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임정혁의 수요편지 ㊽]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생각해 봐야 할 것들
[에세이/임정혁의 수요편지 ㊽]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생각해 봐야 할 것들
  • 편집국
  • 승인 2017.08.06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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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입니다. 휴가철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이야기 중의 하나가 반려동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최근 모 TV프로그램에 휴가철 반려동물을 함부로 버리는 세태를 중심으로 반려동물에 관한 기획 기사가 나왔습니다. '돌아온 유기견의 계절', '반려동물 잔혹사', '휴가철 급증하는 유기견'등의 제목이었습니다. 연간 유기되는 반려동물이 8만 마리 정도이며 휴가철에 그 비율이 가장 높다는 등의 이야기였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었다고 합니다. 대한민국 인구 4인 중 1명이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합니다. 반려동물 관련 산업도 대호황입니다. 예전에는 복날이 되면 사람들이 더위를 극복하기 위해 보양식을 먹었는데 최근에는 복날에 반려동물을 위한 보양식 먹이기까지 유행이라고 합니다.

반려동물 '키우기'라는 용어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키우기'라는 용어는 반려동물을 하대하는 말이라는 것입니다. 반려동물도 가족인데 어떻게 '키운다'는 비하적인 표현을 하느냐고 반문합니다. 반려동물은 '가족'으로서 '함께 사는 것'이라고 합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든, 함께 살든 한 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것들을 몇 가지 정리하여 보았습니다.

첫째는 탄생의 비밀입니다. 그림같이 예쁜 반려동물들이 주인 손 안에 안기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얼마 전 TV로 방영된 ‘강아지 공장’이란 프로그램에 잘 나와 있습니다. 종자가 좋은, 속칭 씨가 좋은 종자를 가진 암컷은 밥 먹고 새끼를 낳는 일만을 반복하다 죽습니다.

예쁜 새끼들은 경매시장에 나와 팔려 주인을 찾으면 다행이지만 주인을 찾지 못한 어린 새끼들은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가차 없이 폐기(도살)됩니다. 인기가 없는 어린 새 생명은 소위 제 명대로 살지 못하고 요절당하는 셈입니다.

둘째는 주인과 함께 생활하는 과정입니다. 주인이 직장생활 등으로 바쁜 경우 반려동물은 혼자 남아서 빈 집을 지킬 수밖에 없습니다. 혼자 있는 그 긴 시간동안 반려동물이 겪게 될 고통의 과정도 TV에서 방영된 적이 있습니다.

평소에는 얌전하던 반려견들이 주인이 집을 비우고 혼자 남겨지게 되면 불안감을 느끼게 되고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주인의 냄새가 나는 물건을 찾아다니거나 비정상적으로 오랫동안 배변행위를 하거나 늑대처럼 울부짖기도 하고 문 앞에서 하염없이 웅크리고 앉아 주인을 기다리는 등 심한 분리 불안 증세를 보입니다. 이런 극단적인 불안증세 까지는 안가더라도 혼자 남겨졌을 때의 스트레스는 매우 심각하리라 생각됩니다.

셋째는 위생입니다. 개와 고양이를 키우는 집을 방문하게 되면 털이 날리거나 특유의 냄새가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인이 부지런한 경우는 덜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가족의 건강이 걱정될 정도입니다. 정기적으로 광견병 예방주사를 놓는다지만 필자가 수사 중 겪었던 일화를 생각하면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 건강에 얼마나 위험한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사건관계인 한 분은 아들인 초등학생이 시름시름 아파서 치료를 위해 여러 병원과 약을 찾았고, 심지어 무당을 통하여 굿까지 해보았지만 효험이 없었습니다. 급기야 미국에까지 가서 진단한 결과 원인을 찾았는데 그것은 바로 함께 생활하던 개였습니다. 개털에 살던 미세한 기생충이 아이의 몸 속으로 들어가 척수에 기생하였다고 합니다.

그 진단과 치료과정에서 모든 재산을 다 날리고 그동안 겪었던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보상 받겠다며 민·형사 고소를 계속하면서 호소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법원과 검찰청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소위 악성 상습 민원인이 되었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광견병 등 예방주사만으로 반려동물의 질병을 막을 수만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지금은 알지 못하고 나타나지 않는 질병이 혹시라도 숨어 있지는 않을까 염려됩니다.


넷째는 반려동물은 행복추구권(?)을 얼마나 보장받고 있는가 입니다. 사람은 사람답게, 개는 개답게 살아가는 것이 그 존재 자체의 행복을 최대한 보장받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동물이 내는 소리가 싫거나 이웃에게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성대제거수술을 하고 암컷과 수컷은 각각 성적인 특성이 있었지만 인간이 그 특성을 귀찮아하면서 중성화 수술을 시키기도 합니다. 털을 관리하고 옷을 입히고, 안경까지 씌우며 예쁜 모습을 감상하면서 좋아합니다.

개 입장에서 과연 좋아할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이쯤 되면 반려동물이 아니라 주인의 기분을 만족시켜주는 애완동물일 뿐입니다.

다섯째는 질병과 고령화입니다. 인간 스스로도 나이가 들어 병이 들면 괴롭고 비용도 많이 소모되는 것처럼 반려동물도 나이가 들면 각종 병에 시달리고 주인은 이에 대한 뒤치다꺼리를 해야 합니다. 보살피는 과정에서 겪어야 할 고통과 비용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개의 수명은 15~20년 정도입니다.

개 키우는 재미에 빠져있는 분들께 여쭤봅니다. “몇 년을 키우셨습니까, 20년 이상 개 키우신 분들께 혹시 조언은 들어보셨는지요”

마지막으로 반려동물이 죽었을 때입니다. 인간끼리의 이별도 슬픈 일일지언데 가족같이 지내던 반려동물과의 이별까지 더 하는 것은 보통 고통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요즘 반려동물을 위한 장례식장, 납골묘도 유행입니다. 정상적으로 장례를 치르는 것은 문제가 없습니다만 그렇지 않고 몰래 땅에 묻거나 쓰레기 봉지 또는 음식물 쓰레기에 버리는 경우입니다.

서울 근교 야산에 죽은 반려동물을 몰래 묻었다는 이야기는 주위에서 심심치 않게 듣습니다. 어떤 이들은 서울 근교의 야산들은 ‘개밭’이라며 서울근교 산 어디든 파기만 하면 개 사체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 불법성이나 비위생성은 심각합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이 정서적으로 매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늙거나 병들거나 외로운 사람들은 개를 키우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필자도 훗날 언젠가는 늙거나 병들거나 외로운 시절이 올 것입니다. 그때가 되면 저도 위 사항들을 유념하면서 개(반려동물)를 키우게 될 것입니다. 필자는 아직 늙거나 병들거나 외롭지 않습니다. 아직까지는 개를 키우지 않는 이유입니다.


내외뉴스통신/내외경제TV 상임고문 임정혁

- 현, 법무법인 산우 대표 변호사
- 법무연수원장

- 대검찰청 차장검사, 공안부장

- 서울고등검찰청 고등검사장, 형사부장

- 중앙고, 서울대 법대 졸업,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연수

- 제26회 사법시험(연수원 16기)합격, 제28회 행정고시 합격

- 황조․홍조․근정훈장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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