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30일 한국과 미국, 북한 세 정상의 ‘판문점 깜짝 회동’을 놓고 북한 비핵화와 관련하여 긍정적인 평가와 부정적인 평가가 혼재되어 있다. 우선 당장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저지시키고 핵을 동결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북한 비핵화’를 실질적으로 진전시킬 만한 내용이 없었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 북미 양자가 하노이 회담결렬 이후 교착상태에 있는 북미(北美)간 실무회담의 재개를 박장대소하며 공표했지만 큰 기대를 걸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북한 입장으로 보면 ‘정상회담’을 활용하여 2018년 한해를 아무런 비핵화 조치 없이 시간벌기에 성공했다. 올해 역시 ‘정상회담’으로 반절의 시간벌기에 성공했고, 북한의 이런 ‘어벌쩡 전술’은 적어도 미국 대선이 있는 내년 11월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한 이후 3년의 세월이 북한 편으로 흘러가게 되는 것이다.

미국 조야에서도 ‘6.30 북미 정상의 판문점 깜짝 회동’에 대한 평가를 놓고 부정과 긍정을 오가는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이들 평가는 대략 북미(北美)간 긴장고조 분위기를 차단하고 북한의 추가 도발을 저지시키며 교착상태에 빠진 북한 비핵화 실무협상을 재개하기로 한 것을 의미 있게 평가하고 있는 한편, 북한 비핵화와 관련하여 진전된 내용이 없는 회동으로 미국의 국익을 해칠 수도 있다는 비판도 거세다. 하지만 미국 내 관심은 여기 까지다.

문제는 한국이다. 판문점 3자 깜짝 회동의 착시효과로 인해 북한 핵의 긍정적 변화가 전혀 포착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에 궁극적인 평화가 정착되기라도 한 양 ‘과잉 평화’ 팔기가 횡행하고 있다. 북한의 공식 매체들은 한국의 중재자 역할론을 연일 비난하고 있고, 북한 비핵화 필요성을 언급하거나 주장하는 자에 대해서는 더는 상종하지 않겠다고 선을 긋고 있으며 그가 대통령이든 장관이든 상관하지 않고 ‘민족 배신자’라며 날 선 비난을 퍼붓고 있는데도 말이다.

또한 북한은 천하제일 강국이 되었다며 대(對) 주민 선전공작을 요란하고도 집요하게 전개하고 있다. 핵 무력을 갖춘 전략 국가로서 자력갱생을 통해 승승장구할 수 있는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이다. 밥 몇 숟갈 더 먹자고 외부에 지원을 기대하는 것은 목숨을 외세에 내주는 것이라며 굶어 죽더라도 핵 무력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각오를 내비치고 있다. 자주와 자립경제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얼마든지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자기 최면을 걸고 있다.

북한은 지난 7월 8일 김일성사망 25주기 기념 노동신문 사설에서 김일성과 김정일의 유훈 통치를 극찬하고 대를 이어 실천할 것을 다짐했다. 두 사람의 공통된 유훈은 ‘수령의 대를 잇는 것’과 ‘핵무기를 갖는 것’이었다. 이들의 대남(對南) 유훈은 주한미군 철수와 북한 주도의 한반도 통일로 전해졌다. 북한의 현재 경제 사정과 대외실정을 고려할 때 이들의 대남(對南) 유훈이 현실로 다가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러나 북한이 핵 무력을 공식적으로 보유하게 된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우리에게 북한의 비핵화를 이뤄내야 하는 사명이 여기에 있다. 북한 비핵화가 한 치도 진전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회담 몇 차례를 진행한 것을 놓고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된 양 호도해서는 안 된다. 더욱이 종전선언이나 평화체제가 구축된 것처럼 국민을 속여서도 안 된다. 판문점 깜짝 회동은 분명 정치적 이벤트로서 그 자체의 의미를 갖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진전으로 연결되지도 않았고 한반도의 궁극적인 평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어떤 징후도 파악되지 않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의 안보를 허물고 무장을 해제해도 될 것 같은 인상을 주는 평가나 행위들은 자제되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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