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내외뉴스통신] 박수진 기사 = 미국의 대표적인 쇼핑시즌으로 ‘블랙 프라이데이’가 있다면, 중국에는 ‘광군제’가 있다. 이는 11월 11일이 ‘1’자가 외롭게 서있는 사람 모습과 비슷하여 솔로를 챙겨주는 문화가 시작되다가, 2009년 중국의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이 자회사인 타오바오몰을 통해 독신자를 위한 할인 행사를 시작한 것이 효시가 되었다. 올해 광군절은 알리바바 산하 쇼핑몰에서만 하루 매출 1682억 위안, 한화로 28조원을 돌파하며 지난 해 1207억 위안(약 20조 원)의 신기록을 다시 한번 갈아치웠다. 특히 이번 광군제는 알리바바의 모바일 페이 시스템인 ‘알리페이’를 이용한 결제가 총거래의 90%를 차지했을 만큼, 모바일 페이 시장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모바일로 쇼핑을 하거나 애플리케이션 스토어를 통해 각종 컨텐츠를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이제 모바일 페이는 금융회사는 물론 IT회사들도 탐내는 차세대 먹거리 중 하나다. 애플 또한 예외가 아니라, 이미 2014년 아이폰6 이상의 기기와 애플워치 호환 기기, 아이패드 에어2와 아이패드 프로, 아이패드 미니3 이상의 기기에서 지원 가능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애플 페이’를 런칭한 바 있다.


애플 페이는 NFC 기반 근거리 무선통신을 이용하여, 애플의 지문인식 기술인 ‘터치 ID’를 통해 본인 인증을 하고 결제를 진행한다. 결제 시에는 NFC 단말에 카드 정보가 아닌 일회성 사용 코드를 송출하며, 관련 정보는 터치 ID와 마찬가지로 기기의 AP 내부에 있는 보안 매체에 암호화되어 저장된다. 일반적인 저장공간과는 독립된 공간에 저장되며 아이클라우드로 백업되지 않기 때문에, 결제정보 보안에도 용이하다는 특징이 있다.


2017년 현재 애플 페이는 세계 20개국에서 약 4000개의 금융 기관이 발행하는 카드에 대응하고 있으며, 미국 내에서는 전체 소매점의 50% 이상, 매출 상위 100대 기업 중 67개사가 애플페이에 대응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국내에서도 애플 페이를 언제쯤 사용할 수 있을지 궁금해 하는 아이폰 사용자들이 많다.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 루머는 지난 해부터 꾸준하게 돌고 있다. 모 카드사가 애플페이 도입을 추진한다는 소문도 있었고, 전국 호환 교통카드 애플리케이션이 애플페이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진이 올라와 아이폰 이용자들을 기대하게 했던 적도 있다.


하지만 아이폰8과 아이폰8 플러스가 모두 출시된 현재까지도 애플페이 지원에 대한 소식은 없다. NFC 전용 단말기가 없으면 결제가 불가능한 애플페이의 구조적 한계가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애플페이의 보급을 위해서는 NFC 결제 단말기를 각 가맹점에 설치해야 하는데, 이에 발생하는 비용을 누가 감당해야 할지도 책임 소재가 불명확하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애플페이가 카드회사에게 요구하는 수수료가 협력업체 입장에서는 메리트가 떨어지며, 이미 다양한 종류의 모바일 페이 서비스가 횡행하고 있는 국내 모바일 시장에서 애플페이가 굳이 NFC 인프라 구축비용까지 감내하면서까지 들어올 가능성에 대해 회의를 내비치고 있다. 다만, 과거 애플 앱스토어가 사전심의를 이유로 한국 앱스토어에 ‘게임’ 카테고리를 막아놨다가 어느 날 전격 개방했던 사례나, 최근 아이폰X의 기습적인 국내출시일자 발표 등 돌발적인 행보로 이용자들을 놀라게 했던 애플인 만큼, 애플페이의 국내 서비스 가능성에도 아직 일말의 가능성은 남아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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