인용되어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을 받는 고전이다.


판소리 열두마당에서 춘향가와 쌍벽을 이루는 심청가는 황주의 소녀 심청이 어려서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장님인 아버지 심봉사를 모시고 살았다. 심청은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려고 공양미 300석에 팔려 인당수 깊은 바다에 제물로 들어갔으나 옥황상제의 도움으로 구출되어 세상에 나온 뒤 왕비가 되고 장님 잔치를 베풀고 아버지를 만나 눈을 뜨게 하였다는 설화를 창극으로 꾸민 것이다.


작가와 연대 미상의 심청가는 극적 구성이 뛰어난 판소리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권선(勸善)과 부모에 대한 효심이 유교사상에 조화를 이룬 심청전 역시 춘향전과 마찬가지로 드라마와 영화 등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안겨주었다.


판소리는 서편제와 동편제로 구분된다. 1990년대에 만든 영화 '서편제'는 판소리꾼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인데, 당시 관객 동원 100만 명을 넘어서며 한국 영화사상 신기록을 세우고 국제영화제에서도 입상하는 회오리바람을 일으켜 화제가 되었다.


서편제는 명창인 박유전의 법제를 이어받아 이를 표준으로 삼은 호남의 광주, 나주, 보성 등지의 성조(聲調) 특징을 일컫는다. 오늘날의 판소리는 정용훈, 김순옥, 오정숙, 성창순, 박동진, 한갑주, 강맹근, 김성래 등 예능보유자들에게 전승되면서 발전되었다.


판소리가 서양의 첨단 악기들을 두드리며 노래하는 서양식 창법과 춤을 섞어 노래하는 대중가요나 오페라 등에게 밀려 일반 대중들로부터 멀어져가는 느낌이 있다. 그러나 TV 프로그램에서 설날이나 추석 특집 드라마를 엮어 보여줄 때 한 차례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세계에서도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우리만의 고유하고도 독특한 문화예술이다.


판소리는 판소리 그 자체보다는 연극과 음악, 문학과 무용이 어우러져서 조화를 이루어 진행될 때 더욱 뚜렷해지는 종합 무대예술로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는 우리만의 자랑거리이다. 민속악의 하나로 광대의 소리와 그 대사를 통틀어 이른 것이 판소리이다.



유한준

-現 아동문학가, 시인, 저술가로 활동
-대한언론인회 편집위원
-前 종교뉴스신문 편집주간
-前 독서신문 이사 편집국장
-한국일보를 거쳐 조선일보 정년퇴직

내외뉴스통신, NBNNEWS

기사 URL : http://www.nb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4075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