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내외뉴스통신] 김윤희 기자 = 경기 하남시에서 개인병원을 운영중인 송태호 원장은 한 일간지에 1년 10개월 간 격주로 의학 에세이를 쓰다 환자들이 곁에 두고 읽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받아 최근 '동네 의사 송태호의 진료일기'를 발간했다.

송 원장은 의사가 된 지 22년이 됐다.

그는 "의사는 병을 잘 모르겠으면 책을 보면 되니, 똑똑한 머리는 중요하지 않다"며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체력, 끈기, 환자를 가엾게 여기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대생 6년, 인턴 1년, 레지던트 4년을 거쳐야 전문의가 되고 늘 아픈 환자를 상대하기에 의사에게 체력과 정신력은 필수다.

또한, 병과 치료에 대한 끈기, 환자를 가여워하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송 원장은 "환자를 가엾게 여기는 마음이 없다면 의사가 되지 않는 편이 낫다"고 할 정도로 마음을 가장 중요시 여겼다.

환자를 가여워하는 마음을 그는 "손님이 짜다면 짜다"는 음식점의 말을 인용하며 "환자가 아프다면 아프다고 믿어주는 것"으로 설명했다.

송 원장은 "병가를 내려고 처방전을 필요로 하는 직장인, 학생 등 꾀병 환자도 병원에 많이 오지만 그들을 단순히 꾀병 환자 취급하면 안된다"고 주장한다.
최근 발간한 진료일기에서 송 원장은 환자의 상황을 고려해 두 가지 충고를 한다.

"주치의를 둬라", "연명 치료를 어디까지 할 지 결정하라"로, 이는 그가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로 꼽은 '더 이상 날 치료하지 마라'에 잘 나타나 있다.
'더 이상 날...'은 어느 날 할머니가 기침으로 송 원장을 찾았는데 청진 결과가 이상해 큰 병원으로 가라고 했더니 결국 기침의 원인이 암으로 밝혀지며 시작됐다.

할머니는 암이 치료가 가능하냐 아니냐가 아니라 '도대체 어디까지 치료할 것이냐'를 두고 고심했고 송 원장은 의사로서 병에 대한 설명과 어느 정도의 처치가 가능한지 환자의 상황에 맞게 설명해줬다.

가족들은 끝까지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할머니는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과도한 치료나 수술을 받지 않겠다고 마음을 굳혔다.

이 에피소드를 통해 송 원장은 환자의 상황을 고려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조언해 줄 수 있는 동네의사라는 주치의가 필요하다고 독자들에게 말하고 있다.

또한 "사람들이 언제 아프게 될지는 알 수 없다"며 "그런 순간이 왔을 때 고심하기 보다는 미리 생각해보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 원장이 치료 과정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진심'이다.

그는 "의사가 '이 사람한테 무슨 검사를 더 해서 돈을 좀 빼먹을까?', 환자가 '저 사람이 무슨 검사를 해서 또 내 돈을 빼갈까' 이런 생각들을 하면 치료가 이뤄질 수 없다"며 "환자 입장에서 '의사가 진심으로 나를 걱정하고 있구나'하는 감정이 통할 때 진정한 의사와 환자의 관계가 성립하고 최선의 방향으로 치료가 이어진다"고 전했다.

송 원장은 '환자의 권리'로 환자가 병세에 대해 의사에게 확실히 설명하고 설명 받을 것을 권유한다.

"환자는 검사를 받을 때 왜 하는지 설명받을 권리가 있으며 의사가 아무런 말이 없었으니 '정상이구나'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또한, "환자 스스로 '진료수첩' 등을 만들어 의사에게 보여주면 더 적절한 조치를 받을 수 있다"며 "의사도 바빠서 모든 걸 기억하지는 못하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 귀뜸했다.
의사와 환자의 관계에서 진심과 권리를 소중하게 여기는 송 원장이 의사로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환자들로부터 고맙다는 '촌지'를 받을 때라고 한다.

돈 봉투 따위가 아니라 치료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들을 때, 또 그들이 작은 마음의 표시로 삶은 고구마나 음료수 등의 '촌지'를 갖고 왔을 때 그는 행복하다고 전했다.

"환자가 심인성 질병이나 혹은 꾀병을 앓고 있어도 그 마음까지도 헤아리고 진심으로 다가가야 하는 게 의사다"라고 그는 말한다.

동네의사로서 남고 싶은 송 원장은 "글을 쓰고 강연도 다닐테지만 저는 본질적으로 동네의사이고 앞으로도 계속 동네 주민들의 1차적인 주치의로 남고 싶다"며 "일반인들도 동네에서 자신만의 주치의를 찾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울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의대를 나와 '동맥경화'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송태호 원장은 14년 전부터 경기 하남시 '송 내과의원'의 원장이며 현재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외래 교수를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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