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부평경찰서 역전지구대 경위 정의광

[내외뉴스통신] 최근 가정폭력과 관련하여 황당한 신고출동 사례를 들은 적이 있다.

가정폭력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하니 평소 가정폭력을 일삼은 남편은 이미 집 밖으로 나간 상태였고 부인은 혼자 오토바이 안전모를 쓰고 거실에 앉아 있었다.

출동한 경찰관이 이유를 묻자 남편이 술 마시고 집에만 들어오면 자신을 때리기 때문에 집 안에서 항상 오토바이 안전모를 쓰고 있다며 심지어 잠을 잘 때도 오토바이 안전모를 쓰고 잔다는 답변을 했다.

출동한 경찰관이 아주머니를 안심시키며 안전모를 벗을 것을 권유했지만 끝까지 벗지 않았다는 황당하면서도 가슴 아픈 사연을 들었다.

가정폭력 피해자는 반복되는 배우자의 폭력으로 인한 두려움과 좌절감으로 자존감이 극도로 낮아져 배우자의 폭력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시도 자체를 포기하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점점 더 가정폭력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112 신고 등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특히 부모의 가정폭력을 목격한 자녀들은 엄청난 정신적 충격을 받게 되어 이러한 트라우마로 인해 장래에 또 다른 가정폭력의 가해자 또는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정폭력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할 문제이다.

경찰은 가정폭력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가정폭력 신고 즉시 현장에 긴급 출동해 폭력행위의 제지, 피해자와 가해자의 분리, 피해자의 보호시설·치료시설 인도 등 응급조치를 하며 필요시 퇴거 등 격리, 주거·직장 등에서 100m이내 접근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등 긴급임시조치를 하여 신속하게 가정폭력피해자를 보호하고 있다.

또한 가정폭력 피해자를 위해 피해자 임시숙소 제도, 의료비 지원제도, 피해자 심리치료 및 법률상담 제도 등을 마련하여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모든 절차는 전적으로 가정폭력 피해자의 의사에 따라 진행된다.

지구대 첫 실습을 나가게 되었을 때 경찰제복을 입고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을 순찰해보고 싶은 마음에 연고지로 신청을 해서 근무를 나갔다. 평화로운 주택가로만 생각했던 우리 동네에서 수많은 가정폭력신고가 있었고 이를 현장에서 목격하면서 가정폭력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게 됐다.

가정의 달 5월, 여러분의 동네, 여러분의 이웃은 평안하십니까? 여러분의 관심과 112신고가 가정폭력피해자의 안전모가 되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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