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내외뉴스통신] 박원진 기자 = 조선시대의 탐관오리들은 떠나기전 자신의 폭정을 감추기 위한 수단으로 백성들을 갈취해 송덕비를 세우게 했다.

 

구미시 신평동 산에 세워진 “갈뫼루”는 지난 2016년 전 구미시장이 6억원을 들여 건립한 누각이다.

누(樓) 앞에는 넓은 지산들이 펼쳐져 있고 낙동강과 건너에는 양호동의 산천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그야말로 풍광이 수려한 위치다.

주변의 풍광과 달리 건립할 때 기(記)한 현판을 읽다 경악을 금치 못했다.

마치 왕이 어린(어리석은) 백성들에게 선정을 베풀었다고 자랑질(?)을 하는 듯한 송덕비(?) 현대에, 이 21세기에....전자산업도시 구미시에....

고서에서 빌려온 어휘들로 채운 현판의 내용은 나는 이 땅의 지배자요 너희는 나의 은혜를 받아야 하는 가혹한 행정을 해도 말 한마디 할 줄 모르는 어리석은 백성이다. 라는게 기자가 받은 느낌이다.

 

“은혜로운 행정을 펼치지 않았는데도 시민이 사랑하고 가혹한 행정을 쓰지 않았는데도 시민이 두려워하여 모든 일이 닦아지고,,, 중략.....시민들과 누에 올라 옛이야기를 하고.... 하략...”

글은 사람의 사고를 비추는 거울이다. 지문과도 같다고나 할까? 현판에는 글쓴이의 지극히 오만하고 비민주적인 사고가 엿보인다. 자신이 통치(痛治)했다고 착각한 시대의 치적(峙積)을 기리 보존하고자 한것인가?

존경이나 위엄은 자신이 세우고 싶다해서 세워지는게 아닌 행한 것의 결과일 따름이다.

21세기 누구보다 스마트한 전자산업도시에서 대의민주주의에 역행하는 듯한 내용의 현판이 걸려있다.

이것도 지난 시대의 흔적이니 남겨두어야 하는 것인가? 깨어있는 구미시민들이 느껴야 할 자괴감이 무겁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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