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내외뉴스통신] 김종환 기자 = 크리스마스가 일주일여 남았다. 곳곳에 크리스마스 트리와 축하공연 등 성탄절을 맞는 행사가 ‘온 누리에 기쁨’을 선물하고 있다.

세종지역 목사들은 최근 조치원역과 호수공원 등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손수 제작했다. 혹한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기예수탄생의 기쁨을 시민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서다.

목사들의 이번 크리스마스 트리 제작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온 누리에 기쁨’의 싱징인 크리스마스 트리를 두고 법정다툼에서 ‘설전(舌戰)을 벌인 가슴 아픈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맘때인 겨울, 세종시 전월산 자락에 들어설 한국불교문화체험관을 둘러싼 논쟁이 일었다. 문제는 이 불교문화체험관 조성사업이 국비와 시비 등 108억의 국민세금으로 충당되는 것에 반대의 목소리가 높았다.

급기야 이 논란은 기독교-불교 간 종교분쟁으로 왜곡되면서 세종 여론의 ‘블랙홀’로 떠올랐다.

불교문화체험관 건립의 첨예한 갈등은 결국 법정싸움으로 치달았다. 기독교계가 불교문화체험관에 투입되는 국·시비의 적정성을 가리기 위해 행정소송과 주민소송 등 법원의 판단에 맡긴 것이다.

이 법적소송 과정에서 주요 쟁점화된 것은 종교와 문화에 대한 의견차이다.

불교문화체험관을 승인한 문체부와 세종시는 종교가 관습적이면 (순수) 문화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반면 세종 기독교계는 종교가 문화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상반된 입장을 펴고 있다,

매년 크리스마스 트리를 제작했던 것이 문화에 속하기 때문에 불교문화체험관을 국·시비를 들여 건립하는 것 또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법정에서 내놨다.

이에 반해 기독교계는 추진근거가 불분명한 근거와 시설부지의 특혜의혹 등을 주장하며 종교화 문화는 분리된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피력하고 있다.

문화 행정의 총괄하는 문체부와 불교문화체험관 건립을 추진하는 세종시가 종교와 문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다툼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불교를 국교로 종교로 했던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유적지와 현재 살아가고 있는 생활 속의 문화를 구분해야 하지만 행정기관들이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라시대의 대표적인 절이며 문화재로 손꼽히는 경주 불국사의 경우 당시 시대의 가치를 평가해 유적지로 정하고 문화재로서 보존하고 있는 것이다.

전월산의 불교문화체험관 자리는 유적지도 아니고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없는 곳을 특정종교의 체험관으로 건립하고자 한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인 상황이다.

하지만 불교의 봉축탑과 기독교의 크리스마스 트리는 석가탄신일과 성탄절을 각각 맞이해 시민들이 함께하는 절기로 문화의 일부분에 속한다.

세종시가 한국불교문화체험관을 건립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민들이 함께 하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볼모로 법정에서 문제 삼은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온 누리 세상에 따뜻함을 전하고 시민들이 따뜻한 정을 나누는 상징인 크리스마스 트리가 법정에 설 이유가 없다.

아기예수의 탄생을 기쁨으로 이 세상에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는 상징이 되길 희망해 본다.

axkjh@hanmail.net

내외뉴스통신, NBNNEWS

기사 URL : http://www.nb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1770

저작권자 © 내외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