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정원이 절대 모사드가 될 수 없는 이유
[기고] 국정원이 절대 모사드가 될 수 없는 이유
  • 장석광/ 국가안보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승인 2019.08.0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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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을 위한 변명
장석광/ 국가안보통일연구원연구위원
장석광/ 국가안보통일연구원연구위원

'모사드를 배워야 국정원이 산다’ ‘국정원 개혁은 이스라엘 모사드가 최상의 모델’ ‘국정원, 모사드 모델로 개혁해야’ ‘국정원, 美 CIA가 아닌 이스라엘 모사드가 되어야’ ‘국가정보원이 이스라엘 모사드처럼 되는 날이 올까’ ‘국정원, 모사드級으로 거듭 나야’ ‘극명하게 비교되는 모사드와 국정원’

최근 몇 년간 국정원 개혁을 다룬 언론 기사의 제목들이다. 잘 차린 잔치 상에 홍어무침 빠지지 않듯 정권이 바뀔 때 마다 국정원 개혁은 어김없이 단골 메뉴로 오르고, 국회의원이든 대학교수든 동네 아저씨든 입 달린 사람들은 모두 조자룡 헌칼 쓰듯 이구동성으로 ‘모사드’를 노래한다. 이때만큼은 여야가 따로 없고, 보수 진보가 구분이 없다.

2012년 1월 13일, 미국의 유대계 신문 ‘애틀랜타 쥬이시 타임즈(Atlanta Jewish Times)’의 사장 겸 발행인 앤드루(Andrew) B. 애들러(Adler)가 자신이 발행하는 주간지 칼럼에서 “이란의 핵위협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모사드(Mossd)에게 오바마 대통령의 암살 명령을 내리는 것도 한 방편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국제사회의 비난여론이 거세지자 애들러는 곧바로 사과하고 사퇴까지 했다.

2018년 4월 30일 저녁, 네타냐후 총리가 국방부에서 프레젠테이션을 가졌다. TV로 생중계된 프레젠테이션에서 총리는 이스라엘의 정보기관이 이란에서 183장의 CD와 5만 5천 쪽의 이란 핵 개발 관련 기밀문서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모사드가 입수한 자료에 주목할 가치가 있는 새로운 항목이 있다며 이란과의 핵 합의 파기의사를 비쳤다. 모사드의 또 하나의 전설이 만들어지는 날이었다.

이스라엘의 국익을 위해서는 미국 대통령도 암살할 수 있다는 무모함, 적의 심장부에 침투해흔적도 없이 500kg에 달하는 기밀문건을 털어 나오는 담대함. 모사드! 도대체 너는 누구냐? 정체를 밝혀라!

존재하지 않는 조직, 이스라엘의 ‘딥 스테이트’(Deep State).

모사드의 설치목적, 대상목표, 역할, 임무, 권한, 예산을 규정한 법률이 없다. 법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조직이다. 총리의 승인만 있으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못갈 곳도 없고 못할 일도 없다. 국가의 존립과 생존을 위해서라면 가릴게 없다. 합법과 불법, 수단과 방법은 문제되지 않는다. 책임은 오직 단 한 사람, 총리에게만 질 뿐. 해외에서의 비밀정보 수집, 적대국가의 비재래식 무기 개발‧입수 저지, 해외 거주 이스라엘인들을 겨냥한 테러 행위 저지, 유대인 귀환 작전, 해외에서의 특수작전(암살) 등을 주로 하고 있다.

서방세계 두 번째 규모의 조직과 예산

2019년 기준 인구 9,066,800명, GDP(국민총생산) 3,906억 5,600만 달러 규모의 이스라엘이모사드에 7천여 명의 직원과 27억 3천만 달러의 예산을 쏟고 있다. 인구와 경제규모면에서는 우리의 사분의 일에서 오분의 일에 불과한 나라가, 모사드에는 우리보다 최소 3배 이상의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CIA에 이어 서방세계 두 번째 규모의 크기로서, 이스라엘에서 모사드의 역할과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다양한 인종‧수많은 네이티브 스피커(Native Speaker), 무한한 잠재적 정보자산

이스라엘은 유대인 국가로 건설되었다. 1948년 건국 이후 페르시아계 유태인, 에티오피아계 유대인, 중국계 유대인 등 전 세계에 흩어져 살던 유대인들이 이스라엘로 속속 들어왔고, 지금도 계속 들어오고 있는 중이다. 작년 한 해 동안에도 구 소련지역에서 19,000명, 서유럽에서4,000명, 동유럽에서 146명, 미국과 캐나다에서 3,400명, 남미에서 1,644명이 이스라엘로 이민을 왔다. 다양한 인종, 다양한 언어의 네이티브 스피커들은 모사드의 잠재적 정보자산임에 틀림없다.

3만 5천여 명의 사야님(Sayanim), 헌신적이고 자발적인 협조망

사야님, 이스라엘 이외 국가에서 이스라엘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는 모사드의 유대인 협조망.법조인‧의사‧교수‧경찰관‧군인‧공무원‧정치인‧언론인‧연예인‧운동선수‧사업가 등 현지에서 영향력 있는 유대인들로 구성된다. 점조직으로 운용되며, 모사드 요원들이 요청할 경우 가장신분‧위조문서‧안전가옥‧숙박‧통신‧차량‧의료‧자금‧물류 등 정보활동에 필요한 각종 편의를 제공한다. 때론 간단한 자료수집, 미행 감시와 같은 초보적 정보활동에도 참여한다. 세계 도처에서 현지 국적을 가진 3만 5천여 명의 사야님이 모사드의 정보 공작활동을 보조하고 있다.

130여 개국 800여 만 명의 유대인, 신뢰할 수 있는 잠재적 협조자

‘유대인이면 누구든지 유대인 사회에 도움을 청하고 받을 권리가 있다’ ‘모든 유대인은 그의 형제들을 지키는 보호자이고 유대인은 모두 한 형제다’ 기원전부터 내려오는 유대인 공동체의 수칙(守則)이다. 유대인은 가계(家系)에 유대인의 ‘피’가 섞여 있다면 인종 국적을 불문하고 유대인으로 간주하여 생면부지의 외국인이라도 조건 없이 도와준다. 이런 형제애(兄弟愛)로 똘똘 뭉친 유대인이 전 세계 130여 개국에 800여 만 명이 포진해 있다. 모사드 요원이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당당하고 담대할 수 있는 이유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국정원, 이스라엘 모사드처럼 되는 날이 올까’

역사의 아이러니다. 2천년 디아스포라(Diaspora, 離散)와 홀로코스트 600만 명이 모사드를 만들었다. 역시 세상에 공짜는 없다. ‘국정원, 이스라엘 모사드처럼 되는 날이 올까?’ 답은 나왔다. 여의도에서 세미나와 포럼이 아무리 줄을 이어도, 광화문과 대한문에서 태극기와 다윗의 별이 아무리 난무해도, 한 백 년 잘 졸다 깨어나면 혹시 될지 모르겠다. 그것도 운이 좋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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