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곡 초연 창작을 통해 명작 만들어가는 비르투오조

[서울=내외뉴스통신] 김예슬 기자

차별성이 경쟁력이다. 앞서가는 사람은 남이 하지 않는 것을 스스로 개척해 나간다. 그 에너지를 통해 명작을 만들고 연주하면서 희열을 느낀다. 매의  눈으로 탁계석 평론가가 이수은 가야금을 발견했다<편집부>

탁계석 평론가: 이번 발표하는 이준호, 김성국, 이문석, 임준희 작곡가님의 작품을 미리 맛뵈기로 좀 본다면요 ?

이수은 가야금: : 이준호 선생님의 작품 ‘김윤덕류 가야금산조 협주곡’은 김윤덕류 산조만이 가진 매력을 잘 나타내 주신 것 같습니다. 김윤덕류 산조는 선이 굵고 깊은 농현을 구사하여 남성적인 멋이 두드러지는 한편 다른 산조에 비해 엇박이 많이 나타나 리듬구성이 다양한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음악의 멋을 살리기 위해서는 깊은 내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협주곡에서 그 특징이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김성국 선생님의 작품 ‘흐름’ 은 제목 그대로 유유히 흘러가는 곡입니다. 현재 창작되고 있는 25현 가야금은 대부분 아주 빠르고 리드미컬한 음악이 주를 이루는데 사실상 가야금이 주는 미학은 그 여음에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계같이 빠르게 핑거링만을 내세우는 음악이 최고처럼 여겨지는 25현 음악에 큰 파장을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이 시대에 많은 깨달음을 갖게 하는 곡이었습니다.

이문석 선생님의 작품은 제주민요 느영나영에 의한 가야금협조곡으로 작곡가님은 서양음악에 조예가 깊으신 뷴입니다. 이번에 처음으로 국악관현악으로 작품을 쓰셨는데, 그 과정에서 연주자인 저와 많은 소통을 하며 서로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한 작품이 나오기 위해선 작곡가 혼자 곡을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작곡가가 곡을 쓰고 연주자가 연주를 하면서 서로 소통하고 음악의 표현합일점을 찾아야 더 생명력이 있는 음악으로 탄생된다고 생각합니다.

임준희 선생님의 작품 ‘혼푸리’는 임준희 선생님만의 스타일이 잘 녹아 있는 곡입니다. 장단과 음계가 변화가 많아 다이나믹한 전개가 이루어집니다. 이번 독주회 연습을 하면서 참 재밌게 연습했습니다. 각각의 부분이 너무 좋아서 다음단락으로 넘어가기 싫을 정도로....

탁: '사서 고생'이란 말이 있지만 '사서 창작'을 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지만, 현실적으로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요?

이: 사실상 매 공연 위촉초연을 하는 일은 쉽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는 늘 새로움에 대한 열망이 있습니다. 위촉을 부탁드리고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그리고 드디어 작품을 받는 날 저는 많이 설레고 흥분됩니다. 마치 소풍날을 기다리는 아이처럼요. 물론 곡을 받고 좀처럼 연습에 진척이 없거나 마음처럼 안될 때도 있어 속상한 날도 있지만 저는 기회가 될 때까지 이 작업을 계속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매번 협주곡 초연 쉽지 않지만 이어 갈터~

 

탁: 그간 창작 위촉한 작곡가님의 작품은 무엇입니까?

전인평 선생님작품 ‘희망이란 무엇인가’를 2017 EAST&WEST 2에서 연주하였습니다. 당시 작품을 써주신 여러 작곡가 선생님들 중 가장 어른이셨는데도 불구하고 음악은 가장 젊고 핫(?)하다라는 평을 들었습니다. 기억에 많이 남는 곡입니다.

박경훈 선생님 작품 ‘소나기’ 란 작품은 국악계의 쇼팽답게 역시나 일반 대중들이 가장 좋아하는 곡이었구요. 김혜란 선생님의 ‘시간미’와 김기범 선생님의 ‘귀향’은 가야금만이 가질 수 있는 시김새를 잘 활용한 곡으로 가야금 전공자들에게 꼭 한번 연주해 보고 싶은 곡으로 꼽혔습니다.

안현정 선생님의 ‘A brightening ocean' 은 작곡자만의 특유의 감성이 잘 묻어 나오는 곡으로 외국에서도 관심을 많이 보이는 곡입니다. 라예송 선생님의 작품 ‘마리오네트’는 작곡가가 가야금 연주자이기 때문에 25현의 장단점에 대해 잘 알고 있었던 터라 25현가야금과 연주자를 해방시켜주고 싶은 마음에 쓰게 된 곡이라고 하였습니다. 저 또한 재미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탁: 연주가로서 작품은 무기라 할 수 있죠, 명작을 찾아 나서는 비르투오조의 의지가 돋보이는데요, 애초 기획한 동기는요?

이: 창작곡은 당시의 시대적 반영이고 작곡가의 의도를 잘 파악하고 반영해 연주해야 해서 어려움이 있기도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작품은 작곡자선생님들이 쓰시지만 음악의 완성은 연주자도 동참해야 완성된다고 생각합니다. 국악계의 미래의 명곡을 만드는 초석에 조그만 보탬이 되고 싶은 작은 소망이 있기에 기회가 될 때까지 열심히 해볼 생각입니다.

탁: 해외 공연에서의 가야금에 대한 여러 반응은?

이: 국악기가 많이 세계화 되었다고 하지만 막상 해외에 나가보면 가야금과 고토, 쟁을 혼돈하는 경우도 많고 특히 12현 전통가야금에 대해서는 거의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해외에서는 25현 보다는 12현 음색과 음계에 더 많은 관심과 흥미를 보였고 시김새 기법이나 미분음들이 현대음악과 아주 잘 어울려서 협업하기에 전통악기를 더 선호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국악기가 세계화되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탁: 독주회에 관심을 가지고 보겠습니다. 좋은 연주를 기대할께요.

                                                          가야금 이수은

 

학력 -국릭국악중고등학교 졸업

-이화여자대학교 음악대학 한국음악과 및 동대학원 졸업

-이화여자대학교 음악박사

주요경력 -제 44회 난계국악경연대회 대통령상

-KBS 국악관현악단, 국립국악관현악단,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대구시립국악관현악단,

SOLIST BRASS BAND등 다수협연

-국립국악원 초청 목요상설공연, 신악회주최 정기연주회초청 2인음악회

-대한민국작곡상 및 청와대, 미국, 베이징, 싱가포르, 하와이, 인도등 국내외 다수의

초청연주-국악한마당, EBS스페이스공감, 국악방송등 다수의 미디어 출연

현재-이화여자대학교 겸임교수

-사단법인 한국정악원 이사

-한국예술종합학교, 추계예술대학교, 고려대학교, 한국교원대학교, 전주교육대학교 출강

nbnnews12@nbnnews.co.kr

내외뉴스통신, NBNNEWS

기사 URL : http://www.nb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82190

저작권자 © 내외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