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법은 시대를 반영합니다.

과거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우리의 어머니들은 피임에 대한 부담을 고스란히 홀로 지셨습니다.

원하지 않는 임신을 예방하기 위한 피임법은 주로 여성이 해야 했고, 1709년에는 다양한 피임 수술 방법이 개발됐습니다.

특히 배꼽수술이라고 부르는 난관결찰술을 많이 받았는데, 난관을 중앙에서 절개해 그 양쪽을 압박겸자로 압박해 결찰하는 방법입니다. 수술 후 재임신 가능성이 0.5~3.5%에 불과합니다.
 
이후 콘돔이 대중화되고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상승하면서 남성의 피임법인 정관수술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습니다.

아내와 함께 출산계획을 세운 남편들은 정관수술 시기를 고려하고, 계획을 달성한 많은 분들은 이미 시행 받기도 했습니다.

정관수술을 예비군훈련장에서 정부지원 하에 실시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결혼도 안한 총각이 분위기에 휩쓸려 수술을 받고 나중에 결혼해서 다시 복원술을 하러 오는 웃지 못 할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정관수술에 대한 오해나 두려움을 가진 분도 있는데, 사실 정관수술의 부작용은 거의 없습니다.

정액 내 정자의 비중은 약 5% 정도 밖에 안 되기 때문에 정액량의 변동도 거의 없으며, 정력에도 아무 영향이 없습니다.

오히려 수술 후 임신 부담에서 벗어난 부부가 성적으로 더 활발해지는 경향이 있죠.

특히 최근의 무도정관 수술은 통증 없이 10-15분 내로 수술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무도정관 수술이란 말 그대로 칼이 없다는 뜻으로 수술할 때 칼을 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기존의 정관 수술과 달리 음낭의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2~3mm의 작은 구멍을 내 정관을 피부 밖으로 노출시킨 후 정관을 차단합니다.

때문에 봉합하는 부위가 적거나 없어서 수술 후 실밥을 제거할 필요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제 아내의 손에 이끌려 오시는 남편 분들은 이제 염려마시고 전문의의 손에 맡기기 바랍니다.

이제 피임은 아내를 위한 남편의 배려입니다.

 

정현직 강남연세비뇨의학과 원장

내외뉴스통신, NBNNEWS

기사 URL : http://www.nb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67017

저작권자 © 내외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