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내외뉴스통신] 손상훈 기자 = 우리나라 총 출생아수는 2010년 47만 171명, 2012년 48만 4550명, 2014년 43만 5435명, 2016년 40만 6243명으로 2012년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특히 2018년에는 32만 6900명으로 전년대비 3만 900명(-8.6%)이 감소됐고, 2008년 46만 5892명을 기준으로 하면 약 10년 만에 13만 8992명이 줄었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는 저 출산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엔젤 산업(Angel Industry)이라 불리는 어린이 관련 산업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과거에는 여러 명의 아이들에게 분산지출 되던 현상이 소수의 자녀에게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을 반영하듯 ‘골드키즈(황금처럼 대접받으면 자라나는 어린이)’ ‘에이트포켓(여덟 명의 주머니란 뜻으로 양가 조부모·부모·삼촌·이모 등 8명이 한 명의 아이를 챙긴다는 뜻)’ 등의 신조어가 생겨나기도 했다.

자신의 자녀에게 최선의 돌봄을 선사하고 싶은 부모들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그 시장이 커진 것이다. 오늘은 이런 사회현상을 미리 예측하고 유아용품 전시회를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베이비페어의 기획자를 만났다.

자기소개

저는 주식회사 베페에 전무로 근무하고 있는 강신동이다. 저희 회사는 베이비페어라는 유아 관련 전시회 주체 및 운영 그리고 유아전문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저희는 약 120만 명 정도의 유효 회원수를 보유하고 있는 육아관련 토탈 마케팅 서비스 회사다.

어떤 일을 하나?

유아용품관련 전문 브랜드들이 신상품을 출시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할 때, 저희는 신상품이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하기 위한 홍보 및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영 유아관련 체험관 운영과 아기 엄마들을 위한 태교 콘서트나 문화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처음에는 유아관련 전시회 운영사로 출발해서 지금은 베이비 마케팅 전문회사로 발전하고 있다.

이 일을 하게 된 계기는?

2000년에 베이비페어가 처음으로 개최 됐다. 그때 제가 막 결혼도 했고, 자녀 계획도 준비할 겸, 아내와 같이 전시회를 보러 갔다. 처음에는 소박하고 아담한 작은 전시회였다. 하지만 타깃도 확실하고, 관람객도 많았고, 업계 초년병 이었지만 느낌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그 이후 지속적으로 시장 조사 및 정보 수집을 하면서 관심 있게 지켜봤다. 그리고 2002년에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에서 전시 담당자로 일 하면서 업무를 배우고, 다양한 조직경험을 통해 전시업무에 대해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었다. 그리고 2004년에 베이비페어에 합류해서 이 일만 벌써 15년째 하고 있다.

현재 유아 전시 시장 현황은?

2000년대 초만 해도 약 60만 명 정도의 신생아들이 태어났다. 하지만 작년에는 약 33만 명 정도 태어났다고 하니 신생아수가 절반 정도로 줄어든 셈이다. 출산율 저하는 단순한 유아 시장의 문제를 넘어 국가적으로도 치명적인 문제다.

특히 인구 감소 시점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또 유사 중복 전시회가 100개가 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쟁 업체들은 늘어나는데, 관람객은 줄고, 당연히 참가업체들의 성과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비록 경쟁이 심해지고 시장의 크기도 많이 작아졌지만 저희들은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각도로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예를 들면?

과거에는 B2C, 다시 말해 일반 소비자분들만을 위한 전시였다. 하지만 출산율도 줄어들고, 여러 경쟁 전시가 생기면서, 지금은 과거만큼 참가업체들의 성과가 높지 않다. 그래서 저희는 3년 전부터 해외 바이어들을 초청, 수출상담회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 유통 바이어 및 백화점이나 온•오프라인 전문 MD분들을 초청, 각각의 브랜드들과 연결시켜드리는 일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와 함께 해외 유명 전시나 베이비쇼에 참여해 해외수출을 목표로 하는 국내 브랜드를 지원하고 있다. 저희처럼 민간회사에서 자체 비용을 들여, 브랜드의 수출을 지원하는 회사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당장의 수익이 나는 건 아니었지만, 저희는 이런 과정을 다 투자라고 생각했다. 이 어려운 시기에 이 정도로 버틸 수 있는 건 바로 그 때문이다. 고객들의 평가는 정직하다. 다시 말해 성과가 없다면 전시회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 만일 그런 지원프로그램을 게을리 했다면, 아마 저희도 굉장히 어려웠 것이다.

보람이 있다면?

전시회를 하는 날이면 몇 시간 전부터 긴 줄을 서서 기다려주시는 힘든 수고를 해주시는 부모님들이 정말 많다. 고품질의 검증된 제품을 시중보다 저렴하게 만나보실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그렇기도 하겠지만, 그 동안의 저희 노력을 이해해 주시는 것 같아 “더 열심히 잘 해야 되는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 브랜드 측면으로는 새롭게 시작하시는 분들이 (저희는 전문 통역 및 바이어 미팅을 다 지원해 드리거든요) 베이비페어에 나와서 객관적인 시장의 평가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 매출과 해외수출이라는 성과를 올리시고, 저희한테 찾아오셔서 고맙다고 말씀해주실 때가 가장 큰 보람이다.

남은 과제가 있다면?

새로운 것에 대한 다양한 시도! 기획자가 해야 할 일이 많을수록 전시는 더 발전할 수 있다. 외국 바이어들이 비즈니스 상담과 함께 눈앞에서 소비자의 반응을 함께 볼 수 있는 전시는 베이비페어가 유일한 것 같다고 말해주었다.

B2B와 B2C의 결합, 문화 행사 및 교육과정 개발 그리고 어워드까지! 기존 시장에 머무르거나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전시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접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업자와 소비자의 정서적인 공감대를 만들고 키워서 유지시켜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아산업은 단순한 비즈니스가 아니다.

기업과 소비자라는 양분된 관계가 아니라 우리가 아이들을 함께 키우고 돌본다는 비즈니스 이상의 가치관을 부모님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을 때, 단순한 전시 산업을 넘어,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인터뷰를 요청한 이유는 단순하다. 기업의 1차적인 목적은 수익의 창출이다. 하지만 그것이 마지막 종착지는 아닐 것이다. 공연, 음악, 미술 같은 예술만이 문화가 아니다. 기업에도 기업문화라는 것이 있다.

이는 한 기업의 미래를 예측해 볼 수 있는 기준점이 된다는 것에 있어 매우 중요한 가치라 할 수 있다. 우리가 태어나서 살아가고 다시 그 대를 이어가는데 있어, 그 출발점에서 필요한 양질의 제품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그런 일을 비즈모델로 선택한 회사의 기업문화가 여느 기업의 그것과 다르다는 것 그리고 그 리더와 구성원들이 부모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로 채워져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나라에서는 많은 세금을 지출하고, 여러 분야에 걸쳐 제도를 정비하고, 다양한 지원을 통해 출생률을 높이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 성과가 크지 않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아메리카 인디언 속담처럼 나라, 기업, 그리고 우리 모두가 부모의 마음으로 함께 아이를 생각하는 문화를 먼저 만들어 간다면 출생률 문제는 지금보다 조금은 더 빨리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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