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내외뉴스통신] 김현옥 기자 = 지난달 27일 양평군 단월중학교(교장 박민재)는 경남 창녕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제26회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울산 현대청운중학교와 결승전에서 아쉽게 0-1로 패했지만 창단 이후 최고의 성적을 보여 우승만큼 값진 수확을 걷었다.

2012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여왕기 결승에 진출시킨 후 박영애 감독과 선수들은 서로 끌어안고 감격을 눈물을 흘렸다. 모두 여성으로 구성된 박감독과 코칭 스태프는 아이들에게 늘 ‘재미난 축구’를 강조했고, 선수들은 이에 화답한 순간이었다.

창단 6년 만에 전국대회에서 파란을 일으킨 단월중학교는 사실 몇 해 전만해도 줄어드는 학생 수로 고민이 많았다. 박민재 교장이 적극 나서 학교와 지역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운동부를 만들기로 하고 2012년 3월 여자축구부, 10월에 야구부를 창단했다.

박민재 교장은 “처음에는 학업 분위기를 해치지 않을까 우려했던 학부모들도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열심인 학생들을 보면서 지금은 열렬한 응원자가 됐다”며 “자연스레 스포츠와 학업이 선순환하는 구조가 만들어져 기쁘다”고 설명했다.

1965년 개교해 올 초 51회 졸업식(총 3,397명 배출)을 가진 단월중은 지난해 12월 경기도교육청 ‘2017년 사학기관 평가’에서 상위등급(우수)에 선정돼 교육감 표창을 수상했다. 교직원 장애인 고용률, 인사관리, 계약 투명성 확대 노력 등 28개 평가항목 대부분 지표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결과다.

지난해에는 이 학교 유호근(57) 선생이 양평체인지메이커 수업탐구 교사공동체 회장을 맡으면서 교실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초•중•고 학생 80여명이 참가한 체인지메이커 공감 캠프를 열어 디자인씽킹을 활용한 문제해결능력 향상, 활동사례 공유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올해는 이런 체인지메이커 경험들을 모든 교과목에 반영해 선생님 모두가 나서 진행 중이다. 학교 복도에는 학생들의 활동을 담은 벽보들이 빼곡하게 붙어있다. 지구온난화(과학), 삶은 바꾸는 말(국어), 문화적 다양성과 폭력 예방(도덕), 우리학교 10대 뉴스발행 등 교과 연계 교육이 정착됐다.

유 선생이 요즘 주목하는 것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진로에 대한 고민이다. 미래시대를 예측하고 관련 정보를 찾아 학생들과 함께 토론한다. 취재차 방문한 날도 학생 4명과 함께 드론, 자율주행차, 로봇산업에 대한 공부에 여념이 없었다.

거기다 5,000여명에 달하는 전국의 진로교사 네트워크를 활용해 다양한 진학정보도 제공해 준다. 교육환경이 열악한 시골학교에서 학생 적성에 맞는 실질적인 상담을 해주니, 아이들도 목표를 정하고 필요한 과목을 스스로 찾아 공부하는 분위기가 갖춰졌다.

올해는 교내에 좀 더 단단한 쓰레기 분리수거함 설치와 자체 급식실 운영이 해결과제다. 현재 청운면에서 오는 급식차는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이 많아 체인지메이커로 풀어나갈 예정이다. 오는 9월 본관 옆 특별교실이 완공되면 좀 더 좋은 교육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호근 선생은 “축구부(35명), 야구부(40명)를 유치해 3개 반에서 6개 반으로 늘어 입학문의가 꾸준히 늘고 있다”면서 “학교가 살아나고 학생들도 스스로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면의 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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