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삼산경찰서 갈산지구대 경위 권지오

[인천삼산경찰서] 학교폭력은 가해자 혹은 피해자의 개인적인 특성, 가정, 학교, 사회 등 복합적인 환경적 요소에 의해 발생하게 된다.

학교폭력은 전 세계 모든 국가가 겪고 있는 문제로 이에 대한 많은 연구가 있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뚜렷하게 메커니즘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최근 교육부의 '2017년 2차 전국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발표에 의하면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학생은 조사대상 360만 명 가운데 0.8%(2만 8천 명)로 20016년 같은 기간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언어폭력(35.6%), 집단 따돌림(16.4%),스토킹(11.1%), 신체폭행(11.0) 순으로 언어폭력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과거에는 신체폭력이 일반적이었는데, 최근에는 언어폭력이나 사이버폭력 등 폭력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범위가 확대되어 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조사 내용 중 주목할 점은 피해자가 학교폭력을 신고하지 않는 이유로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더 괴롭힘을 당할까봐”라는것이다.

이는 학생들 스스로 학교폭력을 방치하고 있고, 보복을 두려워하는 것인데,이에 대해 학생들만 탓할 일은 아니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학교폭력을 방치함으로 인한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시스템이 있음을 인지시키지 않은 것이다.

학교폭력을 근절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개인적 특성과 주변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학생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학생,학교, 지역사회, 언론매체 등을 포괄하는 예방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경찰에서는 청소년들이 건강하고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학교전담경찰관을 지정하여 청소년들의 선도·보호활동을 하고 있는데, 학교 예방에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소년범과 위기청소년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선도 프로그램인「사랑의 교실」등은 이들이 일반 학생들과 융화되어 학교생활에 적응하도록 돕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활동은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하고, 경찰과 학교간의 유기적인 협업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에서는 인성교육을 강화하고, 학생들이 어울려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활동들을 늘려나가야 한다. 학교 내 폭력 취약지역 정비를 위해 셉테드(CPTED) 지원을 확대하고, 고화소 CCTV 설치로 안전한 학교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또한 가정해체 등으로 돌봄이 필요한 위기학생을 위한 가정형 위(wee) 추가 설치 등이 이뤄져야 하고, 자유로운 신고환경이 갖춰져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정에서 부모의 올바른 언어습관이다. 언어습관을 익히는 가장 큰 배움터는 가정이기 때문이다. 부모의 바르지 못한 언어 사용은 고스란히 자녀들에게 학습되고 언어폭력으로 나타난다. 또한 내 아이도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부모의 인식변화가 절실히 요구된다.

학교폭력에 대한 접근은 이론과 지식보다는 가해학생들에 대한 관심이 우선되어야 한다. 사회의 지나친 관심으로 처벌을 강화하게 되면 폭력이 더욱 음성화될 뿐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가해학생들이 학교 밖으로 나가 돌아오지 않는 요인이 될 우려가 있다.

학교폭력 없는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피해학생을 철저히 보호하되,사안에 따라 가해학생을 안아주는 배려도 중요함을 잊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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