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절 100주년 우리는 하나, 평화와 통일로~

[서울=내외뉴스통신] 김예슬 기자

한강이 지역의 강들을 끌어안고 함께 가야죠. 평화와 통일을 향해서 말입니다. 세계의 강과 '평화(Peace)'를 위한 빅딜도 해야 합니다. 지날달 ‘칸타타 한강’ 공연이 티켓 매진을 성공시키면서. 이제는 금강, 낙동강, 영산강, 섬진강, 태화강 등 지역의 강들에게 관심과 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강이 삶이고, 역사이고, 문화이고, 생존의 놀이터였기 때문이란다. '칸타타 한강'의 대본작가이기도 한 탁계석 비평가회장 인터뷰를 싣는다.  <편집부>

김예슬기자: 지난달 '칸타타 한강' 공연 성공으로 , 내년 3.1 절 100주년을 맞아 전국 투어 공연을 하겠다고 하셨는데요.

탁계석 평론가: 내년이 3. 1절 100주년이고, 역사적으로 ‘獨立(독립)’을 오늘에 어떻게 재해석하느냐 하는 것에서 화두를 얻었어요.  과연  어느 정도 自立(자립)이고 , 獨立(독립)인가 하는 것이죠. 그 진정한 답을 찾아 나서야 할 때입니다. 다른 쪽은 몰라도 저는 문화에서 우리 지역들이 각자 개성을 얼마나 지키고 , 나아가  현대적으로 발전시켰나 하는 것입니다.

창조성 있게 오늘의 문화를 만들어 내는 것은 바로 오늘 예술가들의 몫이고 이것이 문화독립이라고 봅니다. 그럴 인프라나 창조 능력이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다들 노력은 하고 있지만 척박하고, 자율성과 유연성, 특히 예산이 거의 없습니다.

예술단체를 총괄하는 예총이나 음악협회의 전문성이나 대표성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관의 태도에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그러고는 예산이 통하는 계열의 사람 중심으로만 편협하게 쓰여지는 현상 말입니다. 그래서 문화재단이나 市(시), 郡(군) , 이 쪽도 한번 두드려 보려고 합니다. 지역들이 중앙문화의 대리점이나 서양문화 수입판매처가 되고 만 현실이 지역 예술가들의 허탈감과 상실감으로 대변되고 있지 않습니까. 비전문 낙하산 인사도 여전하고요.  

김: 듣고 보니 ‘문화독립’이란 말이 생경한 듯 했지만 '독립운동'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게 하는 설득력있는 語調(어조)입니다.

탁: 그렇지요, 단적으로 3.1절, 8.15 광복절 등 국경일에 행사들 하는 것 보십시오. 이런 날 베르디 레퀴엠하고 포레 레퀴엠하면 어쩌자는 겁니까. 고귀한 희생을 하신 독립 유공자, 보훈 가족들을 중심으로 시민들에게 그날 역사의 교훈을 예술로 승화시켜, 소통할 내용을 가지고 음악회를 하던, 전시회를 하던, 무용 발표회를 하던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우리의 역사, 우리의 문화, 우리의 정서와 한참 동떨어진 라틴어로 된 레퀴엠이 무슨 위로가 되겠습니까. 이건 정말 심각한 역사 왜곡이고, 두루미의 식사초대예요.

역사는 흐르고 강은 노래 한다

여기에 공무원들은 자신들 일에 바쁘고, 시민은 관심이 없고, 음악가들은 생각이 희박하니, 정서적으로도 말이 안됩니다. 다양한 서양문화를 받아들이고 공유하는 것이야  지구촌의 공통이지만 그래도 특별한 날은 정체성이 더 중요하다는 거예요.  미국 국경일에 라틴음악 하겠습니까? 프랑스 국경일에 러시아 정교 음악으로 전사자들을 위로합니까? 최소한의 역사 인식, 주체성 없는 민족이란 소리는 듣지 않아야죠. 그 개념없음을 타파하자는 것입니다.   그래도 그동안  관객의 호응으로  검증이 된 '한강 칸타타' 작품이나 독도, 아리랑 등  우리의 얼과 정신을 담은 작품들을 골라서 우리 것의 소중함을 일깨우고자 하는 겁니다.

