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마전고등학교]=“선생님 그것 앞잡이이잖아요?” 내가 처음 아이들에게 ‘솔루션’이라는 동아리의 활동을 말했을 때 고등학교 남자 학생들에게 들었던 말이다.

이번 년도부터 새롭게 만들어진 ‘솔루션’의 활동목표는 간단하다. 학급의 학교폭력이나, 왕따 문제를 가장 먼저 인식하고,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보고하고 예방하는 활동이다.

예전보다 학교폭력이 일어나면 학교와 교육청의 대응이 더 신속해진 것은 사실이다. 24시간이내에 1차보고를 하고, 전담기구를 열어 회의를 하고 다시 2차보고 및 3차보고까지 빠른 시간 안에 정확히 움직여야한다. 하지만 늘 사건이 일어나고 느끼는 것은 ‘막을 수 있었을 텐데’와 ‘늦었다’라는 아쉬움이다.

학생들은 이미 그 전부터 그 징후를 몸으로 느끼고 있었으며, 가장 먼저 발견하고 친구의 학교폭력을 막을 수 있는 당사자도 학교폭력예방강의를 하는 강사나, 학생 생활부 선생님이 아닌 옆에 앉은 같은 반 친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직 학생들에게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선생님들에게 알린다는 부분에서 이것은 정의롭지 못한 활동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학급의 비밀을 아무도 모르게 지켜주는 것이 남자아이들 사이에 ‘정의’로운 것이고 이것을 알리고 막는 행위는 ‘앞잡이’와 같이 ‘부정의’한 활동이라는 인식을 바꾸는 것이 이 동아리의 첫 번째 과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먼저 그들에게 ‘정의’와 ‘사명감’을 만들어주기로 했다. 동아리 활동 첫날 인천서부경찰서의 학교전담경찰관에게 연락을 해 학생들에게 교육 및 임명장을 수여식을 진행하였다. 정복을 입고 온 경찰관이 학생들에게 한명씩 이름을 부르며 임명장을 나눠주자 학생들의 표정이 변했다. 그리고 학교경찰관이 그들이 맡은 다른 누구도 할 수 없는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활동을 말해주자 처음 내가 동아리 활동의 요지를 설명했던 때와는 다른 사명감을 가지는 것이 보였다.

앞으로 ‘솔루션’동아리 학생들과 많은 활동을 할 예정이다. 일주일에 한번 학급의 상황에 대해 회의를 하고, 학교폭력관련 캠페인 활동과 청소년 상담관련활동, 지역단체방문, 봉사활동을 계획 중이다. 이것 역시 경찰서와 여러 기관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있다. 학교폭력을 막기 위해 항상 신경 쓰는 학부모님과 더불어 학교를 포함한 주변 지역 기관이 도와준다면 우리 학생들을 학교 폭력이 없는 즐거운 생활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내년에 또 이 동아리를 한다면 그때는 학생들에게서 “그거 진짜 폼 나는 일이잖아요?”정도의 대답이 돌아오길 기대해 본다.

인천마전고등학교 청소년 동아리 솔루션 담당교사 김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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