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랑치고(증여세면제) 가재잡기(일감몰아주기차단)노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사진)이 지난 2006년 현대차 비자금 사건으로 구속위기를 넘기면서 재산 사회환원의 약속 차원에서 내놓은 이노션 지분(20%) 주식 중 10% 1000억원 어치를 시중에 매각하고 있어 의도가 궁금하다. 명분상 2006년 현대차 비자금 사건 후 국민에게 약속한 재산 사회환원을 실천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공익법인(정몽구재단)이 같은 계열회사 주식을 10%이상 헌납받을 시 증여세를 60% 물어야 하기에 우선 절세가 목적이고 또 최근 확정된 공정거래법 개정안 시행령의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규제범위를 피하기 위한 목적도 숨어있다.

최근 현대기아자동차그룹 광고대행사인 이노션 지분 10% 매각 인수전에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단독으로 참여했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매각주관사인 골드만삭스가 이날 이노션 지분 18만주(10%)에 대한 매각 본입찰을 진행한 결과 스틱만 응찰했다.

지난 달 예비입찰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던 모건스탠리프라이빗에쿼티, 한앤컴퍼니, H&Q아시아퍼시픽코리아는 불참했다.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사모펀드(PEF)들은 이노션 지분투자 회수에 대한 불확실성을 부담스러워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노션은 2016년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투자 회수와 관련된 확약은 해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매물로 나온 이노션 지분 10%는 현대차정몽구재단이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으로부터 출연받은 것이다. 정몽구재단은 현행법상 성실공익법인이 특정 회사 지분의 10%를 초과하는 주식을 출연받을 경우 최대 60%의 증여세를 물어야 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정 회장으로부터 출연받은 이노션 지분 20% 중 10%의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최근 공정거래위원회 시행령안 적용 대상이 총수 일가 계열사 지분 상장사 30% 이상, 비상장사 20% 이상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대기업들의 비상장사들 가운데 많은 회사들이 여기에 걸린다. 이 중 현대기아차 비상장 계열사인 이노션은 특히 총수일가 지분이 100%로, 정회장의 장녀 정성이 고문이 40% 정의선 부회장이 40% 나머지 20%는 정회장이 소유하고 있다. 총수일가 지분 20% 이상 보유 비상자사에 걸린다.이노션은 한 해 6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현대기아차그룹 계열사들의 광고매출에서 올리고 있어 일감몰아주기 규제의 본보기 타킷이다.

그러나 정고문은 이노션 직책만 가지고 있을뿐 실제 경영권은 정부회장이 가지고 있다. 정회장의 지분 20%를 정몽구재단에 헌납한 상태에서는 경영권이 있는 정부회장 지분 40%만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되는 것이다. 이중 20%만 줄이면 규제도 피할 수 있게 된다.

비상장사 지분 헌납과 일부 매각행위의 궁극적 목적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경제민주화법안의 핵심 이슈로 떠오를 14개 대기업 순환출자 금지 법안 통과에 대비해 법안이 발효되기전에 순환출자를 이용해 오너 지배구조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 때문에 정회장이 이노션 지분 20%를 정몽구재단을 설립해가면서까지 사회헌납을 서둔 이유다. 또 20% 지분 중 공익법인(정몽구재단) 보유 상한선인 10%만 남기고 증여세 부과 대상인 나머지 10%를 매각하면 완벽하게 두마리 토끼(증여세.일감규제 회피)를 잡는 셈이다.

결국 증여세도 피하고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에서도 제외되는 행운(?)은 부메랑이 되어 경제민주화를 바라는 국민여론의 악화로 귀결될게 불을 보듯 뻔하다.

(내외뉴스통신=조창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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