김:  지역을 투어하면서 한강이 지역의 강들을 끌어안아야 한다고 하셨는데요. 무슨 뜻인가요?

탁: 강이 뭡니까. 한마디로 삶 그자체입니다. 지역의 강들도 한강과 똑같은 존재입니다. 크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 역사성과 삶의 뿌리에서 강을 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강이 강과 대화하는 것은 서로의 마음을 여는 것이고, 그 대화를 통해 '하나' 라는 동질성을 회복하자는 것입니다. ‘역사는 흐르고 강은 노래한다’. 이것이 주제입니다.

왜곡된 지역주의는 또 하나의 사대주의

그런데‘한강 칸타타’를 지역에서 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왜 한강이 대구에 오느냐? 부산은 바다인데 한강이 왜 내려오느냐? 하고 묻습니다. 물론 한강에 대한 배타가 예상이 되지만 이건 표피적인 것입니다, 이해를 시켜야죠. 이에 비하면 외국 것에는 무방비이고  이무런 제약이 없어요.  눈만 뜨면 이것을 못해서 안달이 나있습니다. 결국 문화사대주의 젖어 길들여지면서 우리 고유의 문화가 위축되고 상실되고 있는 겁니다. 3.1절 100주년을 맞아 이런 것을 생각하는 것이 잘못된 것 아니지 않습니까.

우리가 얼마나  내가 사는 고장을, 강을, 산을, 뜨겁게 사랑했나요. 자칫 이런 불필요한 경계 표시가 잘못된 지역주의 殘在(잔재)로 나타날 뿐 평화와 통일로 가는데 큰 도움이 안되는 정서라고 보는 것이죠. 그래서 강이 역사를 지켜온 주체이고 그 강물이 흐르고 싶은 욕구가 하나로 흘러 가는 것이란 본질을 따르자는 것입니다. 한강은 서울의 강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강이고, 지역의 강들도 고장의 강일 뿐만아니라 대한민국의 강입니다. 편견의 벽을 깨자는 것이 한강 투어의 목표이자 방향입니다.

김: 모든 강이 같다는 말씀에 공감이 갑니다. 어느 곳에서 살아도 우리 역사를 살아 온 것이란 큰 틀에서 보면  의의가 없을 것 같네요.

탁: 강은 자존심이죠, 삶이요. 지켜온 산증인이죠. 한강이 상대적으로 커 보이고 대표성을 갖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강들이 서로 싸우고 경쟁하는 것은 우습지 않습니까. 상호 존중하면서 역사의 아픔과 슬픔, 내일의 영광과 희망을 위해 가슴을 열고 대화해 보자는 뜻입니다. 이같은 생각이 3.1 절 100주년의 새벽을 맞는, 우리 정신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벤트만 무성하게 한다고 빛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문화독립을 위해 상생의 협력과 유연한 創意(창의)가 발화되는 인식 공유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우리의 얼과 정신을 정체성 있는 문화에 담아야

김: 구체적인 프로그램 진행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

탁: 우선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예산이 허락하는 범위를 찾고 지역 네트워크의 중심체를 찾아 공문을 보내고 설득하면서 모두가 동참하는 행사가 되었으면 합니다. 누가 공연 한번 하고 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 과정이 소중하거든요. 시인과 화가가 나서고 음악가, 행정가들이 펼쳐가는  과정은 힘들어도 나중에 자료가 축적되는 기념적인 것이니까요.

소외된 독립운동 후손님들과 보훈가족, 자원 봉사자의 참여로 국민축제로 승화해야 합니다. 물론 해외 참여도 열려 있고요. 앞서도 말했지만 우리의 얼과 정신이 듬뿍 담긴 작품들이 내년 3.1절 100주년에 많이 공연되었으면 합니다. 새로운 100년을 여는데 문화가 물꼬를 텃으면 합니다. 우선은 한국음악협회나 예총 등과 대화해 볼 생각입니다.

우리 땅, 우리 山河(산하)를 역사 巡禮(순례)의 마음으로, 100년에 한번 오는 이 경의롭고 감격적인 해를 맞았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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