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임정혁의 수요편지㊺] 팁(Tip)많이 주기를 즐겨하는 사람들이 생각해 봐야 할 것들
[에세이/임정혁의 수요편지㊺] 팁(Tip)많이 주기를 즐겨하는 사람들이 생각해 봐야 할 것들
  • 편집국
  • 승인 2017.07.1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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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이나 호텔, 여행지, 골프장 등에 가면 유난히 많은 팁을 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음식 값에 이미 봉사료가 포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문받는 종업원에게 추가로 주거나 심지어는 남의 사무실 비서실에도 금전을 놓고 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많은 팁 주기를 즐겨하는 사람들의 또 하나의 특징은 많은 팁을 준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널리 알린다는 점입니다. 최근 지인들과 여행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일행 중 한 분이 팁 많이 주는 것을 즐겨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분은 보통 사람들이 주는 액수의 5배 내지 10배를 더 줍니다. 그것도 식당에 가면 음식이 나오기도 전에, 골프장에 가면 운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팁부터 먼저 줍니다. 그리고 식사 내내, 운동 중에도 계속 팁 많이 준 것을 자랑삼아 이야기 하곤 합니다. 사실 보통 사람들은 금액이 정해져 있지 않은 팁 액수에 대해 갈등을 하게 됩니다. 외국 여행을 하다보면 답답한 부분 중의 하나가 ‘팁’문화입니다. 너무 적게 주면 짜다고 욕먹지 않을까. 너무 많이 주면 바가지 쓰는 바보가 되지는 않을까 또는 종업원 버르장머리를 나쁘게 길들이는 것은 아닌가 등등을 갈등하게 됩니다. 그래서 식당의 영수증 전표에 팁 액수가 명시되어 합산되어 있으면 반가운 생각까지 듭니다.

▲손님들이 주는 봉사료

과도한 팁을 남발하는 사람들이 생각해 봤으면 하는 것들을 몇가지 정리하여 보았습니다. 첫째는 팁을 받는 사람 입장입니다. 처음에는 획기적으로 많이 주는 것을 고마워하겠지만 그것이 빈번하게 되면 많은 팁이 기준이 되어 그 뒷사람들에게는 더 많이 요구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종종 외국에서 한국 사람들의 과도한 팁이 봉사원의 버릇을 잘못 키웠다, 속칭 물을 흐렸다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둘째는 봉사원을 고용하는 주인 입장입니다. 주인은 손님으로부터 주인에게 정상적으로 지불된 요금에서 비용 등을 지출하게 되는데 봉사원에게 급료로 지불되는 돈도 비용에 포함됩니다. 봉사원이 주인으로부터 급료를 받을 때는 주인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되지만 급료 대비 팁이 커질수록 주인에 대한 고마움이나 충성도는 상대적으로 적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셋째는 다른 고객 입장입니다. 보통이나 보통보다 적게 팁을 주는 고객들은 고액의 팁 주는 사람들 때문에 봉사원으로부터 상대적으로 무시당하거나 서비스가 소홀해 질 피해를 입게 되는 우려입니다. 넷째는 이를 지켜보는 제3자입니다. 거들먹거리며 지갑에서 돈을 꺼내는 모습을 보는 제3자가 느낄지도 모를 불쾌감이나 창피함입니다. 마지막으로 팁 주는 당사자 본인입니다. 많은 팁을 주는 사람들에게 받는 사람들이 과연 그만큼 더 고마워할까 하는 점입니다. 많은 팁을 주는 사람들을 고마워하기보다는 ‘그래 당신은 능력과 여유가 있으니까 더 주는 거겠지 뭐’라며 덤덤하고 당연하게 생각하거나 또는 ‘돈 많다고 자랑하는 구나, 당신같이 허세를 부리는 사람들한테는 당연히 받아도 돼’라며 주는 사람이 받는 사람으로부터 오히려 졸부근성이라 비웃고 경멸당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남발하는 팁 문화

팁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시중을 드는 사람에게 위로와 고마움의 뜻으로 일정한 대금 이외에 더 주는 돈’입니다. 영어가 아닌 우리말로 하면 봉사료가 될 것인데 봉사료의 사전적 정의는 ‘시중을 들어주는 사람에게 고마움의 뜻으로 지불하는 돈’으로 되어 있습니다.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사전적 정의만을 보아도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팁은 “···더 주는 돈”이지만 봉사료는 그냥 “···지불하는 돈”입니다. 팁이라 하면 얹어주는 돈 이지만 봉사료(料)는 서비스에 대응하는 합당한 요금(料金, charge, fare, fee)일 뿐입니다. 팁이란 단어에는 우월적 지위에서 베푼다는 오만함, 더 비약하면 또 하나의 갑(甲)질의 느낌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굽실거리며 받는 모습을 통해 잠깐의 우월감을 느끼려 한다면 이는 거칠게 말해서 팁이라는 이름의 돈으로 다른 곳에서는 쉽게 누릴 수 없는 ‘갑질’의 쾌감을 만끽하려는 것은 아닌가 보여집니다. 팁의 남발을 자제하기 위해서라도 차라리 팁이란 용어대신 봉사료, 요금(charge) 또는 서비스 피(Service fee)라는 용어를 사용했으면 합니다. (실제로 골프장에서는 종전에 캐디 팁이란 용어를 자주 썼지만 최근에는 캐디 피라는 용어를 더 많이 쓰고 있습니다.) 팁을 남발하는 사례들을 보면서 팁 문화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내외뉴스통신/내외경제TV 상임고문 임정혁

- 현, 법무법인 산우 대표 변호사
- 법무연수원장

- 대검찰청 차장검사, 공안부장

- 서울고등검찰청 고등검사장, 형사부장

- 중앙고, 서울대 법대 졸업,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연수

- 제26회 사법시험(연수원 16기)합격, 제28회 행정고시 합격

- 황조․홍조․근정훈장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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