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내외뉴스통신] 이혜민 기자 =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치러진 짐바브웨 대선에서 로버트 무가베 전 대통령을 쿠데타로 몰아낸 ‘군부 출신’ 에머슨 음난가그와 현 대통령이 당선됐지만, 그가 풀어야 할 정치·경제적 숙제가 많이 남아있다.

짐바브웨 선거관리위원회는 3일(현지시간) 음난가그와 대통령이 대선에서 50.8%의 득표율로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경쟁자인 야당 민주변화동맹(MDC)의 넬슨 차미사 대표(40)는 44.3%를 득표했다.

이번 대선은 37년간 장기집권한 로버트 무가베 전 대통령이 작년 11월 군부 쿠데타로 퇴진한 뒤 8개월여 만에 치러졌다.

짐바브웨 국민은 어두운 과거를 털어내고 새롭게 도약할 ‘봄’을 기대하고 있었던만큼 실망감도 커 보인다.

이에 따라 음난가그와는 대선에선 승리했지만 정치·경제적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많다.

 

▲정치적 안정 - 무가베 무너뜨리고 민주화 꿈꿨던 짐바브웨의 봄 고대했던 국민들...

음난가그와 대통령은 무가베를 몰아 내고 임시 대통령으로 취임한 직후부터 강조한 ‘공정하고 민주적인 선거’ 약속은 부정선거 논란과 군인들의 실탄 발포로 시위대 6명이 숨지는 사태가 빚어지면서 피로 얼룩졌다.

MDC의 대변인은 "대선과 총선은 모두 사기극"이라고 하며 선거 결과를 법정에서 다툴 것이라고 밝혀 부정선거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가베를 몰아낸 주역임에도 불구하고 음난가그와 대통령의 득표율이 50.8%에 그친 점은 집권당에 대한 국민의 높은 불만을 보여준다.

37년 간 독재를 끝낸 후 선거라 국민의 정치적 욕구가 분출되는 상황에서 벌어진 부정 선거 의혹이라 음난가그와 대통령은 부정선거 의혹을 명명백백히 밝히고 정치·사회적 갈등을 봉합하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 안정 - ‘비포 무가베’로 경제시계 돌려놔야

과거 짐바브웨는 아프리카에서 경제적 잠재력이 큰 나라로 평가됐다.

독립 직후인 1980년대에는 안정적인 경제성장률을 보였고 탄탄한 농업기반을 바탕으로 육류, 옥수수, 담배 등을 외국에 수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짐바브웨는 아프리카에서 독재자의 부패와 실정으로 경제가 망가진 나라의 대명사가 됐다.

특히 무가베가 1990년대 후반 백인 농장주의 토지를 몰수하면서 농업기반이 붕괴하고 서방국가들과 갈등으로 외국투자를 유지하지 못했다.

미국과 유럽국가들은 무가베 정권의 부정선거 등을 이유로 짐바브웨에 대한 원조를 줄이고 경제제재를 가했으며, 설상가상으로 2000년대 화폐개혁에 따른 지폐 남발 등으로 자국화폐 가치가 폭락했다.

국민은 높은 실업률과 살인적인 물가 상승, 미국 달러화 부족, 재정적자, 부족한 외국인 투자 등으로 오랜 시간 고통받아 왔다.

 

hyemin.lee@nbnnews.co.kr

내외뉴스통신, NBNNEWS

기사 URL : http://www.nb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2130

저작권자 © 내외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