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인 가곡도 각색, 연출로 매력적인 무대 만들어야

[서울=내외뉴스통신] 탁계석 평론가 = 전국의 성악 동호인들의 활동을 보다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들어 위축된 한국가곡의 발전을 도모할 시기가 왔다. 그러니까 해방 이후 클래식의 성장기인 1980년에서 2000년에는 우리 가곡의 비중보다 독일, 이태리, 프랑스가곡 등의 비중이 높았지만 근자에는 서양 가곡들이 조류(潮流)에 밀린 현상이 뚜렷하다. 서양 가곡 발표회는 학회를 중심으로 진행될 뿐 관객의 관심이 거의 없다.

그렇다고 전문 성악가들이 한국가곡을 열심히 부르는 것은 아니다. 귀국 독창회는 여전히 외국 레퍼토리 일색이다. 교수, 강사의 실적 제출 때문이다. 이러다간 가곡 장르 자체가 실종되고 말 것이란 우려도 팽배하다. 청소년들이 ‘가곡’이란 말 자체를 모를 뿐만 아니라 가고파, 보리밭 등 시대를 풍미한 가곡들을 모르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대학에서도 한국 가곡을 다루지 않는 관행은 여전하다.

우리 정서를 우리말로 노래하는 우리 가곡이 없어도 그만인가? 밖에서는 우리 가곡이 특히 선율이 아름답다고 한다. 엊그제 내한한 세계적인 성악가 플라시도 도밍고 역시 그리운 금강산을 부르며 한국 가곡 애창논(論)을 펼친다.

그러나 아직 희망은 남아 있다. 성악 동호인 가곡에 붙이 붇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 수명이 100세 시대인 만큼 삶의 여유를 즐기려는 동호인들이 전국 도처에서 음악회를 개최가 느는 추세다. 노래방 등 향락문화의 퇴조가 건강한 노래 멋진 무대를 원하면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k- 클래식조직위원회는 한국의 전통을 새롭게 하여

K-클래식은 오늘 우리 작곡가들의 작품을 만들어 글로벌 시장 개척할 목적으로 2012년 양평에서 발족되었다. 그간 칸타타, 관현악, 실내악 작품들이 세계 곳곳에서 연주되면서 각광받고 있다. 이제 내수 시장을 키우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위해서 우리 가곡 노래부르기 운동의 전반을 점검하고 K- 클래식이 사명감으로 이 사업을 추진해야겠다. 가곡의 도약 발판을 만들고 레퍼토리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등 산뜻하고 매력적인 공연물이 되기 위해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하다.

가곡 프로그램에 각색과 프로듀싱이 필요한 것이다. 이것은 한계에 부딪힌 우리 성악가들의 일자리 창출과도 연결된다. 바야흐로 고급한류(韓流)가 나가야 하는 때이다. 지구촌에 한글을 배우는 세종학당도 늘고, 스페인 밀레니엄합창단처럼 한국을 방문해 가곡으로 순회 콘서트를 열고 있는 만큼 우리 가곡의 국제화시대가 도래했다.

가슴을 열고 노래하면 어느 것과 비교할 수 없이 행복하다는 것을 동호인들은 잘 알고 있다. 좋은 것은 나누면 나눌수록 세상에 이롭다. 혼밥, 혼술 등 1인 가구의 삶이 현대인을 너무 고독하게 한다. 외로움 만큼 힘든 것이 없다고 한다. 노래를 부르면서 강물처럼 흘러가는 인생이 그래서 아름답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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