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선생의 대표작 ‘서시’는 1941년경에 발표되었고 그의 삶의 기본자세를 읊은 것으로 우리 모두의 심금을 울리는 그야말로 국민 시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 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1917년생이시니 25세 나이에 죽는 날까지 당당하게 살고 결코 자세를 흐트려뜨리지 않겠다는 결의에 찬 시다. 여기서 ‘별’ 은 순수, 영원, 빛, 희망, 이상 등을 상징해서 불멸의 가치를 추구하는 선생의 항심(恒心)을 표현하고, ‘모든 죽어가는 것’ 즉 우주 삼라만상을 사랑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고 겸허한 순명(順命)의 태도를 맹세한다. 바람 불고 어둡고 차가운 밤하늘에 빛나는 별과 같이...

오늘날 백만 공무원은 물론 모든 국민이 이 시를 외워서 생활화하려고 노력한다면 지금 ‘세월호’ 사고 이후 우리가 이루려고 하는 ‘국가개조나 혁신’은 저절로 달성되는 것이라 해도 과언은 아닌 것이다. 옛날 조선시대의 선비들은 시를 생활화하고 인간성을 유지하면서 백성들에게 모범이 되고 선정을 베풀었던 것인데 자본주의 사회인 오늘날의 공직자들은 그러한 점이 너무 메말러 있어 문제인 것이다.

백범 김 구 선생께서 1947년 ‘나의 소원’에서 말씀하신 것처럼(특별기고 6. 20) ‘시를 기본으로 하는 문화행위’ 로서 인간정신 내지 공무원정신을 고양시켜보자는 이유이다. 우선 생활 속에서 ‘시’ 한 수 외워서 문화를 느끼고 각자 좋아하는 음악 미술 연극 영화 뮤지컬 오페라 등 문화를 즐기면서(문화국가론) 행복한 마음으로(문화행복론) 인간정신(문화적시민윤리) 내지 공직자정신(문화적공직윤리)을 가다듬자는 것이다.

그래서 6월에는 ‘현충의 노래’ ‘비목’, 7월에는 이육사 선생의 ‘청포도’ ‘광야’ ‘절정’ 등의 시를 외워보면서 도산 안창호 선생께서 강조하셨던 ‘훈훈한 마음, 빙그레 웃는 얼굴’을 모든 국민이나 공직자가 가져보려고 노력한다면 우리사회는 급속한 산업화 민주화로 심화된 사회적 갈등(이념, 계층, 세대 등)을 극복하면서 진정한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선생은 북간도 명동(明洞)에서 기독교 장로의 장손으로 출생해서 평양 숭실 중학, 용정(龍井)의 광명 중학 등에서 공부했고, 연희 전문학교 문과를 마치고 일본에 유학, 립교(立敎) 대학과 동지사(同志社)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1943년 7월 여름 방학 때 귀향하기 직전 사상범으로 체포되어 2년형을 언도받고 복강(福岡) 형무소에서 복역 중 1945년 2월 일제의 생체실험 독극물에 의하여 순사(殉死)되었다.

다음 주에는 김기림 시인의 ‘우리들의 8월로 돌아가자’를 소개한다.

이관희

경찰대학 창설교수, 한국헌법학회장, 한국인터넷법학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전국 법과대학 교수모임인 대한법학교수회장.

저서는 한국민주헌법론Ⅰ, Ⅱ 등 논문 다수이며 최근 ‘국민과 함께하는 문화공무원을 꿈꾸며’ 라는 애송시선집을 펴내며 ‘백만공무원 시 한 수 외우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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