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태산이다. 장탄식이 나온다고 한다. 우리 군에 대한 이야기다.

북한 목선의 삼척항 입항 귀순 사건 은폐 축소로 비난받았던 군(軍)이 이번에는 서해 군 기지 해군 2함대사령부 탄약 창고 부근에서 거동 수상자를 발견하고도 놓친 사건을 덮기 위해 무고한 병사를 허위 자수시킨 사실이 12일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해군에 의하면, 지난 4일 오후 10시 2분 해군 2함대사령부 탄약 창고 근처에서 신원 불명의 거동 수상자를 근무 중인 경계병이 발견했다. 거동수상자는 초병의 세 차례 암구호에 응하지 않고 도망쳤다. 모자를 쓰고 가방을 멨다는 이 수상한 거동자는 도주하면서 랜턴을 2~3회 켜기도 했다는 것이다.

해군은 이날 부대 방호 태세 1급을 발령하고 기동타격대와 5분 대기조 등을 투입해 수색에 나섰지만 검거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후 해군2함대 영관급 장교가 이를 은폐하기 위해 아무 관련 없는 장병에게 허위 자수를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으로 많은 인원이 고생할 것을 염려한 상급자가 부대원들에게 허위 자수를 종용했고, 한 병장이 자원해 허위 자백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허위자수를 한 병장이 2함대 헌병대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자수를 종용한 장교가 “누가 자수해주면 상황이 종료되고 편해질 거 아니냐”고 해서 손을 들었다는 것이다.

군은 지난 12일 해군 2함대 허위자수 사건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도 “사건을 알리는 과정에서 은폐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삼척항 북한 목선 입항 귀순 사건 은폐 의혹 사건이 일파만파 논란이 확산되며, 군 최고수뇌부 책임론이 일었던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날 병장에게 허위 자수를 종용한 영관급 장교의 개인적 잘못으로 미루는 듯 보였다. 군 기강 해이가 도를 넘어섰지만, 수뇌부는 여전히 책임지려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

이미 지난 북한 목선 입항 사건에 대해, 한 예비역 해군 장성은 자신의 유튜브 방송을 통해, 사건이 발생한 6월 16일 이후 10일이 지난 상황에서까지도 “군과 청와대가 이 사건에 대한 제대로 된 사실 조사 결과도 발표하지 않고, 거짓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목선의 출항지는 함북 경성이 아니라, 문재인항”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인식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목선에 대해서도 “공작선인지 어선인지 알 수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군은 삼척항 목선 입항 사건 때도 애초 보고시 ‘삼척항으로 명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삼척항 인근'이라는 표현으로 수정된데 대해 이것이 누구로부터 나왔느냐는 질문에 끝내 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일선 경계부대인 23사단장과 8군단장을 징계했다. 이 때문에 도마뱀식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었다.

이 사건으로 경계를 섰던 병사는 자살했다고 보고된 죽음으로 삶을 종결했다. 비난을 견디지 못한 자살로 전해졌다.

이번 거동수상자 탄약창고 접근 사건에 대해서도 목선 사건 이상의 의혹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군 기강해이와 수뇌부의 무책임에 대해 이미 군수뇌부 경질을 넘어, 군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국정조사 필요론까지 논란은 거세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1월 사상 초유의 육군참모총장과 청와대 행정관의 독대 사태 및 장성 인사 서류 분실 사건이 일어났을 때도 30대 행정관의 사임으로 사태가 마무리됐다.

맹세희 기자 sehee1113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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