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내외뉴스통신] 김세영 기자 =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는 22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과 전망을 현재 수준(AA-, 안정적)으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Fitch는 "대외건전성ㆍ거시경제 성과 등 긍정적 요인과 지정학적 위험, 고령화ㆍ低생산성 등 도전요인을 균형있게 고려한 결과"라고 밝혔다.

Fitch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유지 결정의 이유로 아래와 같이 제시했다.

남북·북미 정상회담 등으로 긴장은 완화되었으나, 지정학적 위험이 국가신용 등급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북한의 비핵화 선언은 군사적 대립 위험을 추가적으로 낮추는 출발점이 될 수 있으며, 지난 수십 년간 반복된 긴장의 고조·완화 패턴을 극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합의 이행에 장기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고, 깨지기 쉬우며,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 이해관계로 복잡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또한 단기간 내 통일 가능성은 높지 않으나,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재정 상태(balance sheet)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17년 하반기부터 2018년 초까지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한국경제는 견조한 성장세를 달성했다. 이러한 성장 모멘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성장률은 2018년 2.8%, 2019년 2.7%로 다소 둔화될 전망이다. 정부의 고용 창출ㆍ소득주도 성장 정책이 내수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나 수출 둔화, 유가상승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예상되며, 미국과 중국의 통상갈등 또한 성장 전망의 하방 위험요인이다.

물가상승률은 2018년, 2019년 각각 1.6%, 1.9%로 한국은행의 목표치(2%)를 하회할 전망이다. 연 25bp 수준의 점진적 통화긴축이 예상되나 미국의 금리인상,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등에 따른 자본유출 확대시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존재한다. 한국은행은 가계부채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가계부채 규모가 크고 증가 속도가 빠르나, 최근 증가 속도가 둔화됐다. 가계부채는 가계소비를 위축시키고 충격에 대한 취약성을 높일 수 있으나 상대적으로 높은 가계자산은 금융안정성과 경제에 대한 위험을 저하시킬 수 있다.

한국이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에도 높은 회복 탄력성(resilience)을 시현했다. 1998년 이후 지속된 경상수지 흑자와 GDP의 28.1%에 달하는 대외자산(AA등급 중위값 18.2%) 등 강한 대외건전성에 기인했다. 경상수지 흑자는 수출 둔화로 작년(GDP 대비 5.1%)보다 다소 줄어들 전망이지만, 외환보유액은 7.5개월 경상지급액에 해당해 높은 수준이다.

금년 추경(GDP의 0.2%) 등을 감안할 때, 2018년 재정흑자는 GDP의 0.8%로 낮아질 전망이며, 2017년 재정흑자는 견조한 성장으로 예상보다 높은 수준(GDP의 1.4%)을 시현했다. 정부부채(GDP 대비 38.1%)는 AA등급(중위값 38.3%)에 부합하며, 공기업에 대한 명시적 보증 채무는 2010년 GDP의 2.8%에서 낮아져 2017년 1.2%로 낮은 수준이다.

한국의 거버넌스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세계은행 거버넌스 지수 73%)이다. 투명성 제고, 정부ㆍ기업간 분리 강화를 위한 지속적인 개혁은 거버넌스를 개선해 신용등급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러한 노력에 대한 여론의 지지가 높아 향후 진전이 예상되며, 재벌 기업들도 자발적으로 기업구조를 변화중이다.

1인당 국민소득은 AA등급 중 가장 낮은 수준이나, 전반적인 경제발전 수준은 해당 소득에 비해 높다. 기업 환경도 세계은행의 Doing Business 순위에서 190개국 중 4위로 양호한 수준이다.

이에 정부는 "앞으로도 국제신평사들에게 최신 대북 진전사항 및 한국경제 동향을 적시 제공하는 등 적극적으로 소통해 나감으로써 대외신인도 관리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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