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민족음악축제 잘 만들어 남도문화 이끌터

[서울=내외뉴스통신] 김예슬 기자

평론가와 작곡가들이 남도문학기행 투어에서 민족음악가 채동선음악당을 들렀다. 탁계석 평론가가 채동선 실내악단 김정호 단장을 만났다.   

탁계석 평론가: 서양음악사의 연대는 외우면서 우린 100년 정도에 많지 않은 음악가에 무관심입니다. 왜 그럴까요?

서양음악에서 이젠 우리 음악사로 눈 돌릴 때
 
김정호 단장:  우리 클래식 음악인들이 전공하면서 서양음악을 우선으로 한 공부를 하였고 연주의 대부분이 서양음악입니다. 특별한 기획 연주가 아니면 클래식 심포니 곡들을 위주로 연주해 오고 있습니다. 스스로 우리음악에 대한 귀중함을 알지 못하고 무관심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친일음악과 민족음악들을 새로운 방향에서 정립해야할 시기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탁: 채동선 선생 역시 가곡 한, 두 편은 알려져 있지만 제대로의 조명이 안된 것이 안타깝습니다. 
 
김: 민족음악가 채동선선생의 곡들은 정말 많이 있고 지금도 한 번도 불리어지지 못한 곡들이 많이 있어요. 선생의 곡들을 보면 칸타타. 조국. 한강과 가곡으로 향수, 압천, 산엣색씨 들녘 사내, 내 마음은, 모란, 다른 태양, 풍낭몽, 그 창가에, 등등. 그리고 국가 행사곡으로 태극기, 삼일절노래, 개천절노래등이 있으며 국악채보로 새야새야 파랑새야, 진도아리랑, 서울아리랑, 진국명산등 많은 곡들이 있지만 다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일제 강점기 때 일제에 굴하지 않고 창씨개명도 거절하고, 일제에 항거하여 감시속에서 음악활동을 거의 하지 못하였고, 해방 후에는 좌로나 우로 치우치지 못하는 그의 강직한 성품 때문에 활동하는데 많은 제약들이 있었습니다. 이제 이 시점에서 채동선선생님의 조국사랑과 고향사랑 정신들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할 것입니다.

최초의 실내악단 운동한 민족음악가 

탁: 민족주의 음악을 해야 한다고 했는데요, 서양음악에 밀려 우리 근대사 작품들과 음악가들이 묻혀 있어요. 여러 원인에서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가?

김: 보성은 판소리의 성지(聖地), 민족음악가 채동선의 고향이며 한국음악의 실내악의 시발점입니다. 채동선선생은 독일 유학하고 귀국 후 바이올린으로 구성된 현악앙상블이 있었지만 채동선선생이 바이올린 최호영(2바이올린).이혜구(비올라).일본첼리스트로 우리나라 최초 현악사중주단인 ‘채동선실내악단’을 만들었습니다.

의향 보성은 독립운동의 아버지 홍암 나철과 777명의 의병과 명량해전을 승리로 이끈 보성군수의 사위인 이순신의 고장이며 보성 열선루에서 ‘신에게는 아직도 12척의 배가 있습니다’. 란 장계를 올린 곳이기도 합니다.

벌교는 남도의 질펀한 정서가 잘 묻어나는 곳이며, 민족음악의 모태이자 실내악의 시발점입니다. 이곳에서 세계 민족음악축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내년 2020 세계 민족음악축제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탁: 근대화, 현대화로 잘 살게 되었지만 문화적으로도 사대주의가 너무 범람해 전통과 지역 향토성이 상당히 묻혀 버렸는데, 누군가 힘을 결집해 나서야 하지 않을까요?
 
김: 그렇지요. 대한민국100년, 이제야 말로 지역 예술인들이 나서야 할 때 입니다. 각 지역마다 많은 지역의 문화유산들이 있습니다. 이제는 예술인들이 개발하고 더 발전시켜서 지역문화를 세계적인 문화로 발전시키고 널리 알려야 할 것 입니다. 따라서 지역 음악인들도 서양 클래식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 지역의 음악과 문화들로 새로운 예술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수입된 클래식의 시장이 한계점이 넘었고 또 우리 것을 찾으려는 변화가 이미 왔으니까요. 영화의 경우 한국 영화가 외화를 완전히 앞섰거든요. 
 
선생의 꿈, 후학들이 이루고 지역 명소로 

탁: 어떤 동기로 채동선 음악에 눈을 뜨고, 지금 진행하고 해오고 있는 작업들은?

