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두의 세상읽기

“나는 투표하기 전에 투표하는 연습하는 게 사전투표인줄 알았지”
직장에서 수다 떨다가 한 동료가 내뱉은 말이다.
6·4지방선거 투표율을 높이는데 사전투표가 대박을 터뜨렸다.
지난달 30일, 31일 실시된 사전투표 투표율은 11.49%.
20대 이하가 15.79%로 투표율이 가장 높았다. 세월호 참사로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의 분노가 표심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른 결과다. 정치에 무관심하다고 알려진 젊은 층의 사전투표율이 높았다는 점도 눈에 뛴다.

그렇다면 사전투표 열기가 4일 본 투표까지 이어질 것인가.
4일이 6일 현충일과 주말로 연결되는 징검다리 연휴라 젊은 층 가운데 투표에 관심이 많은 일부가 미리 투표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사전투표에서 여당과 야당 어느 쪽도 지지하지 않은 부동층이 선거 당일 투표 현장을 찾아 한 표를 행사할 지가 가장 관심사다.

지방선거가 막판으로 가면서 ‘위기의 대한민국’이 갑자기 부상했다.
‘박근혜 정부의 위기’가 ‘대한민국의 위기’로 변신하면서 새누리당의 지지를 호소하는 모양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세월호 참사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박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개조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그러자 새정치민주연합 측은 세월호 사고를 두고 용서할 수 있는 죄인이 있고 용서 받을 수 없는 죄인이 있다는 흑백 논리를 내세우며 새누리당을 유권자들이 심판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한쪽에선 ‘정권수호론’을, 또 다른 한쪽에선 ‘정권심판론’을 들고 나와 지방을 행복하고 발전시키는 인물을 뽑자는 지방선거는 오간데 없다.

‘잘 가다가 삼천포’로 빠진 이번 지방선거, 쳐다보는 유권자들은 심히 유감스럽다.
그들만의 주장처럼 대한민국이 위기에 빠져 있던, 심판을 하던 해결방법은 민주주의 밖에 없다. 민주주의 최고의 가치, 투표를 하러 가야 한다.

‘사람에 의한 정치(by the people)’
최고의 산물은 국민의 참여로 국가 권력을 구성하는 선거제도이다.
국민의 자유로운 직접, 평등, 비밀 선거로 국민의 대표를 선출하는 ‘국민을 위한 민주정치’는 비로소 온전히 자신을 역사 속에서 드러낼 수 있다. 그래서 선거는 민주주의 꽃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정치란 모름지기 사회질서를 바로잡아 국민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도록 하는 것이다.

일본의 정치만화, ‘쿠니미츠의 정치’
2000년대 초반에 출시된 이 일본만화는 갓 정치에 입문한 청년이 정치가로 입신하는 성장기를 그렸다.
쿠미니츠는 처음엔 ‘국가는 썩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가 정치가가 되면서 정치 불신이라는 단어를 지우려고 노력한다. 정치를 잘 이용하면 더 좋은 국가, 지방자치단체를 만든다는 희망을 보여준다.

아직도 대한민국은 희망이 있다. 그들만의 정치에 열을 올리는 정치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7장의 무지개 투표용지, 침착하게 자신이 마음에 둔 후보에게 표를 던지자.
‘위기의 대한민국’을 ‘희망의 대한민국’으로 바꿀 수 있는 힘은 국민의 한 표에 있다.

김흥두

부산대학교 졸업

前 울산매일 편집국장 직무대리

前 신울산일보 편집국장

現 내외뉴스통신 부산·울산 취재본부장

내외뉴스통신, NB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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