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수 기자가 만난사람_ 대한의수족연구소 이승호 소장

[서울=내외뉴스통신] 김태성 기자

<러스트 앤 본>이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는 범고래 조련사와 거리의 복서의 따뜻한 사랑을 담았다. 이 영화가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고, 칸국제영화제에서도 주목을 받은 건 단순 사랑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범고래 조련사로 등장하는 ‘스테파니’는 예기치 못한 사고로 하반신을 잃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리의 복서 ‘알리’는 그녀를 예전과 다름없이 아껴주고 사랑한다. 다리를 잃은 ‘스테파니’의 깊은 절망은 ‘알리’의 사랑으로 치유되고 새로운 삶을 꿈꾼다. 이 영화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현실세계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여전히 장애인을 향한 따가운 시선과 차별, 색안경은 단단하다 못해 건재하다. 대한의수족연구소(소장 이승호)는 이러한 현실 속에서 41년째 한자리에서 한결같은 마음으로 장애인을 위한 의수족을 만들며 주목받고 있다. 사랑으로 가득 채워진 의수족으로 행복을 전하는 대한의수족연구소 이승호 소장을 취재했다.

 

오늘날, 현대인들은 많은 위험 속에 노출되어있다. 대한의수족연구소는 이로 인한 재해 및 질병으로 신체적 장애를 갖게 된 이들에게 삶의 희망을 선물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원남동에 자리한 이곳은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오로지 양질의 보장구 개발과 연구에만 매진해왔다. 그 결과 정상부위와 구별이 어려울 정도로 미려하면서도 착용감이 편안한 제품을 생산하게 됐다. 어린 시절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의수족 만드는 기술을 익힌 지는 50년이 넘었다는 그는 장인정신과 끊임없는 혁신을 계속 이어가며 최첨단 공법의 전자의수족 개발도 눈앞에 둔 상태다. 3D프린터를 통해 전자동의수 뼈대를 제작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 중에 있는데 80%가량 완성됐다는 소식이다. 이미 이와 관련한 다수 특허 및 인증서를 득한 상태고, 약 한 달 후에는 이 전자동의수 개발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 사람의 사정과 신체특징 바탕으로 제작해

“저는 수십 년째 구상부터 제작까지 직접하고 있습니다. 의수족도 결국 어떤 분의 소중한 ‘몸’이 될 것이기 때문에 한 사람이 모든 것을 컨트롤하는 게 맞다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그 사람의 사정과 신체특징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제작을 해야 더 높은 만족도를 가져다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고객님이 가게에 방문하시면 언제, 어디서 다쳤는지부터 평소에 하는 일이 무엇인지 물어보곤 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그분에게 가장 적합한 보장구가 탄생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이승호 소장은 세심한 신경을 기울여 각종 의족, 의수, 보조기, 인조 귀, 인조 코, 인조 손가락, 인조 발가락 등을 제작하고 있다. 그의 모든 제품은 완벽한 사후관리와 A/S가 보장되어 수많은 단골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그는 그간 축적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양질의 보장구를 개발 및 공급하며 장애인 복지향상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승호 소장은 장애인 복지사업을 자신의 사명으로 알고 그 역할을 성실히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보장구에 대한 ‘의료보험 수가’ 개선되어야

“현재 양질의 보장구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듭니다. 쓸 만한 제품은 천만 원이 넘고, 최상급 제품은 수천만 원을 호가하기도 합니다. 양질의 전자동 의수족은 상당히 비쌉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장구에 대한 ‘의료보험 수가’가 올라가야 합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의료보험 수가는 10년 전과 비교하여 달라진 게 없습니다. 천만 원짜리 의족을 기준으로 할 때 의료보험공단에서 나오는 비용은 228만 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무려 800만 원 가량을 부담해야 하니 장애인분들은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승호 소장은 대한의수족연구소를 개소한 이래로 지금까지 약 900여명의 장애인에게 무료로 의수족을 제작해준 바 있다. 장애에는 국적이 불문하기에 한․베트남 문화교류 일환으로 베트남인에게도 의수족을 만들어줬다. 이처럼 국내외를 막론하고 장애인을 도운 공을 인정받아 그는 지난 2011년에 대통령 국민 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 일은 꼭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거듭 강조하는 대한의수족연구소 이승호 소장. 100년 대계를 위하여 음대를 졸업한 그의 아들은 다시 학교에 들어가 의수족 관련 학업을 마치고 현재 이 소장과 함께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너무 세세하고 꼼꼼하게 일을 잘하는 아들이 있어 든든하다”는 대한의수족연구소 이승호 소장이 앞으로도 많은 장애인에게 도움을 주는 선한 사업을 이어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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