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다음으로 존경하는 분들 선생님. 저도 아이들에게 꿈을 주는 멋진 선생님이 될래요.”

[안동=내외뉴스통신] 조영민 기자 = 대화는 소통이다. 누군가를 알고, 누군가와 교류하며 더불어 살기 위해 말은, 대화는 없어서는 안 될 도구이다.

태초에 한 말을 썼던 그때로부터 나라에 따라, 민족에 따라 각기 다른 언어와 몸짓으로 소통하는 오늘날까지, 말은 누군가에게는 생존이었고, 또 누군가에게는 미래였다.

소년 역시 그 말에, 언어에 자신의 꿈과 미래를 실었다.

“저는 세계인이 되고 싶어요. 세계 무대에서 저의 가능성 전부를 실험해 보고 싶어요. 때론 실패할 수도 있고, 그로 인해 때로는 좌절할 수도 있겠지만 괜찮아요. 전 아직 어리잖아요.”

그저 말이 좋았다. 외국인들과 거침없이 대화하는 이들이 부러웠다. 조금은 생경한 이들과의 대화, 그들을 통해 마주한 미지의 세계를 향한 동경, 소년 이재문에게 그것은 어느새 꿈이 되었다.

하지만, 소년이 꿈을 꾸기에 대한민국의 작은 지방 도시는 대도시에 비해 모든 것이 부족하다. 노력만으로는 벅찬 현실, 그렇다고 꿈을 포기할 순 없다.

“I can accept failure, everyone fails at something. But I can’t accept not trying.(나는 실패를 받아들일 수 있다. 모두가 무언가에 실패한다. 하지만 나는 노력하지 않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 Michael Jordan(마이클 조던)

노력이 모든 것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노력조차 하지 않으면 무엇도 이룰 수 없음을 알기에 소년 이재문은 매 순간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알지 못했던 새로운 말을 알게 되었을 때의 감격, 무언가를 성취했다는 희열. 그리고, 새로운 말로 세계인들과 소통하며 새로운 문명을 만날 설렘. 이재문에게 영어는 그런 것이다.

이재문은 어른이 되면 꼭 세계여행을 보고 싶다.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배움으로써 얻는 희열을 다른 이들도 알게 하고 싶다. 그래서 그의 꿈은 영어교사이다.

“저는 영어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제가 부모님 다음으로 존경하는 분들이 선생님들이시고, 제가 좋아하는 과목이 영어니까 둘을 합치면 영어 선생님이잖아요. 제가 존경하는 부모님은 저도 언젠가 될 것이고, 영어 선생님이 되어 저도 학생들에게 존경받는 존재가 되고 싶어요. 멋지잖아요?”

사실 이재문에게는 어린 시절 트라우마가 있다. 그래서 말하기가 두렵고, 대화가 무서웠다. 하지만 언제까지 두려움에 갇혀 미래를 발목 잡을 수 없었다. 용기를 내요 했고, 용기를 위한 계기가 필요했다. 어느 날 선생님이 권한 ‘제11회 한국유네스코 경상북도협회 ENGLISH SPEECH CONTEST’ 참가.

처음에는 너무도 싫었다. 창피당하는 것이 싫었고, 잘 해낼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을 알았기에 이재문은 참가를 결심했다.

스스로 주제를 정하고 대본을 썼다. 매순간순간 자신의 꿈을 생각했고 용기를 냈다. 대회 당일, 이재문은 금상 수상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리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수상 직후 이재문은 “부모님께 감사합니다. 선생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오늘의 이 기쁨은 모두가 부모님과 선생님의 응원 덕분입니다”라고 소감을 밝히며 “특히, 늘 한결같이 모두를 사랑으로 감싸주시는 선생님들의 가르침으로 공부에 흥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훌륭하신 선생님들과 우정 넘치는 친구들, 우리 안동 경일고등학교의 자랑입니다”라고 학교와 선생님, 친구들에 대한 사랑을 나타냈다.

이러한 이재문의 늠름한 모습에 부모는 “우리 재문이가 너무 자랑스러워요. 제대로 뒷바라지도 못했는데 공부가 좋아서, 영어를 좋아해서 이렇게 장한 결과를 올리니까 너무 대견스럽고 기뻐요”라며, 아들이 스스로 이룬 작은 성취에 감격했다.

그런 부모의 기쁨이 이재문에게는 또 다른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재문에게 다시 한번 꿈을 물었다. 이재문이 답했다.

“전 영어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아이들에게 더 넓은 세상을 가르치는 선생님, 존경받는 멋진 선생님요. 그 전에 제자신을 먼저 성장시켜야겠죠? 그래서 저는 저 스스로를 사랑하는 멋진 삶을 살고 싶어요.”

멋진 사람 ‘이재문’의 꿈을 응원해 본다.

※ 안동 경일고등학교는 고(故) 운암 권태인 선생이 “국가와 민족에 공헌할 인재양성”을 이념으로 1972년 3월 1일 개교했다.

‘진실, 능력, 실천’을 교훈으로 개교한 이래 오늘날까지 1만 5000여 명의 인재를 배출했다.

‘경일(慶一)’이라는 교명은 경상도에 소재하는 중·고등학교 가운데 지, 덕, 체 모든 면에서 가장 뛰어난 인재를 양성하는 배움의 터전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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