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임정혁의 수요편지㊷] 6·25동란, 6·25사변, 6·25전쟁, 한국전쟁, 비긴 전쟁(?)
[에세이/임정혁의 수요편지㊷] 6·25동란, 6·25사변, 6·25전쟁, 한국전쟁, 비긴 전쟁(?)
  • 편집국
  • 승인 2017.06.1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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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이 선전 포고도 없이 최신 소련제 탱크를 앞세워 38선을 넘어 대한민국을 기습 남침함으로 시작된 전쟁을 보통 '한국전쟁'으로 통칭하고 있습니다. 이 전쟁을 '한국전쟁'이라고 명명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전쟁의 명칭은 앞에 붙는 수식어에 따라 성격이 규정됩니다. 예컨대 일본이 임진년(1592)에 조선을 일방적으로 침략함으로써 시작된 전쟁을 임진왜란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이를 '일본과의 7년 전쟁'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놀랍게도 대한민국 학자 중에도 있습니다. (지금도 인터넷 검색창에 '일본과의 7년 전쟁'을 검색하면 바로 확인이 가능합니다.) 전쟁에 있어서는 침략자(가해자), 피해자가 분명히 있습니다. '임진왜란'이라고 하면 일본이 가해자가 됩니다. 그런데 '일본과의 7년 전쟁'이라고 하게 되면 가해자(침략자)와 피해자가 따로 없게 됩니다. '한국전쟁(Korean War)'이라고 하게 되면 그냥 한국에서 일어난 전쟁일 뿐이고 가해자와 피해자가 보이지 않습니다. 전쟁 앞의 수식어가, 예컨대 발칸전쟁, 태평양전쟁 등과 같이 장소를 의미한다고 해도 '한국전쟁'이라는 표현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받을 수 있습니다. 장소적 개념이라면 차라리 '한반도전쟁(War in Korea)'이라고 해야지 자칫하다가는 한국이 일으킨 전쟁이라고 오해될 소지까지 있다며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더 나아가 예컨대 아시아의 난, 이괄의 난과 같이 반란을 일으킨 자의 이름을 붙여 '○○○의 난'으로 명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현행 중·고등학교 역사 교과서에는 6·25전쟁으로 기술되고 있습니다. 6월 25일에 시작된 전쟁이라는 의미로써 역시 전쟁의 가해자(침략자)와 피해자가 나타나있지 않은 중립적인(?) 명칭으로 되어 있습니다. 몇 년 전 북한이 핵 실험을 계속하자 유엔에서 대북 제재 결의안이 채택된 적이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북한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제2의 북조선 전쟁'을 각오하라는 논평을 발표하였습니다. 북한도 6·25사변을 '북조선 전쟁'이라고 통칭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내용을 우리 언론에서 인용 보도하면서 제2의 '북조선 전쟁'을 제2의 '한국전쟁'으로 바꾸어 전하였습니다. '한국전쟁'이라는 표현이 마치 표준말로 굳어진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변호사협회에서 발행한 달력에도 6·25한국전쟁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최근 몇 달 전 군 부대 방문을 하여 부대 소개를 받는 중에도 '한국 전쟁'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이제는 군에서도 그 명칭을 공식화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변'이란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선전포고도 없이 이루어지는 무력 침략'입니다. '동란'의 사전적 의미는 '폭동, 반란, 전쟁 따위가 일어나 사회가 질서를 잃고 소란해 지는 일'입니다. 대통령령인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 따르면 매년 6월 25일은 '6·25사변일'로 되어 있습니다.


6·25사변은 침략자인 북한 등의 공산주의 측 입장에서 보면 한반도 전역의 공산화라는 전쟁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였기에 실패한 전쟁으로 평가받아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에서는 6·25사변을 ‘이긴 전쟁’으로 평가하면서 휴전 협정이 체결된 7월 27일을 북한의 명절 중 하나인 전승기념일로 지정하여 매년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 등의 대대적인 경축 행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6·25사변을 흔히 '비긴 전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전쟁 전에는 38선으로 분단되었으나 전쟁 후에는 비슷한 휴전선으로 분단되었고 남북의 피해도 비슷하다고 보기에 그런 평가를 하는 듯합니다. 그러나 6·25사변은 대한민국의 입장에서 보면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켰고 많은 인명 피해가 있었지만 적어도 침략자 측의 피해에 비해서는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기에 ‘비긴 전쟁’이 아니라 ‘이긴 전쟁’으로 볼 수 있습니다. 6·25사변에서 대한민국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냈기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통한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있게 되었음을 되새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내외뉴스통신/내외경제TV 상임고문 임정혁

- 현, 법무법인 산우 대표 변호사
- 법무연수원장

- 대검찰청 차장검사, 공안부장

- 서울고등검찰청 고등검사장, 형사부장

- 중앙고, 서울대 법대 졸업,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연수

- 제26회 사법시험(연수원 16기)합격, 제28회 행정고시 합격

- 황조․홍조․근정훈장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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