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내외뉴스통신 ] 맹세희 기자 = 안타깝게도 우리만 일본을 싫어하고 미워하는 것이 아닌가 보다.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특혜우방국가에서 제외하고 주요 수출품목에 대한 제재를 하겠다고 자국 내 여론조사를 한 달 가까이 했다고 한다.

그 결과는 일본인들도 지금의 한국에 대해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국가 제외와 수출 규제에 대해 절대적으로 찬성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민의 의견을 확인하는데 평소 다른 정책에 대한 국민의 의견은 10여건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사안에 대해서는 4만여건의 국민의견이, 그것도 찬성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일본의 심각한 분위기가 감지될 만 한 상황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반일을 넘어 혐일에 수준에까지 이르고, 경우에 따라서는 광기가 아닌가 불안하기까지 할 정도다.

최근 이영훈 교수는 ‘반일 종족주의’라는 책을 발간했다. 우리 사회의 반일감정이 민족주의라는 좀더 품격있는 수준보다 훨씬 저급한 수준의 종족주의라는 비판이다.

민족은 같은 영토에서 태어나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같은 생활관습과 외모를 지닌 공동체 집단으로 동질감이 강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세계사를 돌아보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는 사실도 자주 발견된다. 유럽국가들은 혈연적으로 민족을 따지기 어려울 정도로 섞였다.

심지어 자기들 공동체 사회의 안전을 위해 이민족 타민족으로부터 왕이나 왕비를 데려오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덕이 있는 제왕이 있으면 찾아가 보호를 요청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 댓가로 세금을 지불하고 혼인관계를 맺었다.

우리 한국인들의 반일감정은 역사상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강하다. 친일이라는 말을 하기가 어렵고, 친일 딱지를 붙여 낙인을 찍으면 개인의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급격히 제한당하기 쉽다. 생계를 위협받기도 한다.

미국으로부터 핵공격을 당한 일본은 미국과 우방관계를 통해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고 번영과 안전을 지켜왔다. 미국인들의 진주만 폭격의 트라우마도 만만치 않았다. 그래도 그들은 서로의 과거사를 극복함으로써 서로를 극복하고 상생상존의 길을 열어 공동번영의 길을 갔다.

한일관계도 지금까지 이러한 선례를 따라 이성적인 수준의 반일감정을 가지고 일본과 경쟁하면서 한국은 오늘 세계 강소국으로서 주목받는 입지의 국가로 커왔다.

그런 아름다운 역사가 지금 훼손당하고 송두리째 무너지려는 위기에 직면했다.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는 우리나라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국가로서 특혜를 누리고 지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물론 좌파적 사관으로는 이는 제국주의 침탈의 역사이며, 종속이론에 의해 수탈당한 관계로 규정되기도 한다.

과연 그런지는 2차대전후 독립한 수많은 국가들 가운데 한국만큼 눈부신 발전을 한 나라의 사례가 있는지 살펴보면 된다. 아쉽게도 거의 없다.

반일 민족주의인지 반일 종족주의인지, 가끔씩 돌아볼 필요도 있다.

부모형제끼리도 이해관계가 엇갈리면 돌아서는 인간의 현실에서, 민족을 내세워 국가사회공동체를 끝모를 바닥으로 추락시키는 것은 권력을 위임받은 집단이 할 일은 아닌 듯하다.

자기만의 생각이 옳고 선이고 정의이고 진실이라는 독선과 오만과 아집은 어디에 근거를 두고 있는지 모르겠다. 정작 그들을 벗겨보면 적폐라고 그들이 비난하고 사지로 내모는 사람들보다 결코 낫지 않음을 본다.

미래세대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라도 허위와 위선, 거짓과 편가르기의 정치는 접었으면 한다. 같은 국가 사회 안에서 편가르기로 국민분열 정치를 해온 사람들이 국제사회에서라고 별다른 행동을 할 거란 것은 애초 연목구어였는지도 모른다.

나라 안팎에서 분열과 편가르기 정치가 사회 전체를 흔들리게 하고 있다. 멈추기 바란다.

우리는 일본을 적으로 간주하고 배척하고 미워하고 그들과 친한 사람들을 친일파로 낙인 찍어 해코지 하면서, 일본에게는 우리를 특혜대우 해달라는 요구. 그대라면 받아들일 수 있겠나. 답은 이미 오래전부터 정해져 있었다. 우리만 모를 뿐이다.

일본인들은 싫어하거나 화가나도 속을 드러내지 않는 민족성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혼네와 다테마에, 즉 혼네,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겉마음 다테마에로 대하는데 익숙한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그런 일본인들이 노골적으로 한국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고 적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WTO에서 조차 일본은 한국을 상대로한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한국을 노골적으로 푸대접하고 있다.  일본은 우리 심장에 칼을 겨누고 들어왔다. 그 심장이 뛰어야 분노도 표출할 수 있다. 감정보다 냉철한 이성으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 현실을 직시해야 할 때다.

지금 우리와 일본의 갈등과 충돌을 보면, 질풍노도의 사춘기 청소년과 인공지능 사이보그의 싸움을 보는 듯하다. 시간이 우리편이란 낙관론이 들지 않는 이유다.

 

맹세희 기자 sehee1113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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