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합작사 많은 롯데, 일본 기업 ‘발판’ 논란
유니클로∙아사히맥주∙캐논 등 일본기업과 합작사 많은 롯데그룹, 일본 기업의 한국 진출 위한 ‘발판 기업’ 지적

[서울=내외뉴스통신] 조경철 기자 = 일본의 수출 규제로 한일 양국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롯데그룹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유니클로, 무인양품, 롯데 등 일본 기업과의 합작사가 많아 최근 국내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다수의 한일 합작사를 운영하는 롯데가 배당금, 로열티 등의 명목으로 일본에 거액의 현금을 송금하고 있어 일본 기업의 한국 진출을 위한 ‘발판 기업’이라는 지적과 함께 일본의 돈벌이를 도와주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현재 불매운동의 주축인 유니클로의 경우, 국내 180여 개 매장 영업은 일본 패스트리테일링과롯데쇼핑이 각각 지분 51%, 49%를 보유한 합작법인 ‘에프알엘코리아’가 맡고 있다.패스트리테일링은아베신조 일본 총리의 고향인 야마구치현 출신 야나이다다시가 창업한 유니클로 본사다.유니클로가 한국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패스트리테일링과 한국 롯데가 나눠 갖지만, 모회사인 일본 롯데홀딩스를 비롯한 일본 기업이 한국 롯데의 상위에 있는 그룹 지배구조상 결국 모두 다 일본 쪽 수익이라고 볼 수 있다.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 5년간 일본 유니클로 본사에 로열티, 배당금 명목으로 약 2,7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된다.

일본과 합작한 롯데 계열사는 에프알엘코리아 외에도 유명한 편의점 체인인 세븐일레븐, 복사기, 프린터 등을 판매하는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등이 있다. 

일본 아사히그룹홀딩스가 50%, 롯데칠성음료가 50%씩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아사히맥주는 일본 제국주의 상징인욱일기 문양을 상품 디자인에 사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욱일(旭日)을 일본어로 훈독하면 ‘아사히’로, 아사히맥주는그야말로 ‘일본’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과 롯데의합작사 브랜드가 한국에서 호실적을 누린 데에는 국내에서 강력한 유통망을 지닌롯데의 일조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계열사인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도최근 일본 기업 논란에 휩싸였다. 코리아세븐은 지난 1989년 미국 ‘세븐일레븐아이홀딩스’(SEI)와 계약해 출범한 회사로 롯데지주에서 지분의 79.66%를 갖고 있다.SEI와 코리아세븐이 체결한 상표 및 운영기술도입 계약에 따라 코리아세븐이 지난 6년 간 SEI에 지급한 로열티(기술사용료)는 1,235억원이다.세븐일레븐이 불매운동의 타깃이 된 이유는 코리아세븐이 로열티를 지급하는 대상인 SEI 구조 때문이다. SEI는 일본 지주회사 세븐앤아이홀딩스의자회사로 알려졌다. 결국 코리아세븐이 지급한 로열티가 일본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이다.

이에 더해 롯데는미쓰비시, 미쓰이 등 일본 전범기업과도 합작 관계를 맺고 수천억원의 배당금을 일본으로 보내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미쓰비시•우베흥산•미쓰이화학 등과 합작회사를 설립해 여전히 운영 중이다. 이곳은 지난 2012년 국무총리실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가 발표한 전범기업들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06년 미쓰비시케미칼과 각각 950억원씩 50대50 지분으로 롯데엠시시(구 롯데엠알시)를 설립했다.롯데엠시시는 지난해 배당성향이 80%를 넘어갈 정도로 막대한 배당을 실시하면서 국부유출 논란을일으킨 바 있다. 롯데엠시시는 지난해 순이익1,748억원 중 배당액만 1,400억원에 달했다. 이같은 방식으로 최근 5년간 이곳 전범기업에 흘러간 배당금만 1,049억원에 달했다.

신동빈 롯데그룹이 회장이 지금의 사태를 촉발시킨 아베 총리와 오랜 친분을 이어온 관계인 것도 새삼 관심을 모은다. 한일관계 악화 속 일본의 정∙재계에 연줄이 있는 신동빈 회장이 정치권을 대신해 중재자 역할에 나설 지 기대감이 커지기도 했다.

하지만 신 회장의 중재자 역할은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것이 재계의 관측이다. 롯데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은 아베 신조 총리를 비롯해 일본 정계, 재계와 한 몸과도 같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오로지 수익을 올리는 것에만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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