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속도 제한 시기

[내외뉴스통신] 요즘같이 급변하는 시기에 우리는 시간에 쫓기어 빨리빨리 또는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해치워야만 시간을 절약하고 알차게 사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얼마 전 나는 애들 간식거리로 포장된 우동과 음료 과자 등을 사야했다. 길가에 자동차 시동을 켜둔 채 먼저 분식집에서 우동을 포장주문하고 그걸 요리하는 3~4분 짧은 시간에 옆에 있는 마트에 들러 물건을 급하게 구입한 후 다시 분식집에 들러 포장된 우동을 받아서 재빨리 차에 탔다. 총 소요된 시간은 5분. 이렇게 해야만 분식집에서 기다리는 지루함을 덜 수 있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집에 돌아와서 확인해보니 마트에서 사야할 음료 하나를 빠뜨리고 말았고 15분 걸려 다시 마트에 사러 가야했다. 결국은 3-4분을 아끼려고 분식집과 마트를 오가며 허둥대다가 마트를 두 번가야하는 번거로움과 시간만 더 소요된 셈이다.

이처럼 우리는 하루에 한정된 24시간을 쪼개어 열심히 뛰어 다녀야만 효율적이며 알차고 뿌듯하게 산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저렇게 시간에 쫓기어 허둥대다 보면 중요한 것을 빠뜨리거나 실수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최근 제천, 밀양 화재 화재참사 등 각종 재해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효율성과 수익성만 따져 비상구 확보나 안전시설 등은 뒤로 하고 건물의 불법 증축이나 구조물 설치 등에만 열을 올리다 보니 이런 대형참사가 벌어진 것이 아닌가.


이제까지의 우리나라 경제성장이 몸집 키우기나 초고속 성장만을 추구하다 보니 정작 가장 중요한 인간성, 생명, 안전에 대한 인식이 결핍되지 않았나 생각 든다.

이제는 속도 제한 시기이다.


무조건 ‘빨리’와 효율성만을 외칠 것이 아니라 얼마나 안전한지, 우리 인간의 생명과 존엄성을 얼마나 지키고 있는지 따져봐야 할 시기이다.


초등학교 주변에는 어린이보호구역이라고 하여 속도제한구간이 있다. 운전자들은 이 구간에서 만큼은 어린이가 어디서 어떻게 도로로 뛰어들지 모르니까 항상 주위를 살피고 속력을 낮춰 천천히 운행해야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앞으로 우리에게 얼마나 더 큰 재난·재해가 언제 어떻게 닥쳐올지 모른다. 그에 대비해 이제는 속도를 줄이고 항상 주위를 살피고 기본부터 착실하게 다져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건물 건축 단계부터 건물 구조나 건축자재가 안전한지, 완공 후에는 실질적인 소방안전점검으로 불안한 곳은 없는지, 보수해야 할 곳은 없는지를 수시로 살펴보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당장 우리는 문어발식 콘센트를 제거하고, 가스렌지의 가스 누출이 없는지 점검해 보는 등 생활 속 작은 실천부터 동참해야 할 것이다.

janghh6204@nb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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