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부평경찰서] 올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던 탓에 3월이 왔음에도 좀처럼 봄날의 기운을 느끼기 어렵다. 3월이면 학생들은 새로운 학기를 맞아 새로운 친구와 선생님을 만나게 되는 시기로 낯설고 설레 일 것이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자녀가 학교생활을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문제가 생기진 않을지 걱정이 앞설 것이다.

신학기에는 학생들 간에 서열을 형성하는 시기로 학교폭력 신고와 상담이 큰 폭으로 증가한다. 학생들은 어울릴 친구를 만드는 과정에서 누군가는 놀림과 따돌림의 대상으로 만들기도 하고, 위력을 과시해 세력을 형성하기도 한다. 경찰에서는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학교를 방문해 범죄예방교실과 다양한 홍보에 온 힘을 쏟는다.

그라나 학교폭력은 사회적, 제도적, 법적인 결과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해결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필자는 2017년 기고를 통하여 방관자들의 책임, 관대한 법적인 처벌, 정신적 폭력의 증가 등을 문제로 제기하여 왔었음에도 우리 사회는 바라는 만큼 변화되지 못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학생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어 물었다. “학교폭력의 진짜 문제가 뭐냐”고 말이다. 그들은 같은 말들을 했다. “아무리 익명성을 보장해도 이미 누군지 알게 되어 있다.”, “처벌 받으면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보는 것 자체가 문제다”라고 말하였다.

결국 교실이라는 작은 사회적 틀 속에서 비밀이라는 것은 없고, 학교폭력 가해자가 처벌을 받아도 가해자의 친구 또는 선배들로부터 물리적, 정신적 폭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들을 알면서도 묵인하는 방관자들은 정의감에 괜히 나섰다가 타깃이 될까 두려워 신고하지 못하는 이른바 제노비스 신드롬이 자연스러운 것임에도 불구하고 교사와 경찰관들이 신고만 강요한다는 것이다.


결국 교실이라는 사회에서 스스로를 다치지 않기 위해 보호하고 있던 것이다. 어른들이 살고 있는 세상에서 범죄를 목격한 사람에게 “왜 신고를 하지 않느냐, 당신이 문제다”라고 할 수 없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교실은 어른들이 살고 있는 세상의 축소판이다. 근본적인 해결이 어려다면 방법은 하나뿐이다. 피해를 입는 매순간 도움을 요청하고 적극적으로 부딪혀야 한다. 범죄피해를 당했는데 사회적 제도가 문제라며 떠들 수만은 없다. 최대한 제도를 이용하고 교사·경찰·부모를 최대한 활용해서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 보복이 두려워 이를 지나친다면 결국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피해자를 괴롭힐 것이다. 사회적 관심도 중요하지만 피해자들의 적극적인 용기만이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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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부평경찰서 백운파출소 경사 김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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