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뉴스통신 칼럼] 변화가 필요한 시대다. 특히 최근에는 노동시장에서의 일하는 방식과 문화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유는 바로 일하는 시간이 길수록 성과가 높아진다는 오래된 공식이 조금씩 깨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노동의 성과를 좌우하는 요인에는 노동시간, 기술력, 숙련도 등 다양한 것들이 있다. 그리고 그동안 이중 가장 중요한 요인은 단연 노동시간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른 모습의 노동시장이 우리를 맞고 있다. 과거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노동시간이 곧 성과였다면 지식산업과 서비스산업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그러한 공식이 성립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OECD 발표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2,163시간으로 34개 회원국 중 멕시코 다음으로 두 번째로 나타났다. 이를 과거 공식에 대입한다면 그만큼 생산성 즉 성과가 높아야 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우리나라 일자리의 생산성은 OECD 회원국 중 28위로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낮은 생산성과 성과는 결국 낮은 보상과 직결된다. 그래서 우리 사회는 가정에 충실해야 할 시간까지 일부 포기하면서 오랜 시간 일을 하고 있지만, 삶의 질이 나아지고 있다는 체감도는 매우 낮으며, 결국 일이나 가정 모두에서의 만족감이 그다지 높지 않은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일하는 방식과 문화에도 새로운 패러다임과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다. 따라서 정부는 창조경제를 핵심 기조로 일과 삶의 균형을 통해 기업의 생산성과 국민의 행복지수를 함께 높이기 위하여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바꾸는 것을 중요 사업으로 선정 총력을 기울여오고 있다.

금년 초 국무회의를 통해 관계부처 합동 일하는 방식·문화 개선을 위한 캠페인 추진계획이 발표된 데 이어 일과 가정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일家양득’이라는 애칭을 달고 대국민 선포식이 개최된 것도 이러한 움직임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정부는 일하는 방식·문화 개선을 위한 주요 실천분야로 근무시간 중 생산성 높이기, 유연 근무나 휴가사용 늘리기, 불필요한 야근·회식 줄이기, 육아 부담 남성·기업·사회 나누기, 알찬 여가 및 자기계발기회 늘리기 등 크게 5개 분야를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기업의 공감대 형성과 자발적인 참여유도를 위해 지난 6월 ‘일家양득’ 매뉴얼도 발간·배포한 바 있다.

이러한 움직임이 노동시장의 근로 문화를 획기적으로 개선시키고 근로자 즉 국민 개개인의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는 초석이 될 수 있다는 것에는 많은 부분 공감대도 형성되었다.

다만, 현재 우리나라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 열악한 기업 여건 등을 고려한다면, 법과 제도의 개선과 더불어 정책적·조직적·문화적·개인적 차원에서 다각도의 공감과 변화가 함께 요구된다. 즉 어느 한 방향의 입장보다는 사회·기업·개인이 서로 윈윈(Win-Win) 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최근 지역별 노사민정협의회 등을 통해 일家양득 캠페인의 중요성을 적극 알리고 관심과 참여를 당부한 것도 이러한 전략을 모색하는 과정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일하는 방식·문화 개선에 대한 기업 현장에서의 어려움은 많은 부분 이해가 된다.

하지만 범국민적 캠페인을 통해 우리 사회의 인식과 행동이 조금씩 바뀌고, 균형 잡힌 일·가정·여가 문화가 창조경제를 낳고 이것이 곧 기업의 생산성과 국민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다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사회적 공감과 참여를 지속적으로 유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공감과 참여가 곧 국가경쟁력은 물론 국민 행복의 시작이고 새로운 도약의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 사회가 꼭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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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림

성신여대 경영학과 졸업, 서강대 대학원 석사.
고용노동부 대구북부지청, 성남지청, 의정부지청, 안산지청장을 거쳐 現 고용노동부 안양지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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