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내외뉴스통신] 장혜린 = 안방극장 시청자들 사이에서 ‘지랄발광 17세’가 관심선상에 올랐다.

영화 ‘지랄발광 17세’에서 유쾌하지만 조금은 짓궂고 유별난 성격의 17세 소녀 ‘네이딘’은 사실 외롭다. 몇 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 외에 다른 가족은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비교 대상인, 잘생기고 인기 많은 친오빠 ‘대리언’과 언제나 아들과 일밖에 모르는 엄마 ‘모나’뿐이다. 자신과는 달리 차분하고 성숙한 금발의 미소녀 친구 ‘크리스타’가 ‘네이딘’의 유일한 안식처였지만, 잘난 ‘대리언’은 이런 ‘크리스타’ 마저도 빼앗아갔다. 

게다가 짝사랑하는 ‘닉’은 자신의 존재조차도 모르는데 그런 그에게 실수로 ‘나랑 자자’는 말도 안 되는 메시지를 보내버렸다. 모든 것이 다 내 맘대로 되지 않아 답답하고 우울한 노답상황에서 역사 선생님인 ‘브루너’에게 자살할 거라며 상담을 신청하지만 ‘브루너’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사실 나도 지금 내 유서를 쓰고 있는 중’이라며 받아쳐 버린다.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불안한 상황 속에서 ‘네이딘’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고 흔들린다. 하지만 결국 ‘네이딘’은 사춘기 특유의 예민하고 섬세한 감성과 불안하기만 했던 과거를 지나 진짜 자신을 찾으며 성장해나간다. 
  
영화 ‘지랄발광 17세’는 철저하게 ‘네이딘’의 시선을 따라간다. 영화를 본 평론가 데이빗 심스는 “하이틴 무비라기보단 10대에 대한 영화다. 그리고 바로 이 점 때문에 이 영화는 다른 틴에이져 영화들과 비교할 수 없는 수작이다(This is a movie about a teen, first and foremost, rather than a “teen movie”, and that’s exactly what makes it feel like a peerless example for the genre)”라고 표현했다. 사사건건 끊임없이 친구, 가족, 연인 등 주변인들과 부딪히며 흑역사를 쌓아가는 ‘네이딘’의 모습은 때론 한대 때려주고 싶을 만큼 얄밉기도 하고, 때론 어이없을 정도로 우습기도 하다가 안타까워진다. 

하지만 이런 ‘네이딘’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미숙했고, 그래서 더 빛났던 그 언젠가를 떠올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미덕은 바로 여기에 있다. 세대와 국적, 성별을 뛰어넘어 영화를 보는 모든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 이것이 바로 ‘지랄발광 17세’를 봐야만 하는 이유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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