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관리부실이라기 보다는 운이 나빠서거나, 오비이락(烏飛梨落,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과 같은 경우가 아닌가 싶다”

[고양=내외뉴스통신] 김경현 기자 =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에 사는 A씨는 지인 병문안을 위해 지난 5월 27일 국립암센터(원장 이은숙, 고양시 일산동구 위치)를 찾았다 의자 다리가 부러지면서 뒤로 넘어져 대리석 벽면에 머리를 심하게 부딪치는 안전사고를 당했다. 이후 이틀 뒤 심한 두통이 찾아와 암센터 측에 사실을 알렸고, 내부 확인절차(당시 cctv 확인 등)를 거친 뒤 A씨에게 연락이 왔으며 검사와 보험회사(국립암센터 안전사고에 대한 계약관계)를 통한 보상처리에 관한 설명이 있었다.

문제는 A씨가 검사를 위해 국립암센터를 방문한 6월 4일 건장한 체격의 암센터 측 직원들이 A씨를 따라다니면서 더욱 크게 번졌다. A씨는 암센터 관계자 2명이 따라다니는 것에 감시받는 듯한 느낌 때문에 초조함마저 들어 “왜 자꾸 따라다니느냐. 감시하는 거냐. 이건 인권침해에 해당되니 따라다니지 말라”고 요청했으나, 병원 관계자는 30여 분간 계속 따라다녔고 A씨는 결국 경찰에 신고하기에 이른다. 현재 고양시 일산동부경찰서에서 관련 신고에 대해 조사 중이다.

또한 A씨의 제보를 받고 전화를 한 기자에게 국립암센터 관계자는 ‘예, 예, 예’라는 무성이한 답변에 이어 “가족도 아닌데 왜 자꾸 물어보느냐”며 급기야 “어디서 기자를 그런 식으로 배웠느냐”는 등의 고압적인 말투와 인신공격 발언을 서슴없이 한 뒤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며 다짜고짜 전화를 끊어버리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들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국립암센터 시설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운영지원팀 책임자와 인신공격 발언을 일삼았던 관계자에 대한 지휘·감독 책임이 있는 적정지원팀 책임자를 만났다. 먼저 운영지원팀 책임자는 “직원 두 사람이 따라다닌 건 혹시라도 A씨가 우발적인 행동을 할까 싶어서 였다”고 밝혀, A씨가 암센터 측의 응대에 언짢아 언성을 높였다손 치더라도 따라다니지 말라고 요청했음에도 계속해서 따라다니는 건 A씨로 하여금 감시 받는다는 느낌을 충분히 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묻자 “A씨가 그렇게 느꼈다면 그건 오해다. A씨가 병원 절차에 불만이 있어 조금 흥분한 것 같아 혹시라도 있을 수 있는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 따라다닌 것 뿐”이라는 일방적인 주장을 펼쳤다.

애초에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립암센터 내부 시설물이 제대로 관리됐다면 A씨와 같이 안전사고를 당하는 일은 없었지 않겠느냐고 질문하자, “나도 가끔씩 휴게실 의자에 앉아 본다”며 “그건 관리부실이라기 보다는 운이 나빠서거나, 오비이락(烏飛梨落,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과 같은 경우가 아닌가 싶다”고 말해 관리부실에 대한 책임을 전면 부인했다.

더해 기자의 질문에 무성의한 답변을 넘어 ‘기자를 어디 그렇게 배웠느냐’는 인신공격 발언을 서슴없이 했던 관계자에 대해 적정지원팀 책임자는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다보니 본의 아니게 말실수를 한 것 같다”며 “교육을 하도록 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국립암센터 운영에 있어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관계자들의 답변을 정리해보면, ‘관리 부실은 없으며 안전사고는 운이 나빠 생긴 것이고, 말실수는 교육하면 그 뿐’이라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관계자들과의 답변을 통해 기자가 느낀 것은 20여 년 전 행정기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무사안일·천하태평·안하무인’의 전형이었다. 서비스 질 개선으로 현재의 행정기관에서조차 찾아보기 힘든 공직자들의 구태를 국민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서비스 공공기관, 그것도 지난해만 손실분 340여억 원을 국민혈세로 보전했고 현재는 국비로 대규모 증축 공사를 하고 있는 국립암센터에서 마주했음이 믿겨지지 않았다.

국립암센터 관계자들의 행태는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공공기관을 비롯한 공무원 30만 명 추가 채용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 더 나은 대국민 서비스를 위해 추가 채용이 필요하다면 무엇보다 공공기관에 대한 경영혁신이 선행돼야 한다. 이처럼 공공기관에 ‘무사안일·천하태평·안하무인’이 판치는 가운데 추가 채용은 더 큰 국민혈세의 낭비를 불러올 뿐만 아니라, 자칫 국가적 비극을 초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A씨는 현재까지도 단 한 명의 국립암센터 관계자로부터 사과의 말을 들은 바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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