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서울대 연구팀, 3.1절 100주년 일본군 ‘위안부’ '기록 기억' 전시서 최초 공개
- 아시아‧태평양 전쟁 말 미군이 찍은 사진 실물(29cm x 21cm) 세 점 확보
- ‘3년간 기록물 사업으로 발굴한 ‘위안부’ 증언, 사료와 함께 작가들의 예술작품도 전시

[서울=내외뉴스통신] 강원순 기자 = 한국인 일본군 ‘위안부’의 모습을 담은 3장의 사진 실물이 국내 전시회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위안부 피해 사실을 증언했던 고 박영심 씨가 포로로 잡혀있을 당시 만삭이었던 모습이 담긴 사진 1점과 버마 미치나의 한국인 위안부 여러 명이 모여 있는 모습을 찍은 사진 2점으로, 우리에게는 한국인 위안부가 찍힌 대표적인 사진들로 잘 알려져있으나 그간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이 소장하고 있던 사진을 스캔한 것으로만 공개됐었다.

이 사진들은 서울시와 서울대학교 정진성 연구팀이 지난 3년 간 추진한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 관리사업'을 통해 확보한 것이다.

실물 사진 3점은 1944년 8월14일과 9월3일 촬영됐고 이를 미군이 1944-1945년경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며 아시아‧태평양 전쟁 중 미군이 만든 사진으로 앨범 없이 낱장으로 흩어져 있던 사진을 지난해 9월 경 서울대 연구팀이 개인 소장자를 통해 확보한 것으로 가로 29cm, 세로 21cm로 인화된 상태이며, 보존 상태도 양호하다.

서울시와 서울대 연구팀은 이 3장의 사진 실물을 비롯해 그동안 발굴한 사료, 사진, 영상 등과 함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을 이야기로 엮어 '기록 기억: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다 듣지 못한 말들' 이라는 제목으로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서울도시건축센터에서 오는 25일부터 3월 20일까지 전시회를 개최한다.

서울시와 서울대학교 연구팀은 2016년부터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 관리 사업'을 통해 미국 등지에서 일본군 ‘위안부’ 자료를 발굴하는데 힘써오다2017년 한국인 ‘위안부’ 영상을 최초로 공개했고, 그동안 증언으로만 있었던 남태평양 ‘트럭섬’ 위안부 26명의 존재사실을 자료를 통해 처음으로 공식 확인했으며 작년에는 피해자들의 증언을 근거 자료와 접목한 두 권의 사례집을 출간했다.

이번 전시의 주제인 ‘기록 기억’은 위안부 문제의 진실을 보여준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증언을 ‘기록’해 계속해서 ‘기억’해 나가기 위한 의지를 담은 것. 그동안 조각조각 흩어져있었던 기록들을 모아 사진과 자료, 위안부를 주제로 제작한 작가들의 예술작품 등을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구성했다.

특히, ‘위안부’들의 피해 사실을 담은 본인들의 증언 뿐 아니라, 주변인들의 증언과 역사 자료를 교차하여 ‘위안부’들의 삶을 종합적으로 생생하게 드러내고 있다.

주요 전시물은 사진 실물 3장을 포함해, 일본인과 조선인들의 귀환에 대해 다룬 뉴욕타임스 신문 실물(1946.3.2.일자), 쿤밍보고서 및 축섬승선자 명부(복제본), 일본군 ‘위안부’ 최초 증언자 배봉기의 사진 (김현옥 개인 소장) 등 이다.

실물 사진 3점 이외에도,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에서 수집한 중요 문서들을 그대로 재현하여, 시민들이 아카이브에서 마치 자료를 발굴하고 추적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발굴 과정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외에도 역사적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당시 신문이나 전단과 같은 실물 자료들이 전시된다. 

전시는 일본군 ‘위안부’ 역사를 시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4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는 버마 미치나의 조선인 ‘위안부’ 이야기, 두 번째는 중국 송산과 텅충의 ‘위안부’와 박영심의 이야기로, 참혹한 전장에서 살아남은 이들의 삶과 죽음을 담아냈다.

세 번째는 중부태평양 축섬의 ‘위안부’와 이복순의 이야기로, 승선 기록에 대한 추적을 통해 피해 여성의 이야기를 복원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 네 번째는 오키나와의 ‘위안부’ 배봉기의 삶과 그녀를 기억하는 제2의 증언자 오키나와 주민들을 들여다본다.

서울대 연구팀은 중국과 오키나와 ‘위안부’ 피해 지역을 직접 답사해 이를 영상으로 제작했고 과거와 현재와의 교차를 통해 시민들이 ‘위안부’ 문제에 공감할 수 있도록 영상도 상영할 예정이다.

그 밖에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기억하고 기록했던 인사들을 초청하여 전시에서 미처 다 듣지 못한 말들을 들을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

3월 2일은 재일조선인 여성으로서 북한의 ‘위안부’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기록하며, 고민해 온 르포라이터 김영에게 북에서 여생을 살아간 ‘위안부’들 그리고 그 중 한 명인 박영심의 이야기를 듣는다.

3월 9일에는 이인순 희움일본군‘위안부’역사관(이하 역사관) 관장으로부터 고 김순악 할머니의 기탁금을 씨앗기금으로 삼아 2015년 대구에 개관한 역사관, 그리고 축섬에서의 ‘위안부’ 생활 후 대구로 돌아온 이복순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다.

3월 16일에는 오키나와의 ‘위안부’와 위안소를 연구했고, 오키나와 미야코섬에 ‘위안부’ 추모비 설립을 주도했던 홍윤신 박사에게 오키나와 주민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배봉기와 오키나와 ‘위안부’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박원순 시장은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독립운동가가 많이 조명되고 있지만 자신의 피해 사실을 통해 일제의 만행을 세상에 알린 ‘위안부’ 피해자 역시 공로를 인정받아야 마땅하다”며 “특히 이번 전시는 지난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연구 지원을 중단했을 당시 서울시와 서울대학교 정진성 연구팀이 함께 진행한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 발굴 사업의 결과물이다. 서울시는 일본군 ‘위안부’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성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이번 전시가 ‘위안부’와 관련된 기록과 기억 사이에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길 바란다”며, “이는 결국 더욱 새롭고 단단한 연결을 모색할 수 있는 장으로, 흐릿하고 부서지는 기록 위에 보다 선명하고 뚜렷한 기억이 떠오르고 이어지는 기회로 작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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