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 ‘목탄기관차’에 저당 잡힌 ‘화부’(火夫) 인생
북한 주민, ‘목탄기관차’에 저당 잡힌 ‘화부’(火夫) 인생
  • 편집국
  • 승인 2019.04.05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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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여느 체제와는 달리 지도이념과 사상을 지고지순한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 그런 만큼 하노이 북미(北美) 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첫 번째로 보인 대내(大內) 행보는 주민들에 대한 사상사업을 강화하는 조치였다. 가장 두드러진 행태는 주체사상의 ‘위대성 선전’과 주민 사상무장 강요였다. 북한 주민들은 당국에서조차 ‘지금은 고난의 행군 때 보다 더 힘들다’고 고백하고 있는 상황에서 3대(代)째 북한체제의 ‘기관차’ 역할을 해오고 있는 주체사상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깊이 한 번 따져 보고 싶을 것이다.

먼저 주체사상에 ‘생명력’이 있느냐 하는 문제다. 어떻게 해서든 국제사회의 눈을 속이고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고수하려는 북한의 앞날은 암울할 뿐이다.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는 3월 6일 ‘북한 경제와 투자론’을 주제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북한은 죽은 나라”와 같다는 뉘앙스를 짙게 풍겼다. 북한의 체면을 고려해서 한 발언이지 실제로는 북한 경제가 ‘사망했거나 혼수상태’에 있다고 본 것이다. 이런 징후는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는 지난 2월에 ‘140만 톤’에 달하는 식량 지원을 호소했다. 식량 지원을 못 받으면 배급량이 반(半)으로 줄어 주민들의 고통은 배로 커진다.

주체사상은 북한 주민들의 가장 기초적인 문제인 ‘식의주’(食衣住)에서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먹는 문제’ 하나도 풀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북한은 주체사상이 인류 사상사에서 “인간의 자주적 요구와 지향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거대한 생명력을 가진 영생불멸의 사상”이라며 호도하고 있다. 사상의 생명력은 인류가 직면한 원초적인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꿰뚫어 보고 문제해결이나 개선을 위해 제시안 대안이 의미 있는 결실을 맺게 될 때 인정된다. 이런 기준으로 볼 때 주체사상의 생명력은 인정받기 어렵다.

다음은 주체사상의 ‘정당성’ 문제를 짚어보자. 북한은 지난 3월 31일 자 노동신문 논설에서 “주체사상은 인류 사상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가장 정당하고 보편적이며 생활력 있는 사상이고, 현재뿐 아니라 미래의 전 역사적 시대를 대표하는 사상”이라며 주체사상의 ‘위대성’을 칭송했다. 이어서 이런 ‘위대한 주체사상’을 만든 김일성과 이를 집대성한 김정일, 그리고 주체사상을 ‘김일성-김정일주의’로 정식화하고 온 사회를 ‘김일성-김정일주의화’ 한 김정은에 대해 무한한 ‘경의’를 표했다.

사상사적으로 인류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과 같은 ‘훌륭한 사상’도 시대적 배경과 상황이 바뀌면 그 생명력과 정당성이 약화 되고 교훈만 이어진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주체사상은 주민들에게 수령에 대한 신격화와 맹목적인 충성을 강요하고 지도자에 대한 무 조건적인 믿음과 의리 및 결사옹위를 주장하며, 사회주의 도덕과 품성 함양을 강조하면서 체제모순에 대한 개선과 개혁을 가로막는 자력갱생만 외치고 있다는 점에서 어떤 정당성도 찾아보기 힘들다. 주체사상은 ‘연대기적 오만’의 표상이 되어 주민들의 삶에 기여 하는 것은 없고 일방적인 희생과 세습 독재의 안일만 요구하고 있다.

이제 북한의 사상가들은 주체사상의 검증되지 않는 ‘유익’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지난 3대(代)에 걸쳐 나타난 주체사상의 해악과 해독을 가감 없이 들어내고 해체하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인류 사상사에서 인류발전에 기여 해온 다양한 사상들을 폭넓게 수용하여 북한 사회 발전에 과감하게 활용해야 할 것이다. 5세대 이동통신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생명력과 정당성이 소진되어 ‘목탄기관차’로 전락한 주체사상을 ‘영원한 지도 사상’으로 고집하는 것은 ‘인민 대중 중심 사회주의’와 이민위천(以民爲天)이라는 기치에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북한 주민들을 ‘목탄기관차에 저당 잡힌 화부(火夫) 인생’으로 계속 방치하는 것은 인권 차원에서도 ‘역대급’ 죄악이 아닐 수 없다.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병순 안보통일연구회 수석연구위원

          북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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