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희 지휘자, 힘들고 어려웠던 연습 과정을 거친만큼 성숙했죠

 

[서울=내외뉴스통신] 김예슬 기자

한강을 소재로 민족의 대서사를 풀어낸 것에 감동

김예슬 기자 : 이번 예술의전당  '칸타타 한강(탁계석 대본, 임준희 작곡)'에 참여한 아이들과 학부형들의 소감이 궁금하군요.

정민희 지휘자: 1부에는 G.Gilpin의 Why We Sing과 이현철 선생님의 Let's Make Peace를 불렀습니다. 저희 아이들이 2015년 광복 70주년 음악회에서 '코리아 판타지' 합창과, 2018년 1월 신년음악회에서 '송 오브 아리랑' 합창 연주를 통해, 예술의 전당에서 합창 연주를 한 전적이 있긴 하지만, 이번에는 저희 단독 무대가 있었던 점에서 단원들도, 학부모님들도 많이 영광스러워하고 감격스러워 했습니다.

연주 리뷰를 보니 아이들이 '칸타타 한강'을 준비하는 동안 힘들었단 얘기를 많이 썼더라구요. 외워서 하기엔 까다로운 곡이다보니 이번엔 아이들에게만 맡겨두면 큰일 날 것 같아, 학부모님께도 숙제를 드렸습니다. 아이들의 열심 + 부모님의 관심(잔소리와 응원)이 만들어낸 무대였습니다. 같이 숙제를 하시다 보니 '아이들이 이런 대곡을 그 큰 무대에서 하는구나..' 하고 관심도 더 가지셨고, 그러다 보니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 합창, 오케스트라가 함께 만드는 거대한 작품에 감동도 더 크게 받으신 듯 합니다. 가평은 북한강이 흐르는 동네입니다. 오며, 가며 늘 자연스럽게 보는 한강을 소재로 민족의 대서사를 풀어내셨다는 점이 모두의 감동 포인트였습니다. 너무 멋지고 가슴을 울리는 감동적인 작품이라고 입을 모으셨습니다.

Q: 절대 인구 감소로 어디든 단원 확보가 쉽지 않은데요. 학부형들의 합창단에 대한 인식을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요?

정: 가평군은 초 고령화 사회이며, 보수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음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편입니다. 대부분이 인문계열 고등학교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어, 예체능을 멀리 하는 성향이 짙어 보입니다. 다행이도 초등학교 저학년에 입단한 친구들은 학부모들의 인식이 전환되어 합창단 활동에 대해 적극적이며, 지인들을 권유해 입단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 군사지역의 특성상 군 자녀들은 음악 등 예체능에 관심이 많아 군 자녀들의 지원이 많은 편입니다. 그로인해 전학이나 이주로 결원이 발생하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책임감, 사회봉사, 예의규범 스스로 배우는 또 하나의 교실

Q: 연습을 통해 음악적 , 인성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무엇인가요?

정: 나이가 아무리 어려도 연습실에 들어선 순간, 신분이 어린이가 아니고 연주자임을 강조합니다. 무대에서 본인이 표현해야 할 것들을 연주자의 책임이라 가르치고, 그 책임을 스스로 다 하는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스스로 응석받이 어린이가 아닌 연주자라 생각해서인지, 예의규범적인 부분들도 아이들 스스로 잘 지켜나가는 편입니다. 또한 선배가 후배를 잘 보듬고 챙길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습니다. 합창단 초기, 초등학교 저학년이던 친구들이 이제 중학생이 되었는데, 어릴 때 언니, 형들에게 받았던 사랑을 그대로 후배들에게 베풀어 주는 모습을 볼 때 참 뿌듯합니다.

Q: 지금까지 활동해온 이력과 지역 활동 성과와 유형은 어떤 것입니까?

정: 우리합창단은 관내 주요행사에 초청되어 기념식 축가를 해주는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가평군민의 날 기념식에는 고정으로 출연할 만큼 위상을 키워가고 있으며, 세월호 추모연주회,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위문 연주 등 음악으로 마음을 더하는 봉사활동과, 1365자원봉사단체로 등록하여 나무이름달기나 연탄 지원 등 지역 봉사 활동에도 참여하여 인성과 사회성을 길러주기 위해노력하고 있습니다.

