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다가왔지만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부모님들의 마음은 여전히 춥기만 하다. 다른 아이들에게 성적이 뒤처지진 않을까 노심초사해야 하며, 연일 학교폭력의 현실에 대한 뉴스가 학부모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학교폭력의 문제는 비단 오늘날만의 문제는 아니다. 과거에도 학교폭력문제가 이슈화되면 일단 급한 불을 끄기에 급급했고 본질적인 대책부터 접근하여 문제점을 해결 및 치유하기 보다는 용두사비로 끝나는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학교폭력은 더 이상 학교라는 울타리 안의 문제가 아니다. 그 수위와 강도는 조직폭력배들을 방불케 할 정도로 조직적이고 상습적이며, 어린 학생들의 머리에서 나왔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지능적이며 흉포화 되어가고 있다.
몇 일전 학교폭력신고를 받고 출동하여 가해자들을 지구대로 데리고 왔는데 가해자들의 부모들은 “어린아이들끼리 싸울 수도 있지, 뭐 이런 일로 경찰에 까지 신고하냐”“저 놈이 오죽 못났으면 맞고 다니겠냐”며 오히려 피해자를 이상한 학생으로 치부하는 모습을 목격하였다. 이런 단적인 예만 보아도 현재 어른들이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해 모른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도 어릴 때는 싸우면서 컸다”라는 식으로 제 자식만 감싸기에는 현재의 학교폭력은 너무나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지금의 학교폭력은 일회성의 단순한 폭력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집단적으로 일어나고 있음을 학교가 아닌 이 사회가 직시해야 한다.
현재 우리 경찰도 4대악 척결에 앞장서며 특히 학교 폭력을 예방하고자 다방면으로 적극적인 노력을 다하고 있으나, 학교폭력 예방은 경찰의 힘만 으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부모님들은 성적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억지로라도 시간을 내어 자녀와 대화를 시도해야 하고, 학교 담임선생님 또한 수박 겉핥기식 상담이 아닌 학생들의 말 못하는 고민들을 경청해주고 눈을 맞추고 미소라도 주고받을 수 있는 시간을 늘려 가야한다.
학교폭력이 학교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총체적인 위기임을 인식하고 적극적이면서도 구체적으로 문제의식을 공유해 나간다면 학교폭력은 지금보다 현저히 감소 될 수 있다. 학교폭력 근절의 근본적인 해결방법은 학생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뿐이다.

지금도 어디선가 학교폭력으로 인해 몸과 마음이 고통 받는 학생이 있을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미어진다.

박귀현

삼산경찰서 갈산지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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