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내외뉴스통신] 송현정 기자 = 본격적인 결혼 시즌이 다가오면서 웨딩촬영을 앞두고 쁘띠시술이나 피부관리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는 남성이 늘고 있다. 그동안 피부관리는 여성의 영역이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남성이 보톡스나 필러를 맞는 것은 매우 이상한 일로 여겨졌다. 거울을 보면서 아이크림을 바르거나, 마스크팩을 착용하다가 어른들에게 꾸지람을 듣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외모가 개인의 중요한 경쟁력으로 인식되면서 자기관리에 충실한 남자, 이른바 ‘그루밍족’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그루밍족(grooming)은 마부(groom)가 말을 빗질하고 목욕을 시켜주는 데서 유래한 신조어로 미용, 패션, 성형외과·피부과 시술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를 의미한다. 

이런 세태를 반영하듯 외모관리에 신경 쓴 남성은 평균 수입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영국 선데이타임즈를 통해 소개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잘생긴 남성은 평균 이하의 외모를 가진 남성보다 평균 수입이 22%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타고난 이목구비가 잘생겼다고 해서 상대방에게 호감을 주는 것은 아니다. 얼굴 자체는 평범하더라도 피부가 맑고 깨끗하거나, 전반적으로 주름이 없고 젊어보인다면 충분히 호감과 신뢰감을 줄 수 있다.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들의 관심이 높은 치료는 보톡스, 필러 같은 쁘띠성형이다. 쁘띠(petit)는 ‘약간’, ‘작은’이라는 의미의 프랑스어로 짧은 시간 안에 절개나 마취 없이 빠른 시술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해서 명명됐다.

여성은 자신에 맞는 다양한 부위에 시술받기를 원하는 반면 남성은 코와 턱 시술에 대한 수요가 높다. 낮은 코를 세우는 코필러, 지나치게 각진 턱을 갸름하게 하는 보톡스시술이 대표적인 예다. 이밖에 이마주름, 눈밑꺼짐, 팔자주름, 미간주름 등에 대한 문의도 증가하는 추세다. 임이석 임이석테마피부과 원장은 “남성은 갸름한 윤곽라인을 만드는 여성과 달리 직선미를 강조하고 샤프하면서 입체적인 얼굴형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보톡스는 소량의 보툴리눔 약물을 이마·미간·눈가·사각턱·종아리·승모근 등 근육에 주입, 신경물질의 분비를 억제하고 근육을 일시적으로 마비시켜 근육이 자연스럽게 퇴화하도록 유도한다. 최근엔 보톡스를 진피층에 주사하는 ‘보톡스 리프팅’도 인기다. 보톡스를 근육 부분에 주사하면 주름이 펴지는 데 그치지만 진피층에 주사하면 콜라겐 형성이 촉진되면서 얼굴을 작고 탱탱하게 만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나이가 들어 깊어진 주름엔 보톡스보다 필러가 더 적합하다. 나이가 들면 콜라겐 양이 줄어들고 피부가 얇아지면서 안면 볼륨감이 사라진다. 필러는 주름지거나 꺼진 얼굴 부위에 히알루론산, 칼슘, 콜라겐 등 인체 성분과 유사한 물질을 주입해 볼륨을 키우는 주사시술이다. 보톡스가 근육을 이완시켜 주름을 펴준다면, 필러는 팔자주름이나 이마주름 등 깊게 패인 골을 메워준다. 시술 후 효과가 바로 나타나고, 절개로 인한 흉터가 남지 않으며, 회복기간도 빠르다. 

하지만 시술 건수가 늘어나는 만큼 부작용 위험도 높다. 효과를 빨리 보고싶다는 생각에 약물을 과도하게 주입하거나, 무리한 시술을 받을 경우 역효과를 볼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보톡스와 필러시술 관련 피해 상담 건수는 1200여건, 연평균 415건에 달했다. 

보톡스는 근육을 마비시키는 원리인 만큼 욕심을 부려 과도한 양을 주입하거나, 엉뚱한 곳에 주사를 놓으면 다른 근육까지 마비돼 안면마비나 발음장애가 생길 수 있다. 미간이나 턱 등에 잘못 맞으면 눈꼬리가 치켜 올라가는 ‘사무라이 눈썹’이 되거나 표정이 사라지는 부작용이 동반된다.  

또 혈관이나 신경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안면에 필러주사를 잘못 맞으면 염증이나 부종이 발생하고, 심하면 필러 물질이 혈관에 들어가 혈액공급을 방해해 피부가 괴사될 수 있다. 드문 확률로 코에 주입한 필러가 안구동맥을 막아 실명한 사례도 보고된다. 임이석 원장은 “보톡스나 필러 같은 쁘띠성형은 한 번에 큰 효과를 보려고 너무 많은 양의 주사를 맞거나 약물을 넣으면 부작용에 노출될 수 있다”며 “시술로 콤플렉스를 개선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즉흥적으로 시술을 결정하거나, 저렴한 가격에 혹해 비전문의에게 시술받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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