전국 시각장애인 협회행사인 흰지팡이의 날 초청연주, 문화체육부 주최 장애인예술제 초청연주, 환경부 주최 맑은구름 맑은웃음 기념식초청연주, 산림청주최 산림휴양문화관 개관식 초청연주, 영연방 참전기념식 초청연주 등 기관초청연주와 국립합창단과 광복70주년 코리아환상곡 협연을 서울예술의전당에서 가진바 있으며, 지난 1월에는 아리랑코러스 주최 '송 오브 아리랑(Song of Arirang)' 협연을 서울예술의전당에서 함께 하였습니다. 한국소년소녀합창연합회 주최 합창제에 참가하여 제주서귀포 예술의전당, kbs홀, 롯데콘서트홀 등 연주에 참여하여 대외적인 활동의 기회를 열어주고 있습니다. 

끈끈한 선후배 사랑 사회성 개발에 매우 중요 

Q: 배출돤 합창단원들과의 교감은요?

정: 저희는 고1, 1학기까지 활동하고, 7월 창단기념 연주회에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이제 만 6년을 지나온 합창단이지만, 고등학교 비평준화 지역이라 졸업생을 배출하는 일이 어려워, 올 여름에 2회 졸업생들을 배출했구요. 제 1회 졸업한 친구는 올해 고3이 되었습니다. 단원 아이들이 각 학교 졸업 때 서로 찾아가서 축하를 해줄 정도로 우애가 깊어서, 졸업하고도 큰 연주나 중요한 행사시에는 연락을 하고 또 응원도 오고 있습니다. 올해 수능을 볼 1회 졸업생 친구에게 단원들이 작은 이벤트를 하게 할 생각이고요. 몇 해 전, 단원들과 단체로 서울시 소년소녀합창단의 창단 50주년 기념 음악회를 관람했었는데, 본인들도 나중에 할머니가 되면 꼭 50주년 연주회를 하러 오겠다고, 성화였습니다.

아직 30년은 남은 저희 단무장님의 팔순잔치에 자기 자녀들을 데리고 와서 축가를 부르겠다는 그런 약속들도 종종합니다. 아직 졸업한 단원들이 많지 않아 거창한 이벤트는 해보지 못했지만, 10주년 창단 기념연주는 졸업생들이 모두 와서 단원들과 함께 연주하는 홈 커밍데이가 되지 않을까 꿈꿔봅니다.

Q: 학부모외의 지원 단체나 후원자가 있는지요?

정: 특별한 후원단체는 없습니다. 가평은 기업이나 상공인단체가 전무한 지역으로 후원을 받는 것이 쉽지가 않은 형편입니다. 학부모들은 대부분이 서민계층이라 일체의 경제적 부담을 지우지 않고 있으며, 대부분은 지자체의 운영지원금과, 관내 독지가를 통해 행사 지원금 정도의 후원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연주를 통해 알게 된 지인들의 후원으로 지탱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아이들은 스폰치 같은 존재 체험은 무한한 성장

Q: 더 하고 싶은 희망하는 프로젝트나 어린이 합창의 포부는 무엇입니까?

저는 유럽 여행을 성인이 되어서야 처음 갔는데, 이탈리아의 미술관을 가서 복원사들이 작품 복원을 하는 장면을 가까이서 접하고 깊히 충격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변함없이 아이들과 음악을 너무 사랑하지만, 만약 제가 청소년기에 복원사를 가까이서 봤다면, 지금 쯤 제 전공과 직업이 달라졌을지 모르겠단 확신이 들 정도로 너무 매력적인 일이었습니다. 분명 복원사라는 직업을 청소년기에도 알고 있었지만, 단순히 아는 것과 직접 보는 것의 차이가 그렇게 큰 것이지요.

아이들을 대할때 마다, 아이들은 정말 스펀지 같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경험하고 보는 만큼 흡수하고 그대로 성장합니다. 아이들이 더 큰 세상, 더 큰 무대를 경험하기를, 그래서, 그만큼 포부가 크고 넓은 아이들로 성장하기를 소망합니다. 기회가 되는 대로 해외 연주를 추진 해 볼 생각입니다. 멀리 크게 바라보되, 가까이 주변도 살피는 활동들 역시 계속 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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