김: 의향벌교는 남도의 정서가 깊이 묻어나는 곳으로 꼬막과 소설 ‘태백산맥’의 주 무대이며 민족음악의 모태이고 한국 실내악의 시발점입니다. 선생의 항일정신과 음악성을 기념하는 채동선 음악당! 음악가의 이름을 건 유일한 음악당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채동선실내악단은 채동선선생의 이루고자 했던 꿈을 다시 복원하고자 합니다.

저는 벌교에서 8년 동안 활동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은 연주회를 해도 관객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음악의 불모지 벌교에서 음악교육을 시작하였고, 벌교초와 교육 MOU를 체결하고 벌교초에 오케스트라를 창단하고, 채동선음악당에 채동선유스오케스트라를 창단하여 60명의 단원이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내년 1월에는 사이판에 채동선실내악단과 유스오케스트라가 사이판 써든학교에 초정되어 가게되었습니다. 그리고 채동선실내악단은 채동선선생을 알리기 위해 12회 연주회를 통해 선생의 곡들을 연구 개발, 편곡하여 발표하였으며, 선생의 일대기를 나의조국 나의고향, 한복 입은 바이올린 신사등 2편의 음악극을 발표하였으며, 선생의 유학시절발자취를 찾아 베를린 컴머앙상블을 초청하여 조인트 콘서트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판소리의 고장 보성에서 신(新)보성춘향가 판소리를 국악기와 클래식악기로 발표하고 조정래 작가의 소설 태백산맥을 ‘태백산맥 환상곡(작곡: 이문석)’으로 작곡하여 당시 중앙대교수이셨던 금노상교수님이 지휘봉을 잡았습니다.이외에도 저희 채동선실내악단의 활동으로 올해부터는 버스킹과 전국합창경연대회를 열고 그동안 10년 동안 닫혀 있던 채동선생가에서도 매년 채동선음악마을 축제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K-클래식과 협력으로 비전을 

탁: 예산 및 인적 자원, 기획력, 주민인식이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군요. 중앙과의 네트워크에서 K-클래식이 역할을 좀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김: 네, 이제는 채동선선생의 음악이 지역을 벗어나 타(他)지역에서도 널리 알려지길 바랍니다. 그래서 이번 10월에는 대전 솔리스트디바와 함께 채동선선생곡들을 대전과 벌교에서 연주하게 됩니다. 이 지역에서는 많은 인적자원과 기획력등이 부족하고 특히 지역에서의 예산지원이 아주 많은 어려움을 가지고 있지만, 저희 단체는 전남문화재단의 사업인 공연장상주단체로 3년째 선정되어 그 지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민족음악가 채동선과 음악당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제는 중앙에서의 많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이 사업은 국가적 사업으로 실행해야 할 사업이고, 지역 예술인들이 주축이 되어 추진해야 합니다. 그래서 K-클래식조직위의 많은 도움이 필요하고, 특히 2020 세계민족음악축제에 많은 도움과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탁: 남도는 문학, 판소리, 전통 등에서  문화의 보고(寶庫)라 할만하지요. 채동선 음악당이 있으니 중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려움은 어떤 것들인가.
 
김: 지금 보성은 의향 보성 의병사와 판소리, 그리고 문학쪽에는 많은 예산을 투자가 되고 있지만 민족음악가 채동선선생의 음악당에는 예산이 너무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이번에 10년 만에 음악당에 음향, 조명등의 시설 보수비를 받았지만, 음악당을 가동할 인력 면에서는 아직도 가동할 전문 인력이 없습니다. 극장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투자가 절대 필요하죠.
 
탁: 벌교, 순천, 목포, 광주 등 호남권이 남도문화의 특성화에  민간의 자율과 창의가 필요할 것 같아요. 구체적인 안이 있는지요?
 
세계 민족음악축제의 장(場)으로 발전해야죠  

김: 벌교 주변에는 순천, 여수등 도시들이 있고 음악적으로도 많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변 고흥, 녹동, 장흥, 강진, 해남 등은  아직도 많이 부족합니다. 그러나 벌교는 채동선음악당을 중심으로 남도의 문학과 클래식 그리고 판소리를 접목한 새로운 남도문화의중심지로 민족음악의 선구지로 세계민족음악축제를 제안합니다. 그리고 이곳에 청년예술가들이 살 수 있는  터를 가꾸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탁: 기타 정부 및 지자체에 건의하고 싶은 말은?
 
김: 앞서도 말씀 드렸듯이 의향 보성은 의병777명과 판소리의 고장이고 민족음악의 성지입니다. 그리고 소설 태백산맥의 민족의 아픔을 간직한곳 이기도 합니다. 채동선음악당을 통해 남도의 아픔을 희망으로, 민족의 슬픔을 승화하는 위상 정립이 필요합니다. 세계민족음악축제의 장(場)으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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