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뉴스통신] 2016년 3월 초로 기억된다. 제20대 총선 국회의원 예비후보(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로서 지역구 활동을 하고 있던 날, 한 기자로부터 "선거사무소 근처로 갈테니 오늘 저녁식사나 같이 하자"며 전화가 왔다.

당시 필자는 "어쩌지요, 후보 일정대로 지역구를 순방하다가 김밥 등으로 간단하게 저녁식사를 해결하기 때문에 식사는 좀 힘들 것 같은데요"라며 정중히 거절했다.

그러자 "저녁에 선거사무소로 몇 시쯤에 돌아오느냐? 그럼 우리끼리 먼저 저녁식사하고 있을테니 잠시 와서 인사나 나눴으면 좋겠다"며 "꼭 소개해 줄 사람이 있다"고 했다.

평소 친분이 있는 그 기자의 제안에 결국 밤 9시가 훌쩍 넘어 선거사무소 근처의 한 식당을 찾았다.

말끔하게 양복을 차려입는 한 중년의 신사가 앉아 있었는데, 그 사람이 기자가 말했던 '소개해 줄 사람'임을 피부로 직감할 수 있었다.

필자를 만나자, 기자가 맞은편으로 자리를 자연스럽게 옮겨 필자가 두 사람을 동시에 마주보는 상황이 됐다.

그 신사가 건네준 명함을 받고선 순간 필자도 모르게 얼굴이 일그러졌다. 당시 명함에 적힌 그의 소속과 직책은 요진개발의 A임원이었다.

당시 국회의원 예비후보의 이름이 선명히 박힌 선거용 점퍼를 입고 있었던 지라 얼마나 당황스러웠는지 모른다.

"이 사람도 분명 고양시에서 필자의 이름 석 자는 이미 들어봤을 것이고, 그렇다면 당시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성 전 고양시장과 요진개발의 관계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있었음을 익히 잘 알고 있었을텐데, 왜? 지금 필자를 밤중에 선거사무소 앞까지 찾아왔을까? 혹시 무슨 제보라도 하려는 것일까?" 짧은 시간동안 별별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그렇게 서로 탐색전을 계속 이어나가다가 결국 요진개발 임원이 먼저 말을 꺼냈다. "조대원 후보님! 저희 요진개발 그렇게 나쁜 회사가 아닙니다. 그러니 살살 좀 해주세요"

이렇게 말을 하며 만면에 웃음 한가득인 요진개발 A임원을 보며, 혹시나 했던 필자는 격한 허탈감을 맛보아야만 했다.

또 '믿었던 기자가 알고 보니, 이런 업계 사람이나 소개시킨다?'란 생각이 들어 차마 분노를 감출 수 없었다.

당시 필자는 요진개발 임원에게 이렇게 힘주어 말했다. "제가 국회의원이 되려고 하는 이유가 뭔지 알고 계십니까? 국회에 입성하면 제일 먼저 국회 정론관에서 요진개발, 학교부지 특혜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면서 검찰에 요진개발 압수수색하라고 강력히 촉구할 것입니다"

필자는 두 사람에게 이렇게 말했고,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그러자 얼마 뒤 그 기자가 필자에게 다급하게 전화를 해서 "조 후보가 이렇게 해버리면 자신의 얼굴은 뭐가 되나?"고 화를 내기에 "그러니 애초부터 그런 업계 사람과 식당에서 만나서 해선 절대 안 되지요. 선배님! 국회의원 예비후보와 요진개발 임원의 저녁식사 주선이 말이나 됩니까?"라며 응답했다.

그 당시에는 소위 '김영란법'도 없었고, 고양시 일산서구 국회의원 예비후보로서 지역구에 산적한 민원을 접수하느라 한참동안 잊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해 한 지인으로부터 해외연수를 동행한 요진개발 직원이 골프 라운딩을 제의했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주마등처럼 필자의 머릿속에 그날이 다시 떠올랐다.

"요진개발이라면,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인사들을 대상으로 충분히 '접대 로비'를 시도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만감이 교차했다.

요진 와이시티(Y-City) 학교부지 부당 포기와 건물 2만평 기부채납 축소에 얽힌 각종 특혜 의혹들은 수천억 원의 천문학적인 이득과 맞물려 있다고 본다.

그래서 요즘 고양시의 시민사회와 일부 언론은 '요진게이트' 또는 '요진사태'라 부른다.

시민운동가 출신 정치인으로서 요진사태의 실체적 진실을 꼭 밝혀 잃어버린 105만 고양시민의 행복을 하루 빨리 되찾아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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