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가 북한 ‘영도예술’의 희생양이 되어선 안 돼
한국사회가 북한 ‘영도예술’의 희생양이 되어선 안 돼
  • 편집국
  • 승인 2019.01.17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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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지도이념은 ‘지배자가 통치노선을 실현하기 위해 인민 대중을 조직, 동원하는 방법과 수완’으로 요약되는 ‘영도예술’을 금과옥조로 중시한다. 북한은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한 이후 이 ‘영도예술’을 한국사회까지 확장하여 적용하려는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정상외교를 통해 자신의 ‘비핵화 의지’를 믿어 달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대내외 보도 매체 여기저기에서 ‘핵을 보유한 전략 국가의 위상’을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신호를 강하게 표출하고 있다. 

이런 북한의 이중적 태도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핵 무력 완성’ 선언(2017년 11월 29일) 이전까지를 ‘비타협적 핵 보유전략’이라고 이름 붙인다면,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핵전략은 ‘타협적 핵 보유전략’으로 부를 수 있다. 핵 보유전략 전환에 따라 한국사회를 ‘요리’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공갈과 위협에서 ‘타협적 핵 보유전략’을 구사하는 데 앞길을 트거나 장단을 맞추는 ‘역할’에 충실 하라는 협박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북한은 국제사회 요구인 ‘완전한 비핵화’가 아니라, 북한이 원하는 ‘한반도 비핵화’를 6.12 북미 정상회담선언문에 문자화하는 성과를 얻음으로써, 핵 보유전략을 실현하는 데서 한국사회를 조직, 동원하는 수완을 제법 발휘했다. 지난해 이맘때 한국은 북한의 ‘비핵화의지 표명’에 감화되어 북한 ‘비핵 놀이’ 이벤트의 ‘앞길’을 터 주는 데 일조했다. 그 덕에 북한은 핵 외교에서 유사 이래 최고의 성과를 얻어냈다.

이런 맛에 취한 북한은 새해 벽두부터 한국사회를 ‘영도예술’로 ‘요리’ 해보겠다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새해 인사가 끝나기 무섭게 한국에 대고 지난해 ‘길’ 터 준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올해는 ‘비핵 놀이’의 맨 앞장에 서서 한미동맹과 국제공조를 허무는 ‘칼춤’과 ‘민족 공조’를 극대화하는 ‘불춤’ 추기에 나서라고 협박하고 있다. 

고압적인 협박은 지난해 ‘남북관계 부실’을 ‘한국 탓’으로 맹비난하는 포문을 열면서 시작됐다. 노동신문 논평기사(1월 3일 자)는 한국의 ‘교류협력 태도’를 걸고넘어지며 불만을 쏟아냈다. 개성 철도·도로 착공식은 “반쪽짜리”였고, 남북 정상의 선언들은 “합의를 위한 합의”에 불과하며 남북관계는 “형식은 있는데 내용은 없고 소리는 요란한데 실천은 없는 격”으로 “답보와 침체상태”였다며 지난해 남북관계를 평가 절하했다. 한국의 긍정적 평가와는 사뭇 다르다.

이어서 북한은 “남북관계는 북미관계의 부속물이 될 수 없다”는 대남(對南) 보도에서, 한국에 대해 “이 눈치, 저 눈치 다 보며 주춤거리고 뒤돌아볼 때”가 아니라며, 올해는 “더욱더 과감하게 손잡고 가속으로 달려나가야 한다”고 훈시하듯 다그쳤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장벽을 뚫는 일에 지난해보다 더 강력한 태도를 보이라는 협박이다. 이런 행태는 북한이 최종적으로 ‘핵보유국’ 이 될 수 있다는 계산에 바탕을 둔 것이다. 

북한은 김정은 신년사의 전년도 평가에서 “핵·경제발전 병진 노선의 위대한 승리, 자주권 수호와 평화번영의 굳건한 담보를 마련하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주장했다. 또 올해 군수공업 분야 투쟁과업으로 “국가 방위력의 세계 선진국가 수준으로 향상”을 제시했다. 이런 선언들은 북한이 비핵화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읽히는 대목들이다.

또 한 김정은은 4.27 판문점 공동선언에서 약속했던 서울 답방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한국에 보란 듯이 ‘조기발표’까지 하며 베이징을 전격 방문했다. 그리고 ‘주체 조선’의 지도자답지 않게 중국 지도자에게 조아리는 모습을 보이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많은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핵심은 북미 2차 정상회담과정에서 ‘타협적 핵 보유전략’을 잘 실현할 수 있도록 ‘좀 도와주시라’는 의도였을 것이다.

이와는 달리 북한의 선전 선동 매체들은 한국사회와 해외교민사회를 향해 한국이 북한의 ‘타협적 핵 보유전략’을 위해 ‘장단’ 맞추기를 주저할 때엔 강력한 압력을 넣는 대정부 투쟁에 돌입하라고 선동하고 있다. 이른바 ‘플랜 B’까지 가동해 나선 것이다. 한국정부와 한국사회가 북한의 ‘타협적 핵 보유전략’의 이용물이 되거나 ‘영도예술’의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 된다.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병순 안보통일연구회 연구위원

북한학 박사

기사 URL : http://www.nb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4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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