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임정혁의 수요편지(51)] 어느 비전향 장기수의 절규(?)
[에세이/임정혁의 수요편지(51)] 어느 비전향 장기수의 절규(?)
  • 편집국
  • 승인 2018.08.3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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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을 방문할 기회가 있어 대영박물관을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영국 런던에 있는 대영박물관(British Museum)은 세계 3대 박물관의 하나로, 세계에서 컬렉션의 규모가 가장 큰 박물관으로 유명하며, 미술사적으로 가치 있는 작품뿐 아니라 인간의 역사와 문화에 관련된 인류학적 유물들을 함께 전시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대영박물관의 방대하고 소중한 문화재들보다 필자의 눈길을 끈 것을 대영 박물관에 한국관이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대영박물관의 한국관은 2000년 11월 130평 규모로 신설되었다는데 구석기시대 유물부터 청자, 백자, 미술품 등 250여 점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눈길을 끄는 작품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한글로 쓰인 족가 1점이었습니다. 어느 비전향 장기수가 대전교도소(감옥)에서 통일을 염원하며 절규하는 내용의 글이었습니다. 그 내용은 ‘살아서 옥문을 나가봤으면, 아직도 일할 수 있는 힘이 남아 있을 때 통일을 위해 여생을 불살라 봤으면, 이것 이외에 세상에서 바라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 통일염원 51년을 보내며 대전감옥에서 비전향 장기수 안OO -

영국을 다녀오고 나서 주위에 탐문한 바 영국에 살았거나 다녀온 사람 중에 영국 런던의 대영박물관에 한국관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분은 드물었고 한국관내 전시물 중에 비전향 장기수의 서예작품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분은 아직 만나보지 못하였습니다. 그 서예작품의 작가가 궁금하여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작가는 북한으로부터 남파된 간첩으로 활동하다가 체포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전향을 거부한 채 복역하다가 석방된 후 북송되어 북한에서 공화국 영웅 칭호까지 받은 사람이었습니다. 그 비전향 장기수가 그토록 염원한 ‘통일’은 과연 어떤 통일이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지향하는 통일이었을까 아니면 공산주의 독재 통일이었을까 궁금했습니다. 

비전향 장기수란 사회주의 사상이나 공산주의 사상을 포기하지 않고 대한민국 감옥에서 장기간 생활한 자생적 게릴라, 조선인민군 포로와 남파 간첩 등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위키백과사전) 비전향 장기수를 전향 장기수와 차별하는 것이 정당한가에 대하여는 두 개의 상반된 시각이 있습니다.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부정하고 이를 파괴하려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에게 사상전향의 기회를 주고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을 선처하는 것은 형법상 양향 원칙에도 부합하고 자유민주체제를 유지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므로 사상전향제도는 긍정적이라는 견해가 있습니다. 반면 자신의 윤리적, 사상적, 정치적 신념을 지키는 사람들은 양심수라 분류되어야 하며 사상의 변화를 강요하고 이에 응하지 않는 사람들을 차별하는 것은 보편적인 인간 존엄의 가치에 반하며 헌법에 정한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므로 부당하다는 견해가 있습니다. 비전향 장기수에 대한 국내외의 평가가 다양할 수 있는 만큼 이들이 자유대한민국의 대표성을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하여는 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소중한 문화유산 중의 하나로 한글을 꼽을 수 있다면 한글을 대표하는 것으로는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반포문이나 3.1운동의 독립선언문 혹은 조선의 유명한 서예가의 작품들도 있을 터인데 굳이 논란의 소지가 있는 비전향 장기수의 옥중 친필을 전 세계인이 다녀가는 영국 런던의 대영박물관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전시해도 되는 것인지에 대해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 작품은 언제부터, 어떤 경위로, 누구의 주도로, 그곳에 전시되게 되었는지 궁금했습니다. 때마침 최근 언론에 간첩 출신이 공기업의 상임감사후보로 선정되었다는 기사와 사설이 눈에 띄었습니다.

 

현, 법무법인 산우 대표 변호사 임정혁

- 법무연수원장

- 대검찰청 차장검사, 공안부장

- 서울고등검찰청 고등검사장, 형사부장

- 중앙고, 서울대 법대 졸업,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연수

- 제26회 사법시험(연수원 16기)합격, 제28회 행정고시 합격

- 황조․홍조․근정훈장 수상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사 URL : http://www.nb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72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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