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내외뉴스통신] 김효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0일(현지시간) 수백 조 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했다.

농산물과 해산물부터 전자제품까지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거의 모든 제품이 목록에 포함됐다.

발효 시점은 오는 9월 초로 시간적 여유는 남았지만 갑작스럽게 공격을 받은 중국은 당황한 모습이다.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물러서지 않고 '같은 수준'의 보복을 경고했지만, 다른 나라에 "함께 대응하자"고 호소했다.

◇美, 작년 中 대미수출의 절반에 관세부과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웹사이트를 통해 2000억달러(약 223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효했다.

총 6031개 품목으로 곡물, 과일, 육류 등의 농축산물과 해산물, 철·니켈·코발트 등 금속제품, 각종 전자제품과 기계류, 화학류, 가구, 의류, 잡화 등 미국으로 수출되는 거의 모든 중국 제품이 포함돼있다.

일부는 중국 정부의 제조업 육성 정책인 '중국제조 2025'와 관련된 것인데 휴대전화 부품 및 평면 패널 디스플레이 제품이 포함돼 중국산 스마트폰과 TV의 미국 수출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 관세 부과는 두 달여의 검토와 의견수렴(8월 20~23일) 과정을 거쳐 발효될 예정이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범위를 대폭 늘리면서 소비자 피해도 커질 전망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가 직접 소비자에 영향을 주는 일을 피하려 했지만, 이제는 범위가 극적으로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여당인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오린 해치 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중국의 강제적인 기술 이전을 겨냥한 트럼프 행정부의 노력을 지지하지만, 이번 조치는 무모하며 제한적 접근방식도 아니다"고 언급했다.

미 무역대표부는 이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대표 명의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는 중국의 근거 없고 정당하지 않은 보복관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지난해 대미 수입(1300억달러)의 절반에 가까운 5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했으며, 이에 미국도 중국의 작년 대미 수출(5050억달러)의 절반 수준으로 관세 부과 범위를 넓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1년도 넘게 인내심을 갖고 중국에 불공정 무역 행위 중단과 시장 개방을 촉구했지만, 불행히도 중국은 결국 변하지 않았다"면서 "중국의 태도가 미국 경제를 위험에 처하게 했다"고 덧붙혔다.

 

◇中 "美 패권주의 반대해야" 세계에 호소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관세 부과 강행에 대해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추가로 제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6일 미국의 1차 관세 부과 당시 즉각 보복조치를 내놨던 중국 상무부는 이날 미 무역대표부의 발표 이후 6시간이 지나서야 첫 공식 반응을 전했다.

중국은 "우리는 공동으로 노력하며, 공동으로 자유무역규칙과 다극무역체제를 수호하고, 공동으로 무역 패권주의에 반대할 것을 국제사회에 호소한다"면서 미국과 무역 갈등을 빚고 있는 유럽연합(EU), 일본, 한국 등에 함께 대응하자고 호소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2차 관세폭탄이 현실화될지 아직 예단하기 이르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조치가 미국이 협상 과정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일종의 전략이며, 실제로 부과되기 힘들 것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또한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중국과의 전면적인 무역전쟁은 불리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의 추가 관세가 바로 발효되는 것은 아니므로 양측이 새로운 협상을 진행할 시간적 여유는 있다"면서 "다만 현재 예정된 고위급 협상 일정은 없다"고 언급했다.

◇관세폭탄 충격에 亞 증시 '혼란'

이날 아시아 증시도 크게 출렁였는데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2% 가까운 급락세로 오전 거래를 마쳤고, 홍콩 항셍지수도 1.4% 떨어지며 오전장을 마감했다.

일본 증시 닛케이225와 대만 자취엔 지수가 모두 1% 안팎 하락하는 등 투심이 위축된 모습으로 장을 마감했다.

뉴욕증시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뉴욕증시 지수선물도 약세로 장을 마감했다.

이와이코스모증권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통신에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가 예상됐던 것이긴 하지만 시장으로선 뉴스에 반응하는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시장이 매도 압력에 처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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