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뉴스통신] 《군주론》의 저자 ‘마키아벨리’(Niccolo Machiavelli), 《로빈슨 크루소》를 쓴 ‘다니엘 디포’(Daniel Defoe), 영국 수상을 두 번이나 지낸 ‘벤자민 디즈레일리’(Benjamin Disraeli), 《인간의 굴레》 《달과 6펜스》로 유명한 ‘서머싯 몸’(William Somerset Maugham), ‘007 제임스 본드’를 탄생시킨 ‘이언 플레밍’(Ian Lancaster Fleming), 《노인과 바다》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헤밍웨이’(Ernest Miller Hemingway), 세계적 패션 디자이너 ‘코코 샤넬’ (Coco Chanel)

학자, 언론인, 정치인, 소설가, 극작가, 디자이너 등 등 외견상 어느 하나도 서로 통할 것 같지 않은 이들에게 공통분모가 한 개 있다. 맞혀 보시라 !

눈치 있는 독자께서는 이미 제목에서부터 짐작하셨을 것이다. 그렇다. ‘스파이’(Spy)다. 이들 모두 데스크나 현장에서 신분을 위장한 채 크고 작은 정보활동을 기획하거나 수행한 프로 ‘스파이’들이었다.

이런 사례는 길지 않은 우리 정보역사에서도 어렵사리 찾을 수 있는데, 일제 강점기 시절 도산(島山) 안창호(安昌浩) 선생이 대표적으로 그런 분이다. 국권회복과 인재양성을 위해 《신민회》와 《대성학교》, 《흥사단》을 세웠다. 임시정부에서는 ‘내무총장’과 ‘국무총리 대리’, ‘노동총판’을 역임했다. ‘탁월한 웅변가’요 ‘한국의 마하트마 간디’였다. 역사는 도산을 독립운동가, 사상가, 교육자, 정치가로만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도산은 이미 내무총장 시절에 국내와의 비밀 연락망으로 연통제 (聯通制)와 교통국(交通局)을 설치 운영하였다. 국내조사원과 특파원을 통해 독립운동 자금과 인원을 조달하였고, 적(敵)의 실정과 민심 동향도 수집하였다. 임시정부가 어느 정도 정비가 되자 당시 노동총판이었던 도산은 종전의 연통제 ‧ 교통국 ‧ 국내조사원 ‧ 특파원을 통해 수행해오던 정보활동을 조직화하고 체계화하고자 하였다. 지방선전부(地方宣傳部)와 선전대(宣傳隊)를 설치하고 본인이 지방선전부의 총판을 맡아 선전대원을 직접 물색했다.

“지방선전부는 내외에 있는 국민에 대한 선전사무를 강구 집행하는 비밀 기관으로 한다”(지방선전부 규정 제1조), “총판은 국무총리에 예속하며 선전에 관한 일체 사무를 통할한다”(지방선전부 규정 제3조), “선전대원은 왜(倭)의 정책에 관한 사항, 정부에 대한 민심의 요구, 제반 독립운동에 관한 사항 등을 상세히 심사하여 매주 한 번씩 반드시 대장에게 보고 한다” (선전대 설치 규정 제7조) “조국광복의 목적을 달성함에는 먼저 국민의 사상을 통일하고 그 정신력을 통합하는데 있다. 이를 위해 선전 대원은 민정(民情)을 찰지(察知)하고 정부의 주의(主義)를 선전함을 요한다.” (선전대 복무규정 제1조)

1920년 3월 10일에 공포된 위의 세 법령에 명시된 지방선전부의 성격 규정이나 선전대의 임무, 선전대원의 복무규정은 임시정부의 정보활동을 설명하고 있다. 지방선전부는 임시정부의 정보기구였고, 지방선전부 총판 도산은 임시정부의 초대 정보수장(首長)이었다. 역사는 이제 도산을 독립 운동가, 사상가, 교육자, 정치가 외에 정보수장으로도 기억해야할 것이다.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안보통일연구회 연구위원 장석광

- 연세대학교 국가관리연구원 연구원

-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21세기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안보통일연구회 연구기획실장

nbnnews1@naver.com

내외뉴스통신, NBNNEWS

기사 URL : http://www.nb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75937

저작권자 © 내외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