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내외뉴스통신] 김현옥 기자 = 양평군 양서면 세미원 인근에 자리한 양수초등학교(교장 권오경)는 1946년 분교로 설립돼 올해 69회 졸업생 40명(총 졸업생 4,792명)을 배출했다. 양수중학교와 함께 있어 좁다는 느낌이 들지만, 안을 들여다 보면 깜짝 놀랄 만한 큰 일들이 많다.

‘모두가 특별한 희망을 품고 함께 성장하는 배움공동체’를 지향하는 양수초는 264명 학생에 교원이 23명에 이른다. 미로 같은 옛 건물을 따라 6학년 1반에 들어서니 양평 체인지메이커의 ‘씬스틸러’ 손동진(31) 선생이 반긴다.

인터뷰 중간 아이들이 헐레벌떡 뛰어와 뭔가를 질문하면, 눈을 맞추며 자상하게 대답해주는 손 선생은 주인공은 학생이고 자신은 조연이라며 겸손해 한다. 하지만 이 학교에서 손동진 선생과 지금은 장학사로 양평교육청으로 간 강현미 선생, 그리고 권오경 교장이 이뤄놓은 일이 한 둘이 아니다.

체인지메이커 사례집을 보면서 양수초등학교를 눈 여겨 봤던 것은 초등학생임에도 고등학생 못지 않은 일들을 해냈기 때문이다. 보통은 학교 내 문제해결에 몰두하기 마련인데, ‘청소년 놀이터’ ‘양평노래 만들기’ ‘마을축제 기획’ 등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프로젝트를 보란 듯이 이뤄냈다.

시작은 손동진 선생이 지난해 4학년 담임 시절 사회시간에 지자체에 대한 얘기로부터 출발했다. 양수리에 놀이터가 없다는 것을 공감한 ‘우리마을 특공대’ 아이들이 제안서를 만들어 군의회 의장에게 보냈다. 그 결과 현재 양서면에서 양수역 역사 남은 공간에 청소년 놀이터 조성을 추진 중이다.

그 다음 아이들이 양평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을 깨닫고 여름방학 숙제로 노래를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학생들이 작사하고 손 선생이 작곡한 ‘양평노래’와 홍보 CF송이다. 양평의 자연과 문화, 역사를 담은 양평노래는 총 3절로 지난해 몽양여운형 기념식 공연을 시작으로 각종 축제와 행사에 단골 초대 손님이 됐다.

오는 10월 중에는 음반도 녹음할 예정인데, 적지 않은 비용 해결이 고민이다. CD로도 만들어 군청 교육청 및 각 학교에도 보급하고 율동도 곁들여 공연할 계획이다. 양평노래는 교육부 우수사례로도 올라갈 만큼 인정을 받았다.

손동진 선생은 “체인지메이커는 교과형, 동아리형, 그리고 학생회주도형 등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면서 “생활주변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공감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나온 결과물이 주목을 받으니 아이들도 공연을 언제 또 하냐고 묻는다”고 말했다.

또한 강현미 선생이 아이들과 함께 시작한 동아리 활동이 퍼져 지역아동센터 ‘풀씨배움터’에서 마을축제를 같이 해보자는 역제안이 왔다. 양서면 관내 대아초 양서초 서종초 국수중 양수중 양서고 학생들이 주최하고, 협찬은 지역주민들이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서 올 10월 말 개최할 예정이다.

올해는 6학년 학생들이 ‘무슨 사고를 쳐볼까’ 궁리하다 학교 마스코트를 제작하기로 했다. 학교 심볼이 새겨진 공책 티셔츠 손수건 스티커를 만들어 자부심을 높이자는 의도다. 좀 더 정교하게 만들기 위해 3개팀에 재능기부를 받아서 투표를 통해 시안을 결정할 방침이다.

권오경 교장은 “1차적인 성공경험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는지 직접 경험했다”면서 “변화를 만드는 주체는 학생 자신이므로 차근차근 준비해서 어디에서든 당당한 사람으로 우뚝 섰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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