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숲으로 향하는 사유시

[충북=내외뉴스통신] 성기욱 기자 = 이영숙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인문학 숲으로 향하는 사유시 '마지막 기차는 오지 않았다'가 고두미에서 출간됐다.

이번 발간 시집은 지난해 출간한 인문학 에세이 '낮 12시'에 이어 이번에도 독서를 바탕으로 한 인문적 사유 시 성격에 가깝다. 표제로 내세운 '마지막 기차는 오지 않았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다.

또한, 이영숙 시인은 신념도 오래되면 편견이라는 니체의 말을 떠올리며 케케묵은 자신을 쇄신해 날마다 새롭게 강화하는데 독서만큼 이상적인 고독 방식은 더 없다고 전했다.

작품 해설을 쓴 권희돈 문학평론가(시인, 전 청주대 교수)는 “마지막 기차는 사람을 싣고 오는 기차다. 그 기차에 탄 손님은 누구일까? 그리고 그 손님은 화자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아니면 그 손님은 기독교인이 기다리는 ‘구원자’일까? 에스트라 공처럼 오지 않는 ‘고도’를 기다리는 것일까?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초인’을 기다리는 것일까? 혹은 자신이 찾고자 하는 ‘자아’일까? 이처럼 기다리는 존재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독자는 시인이 만들어 놓은 공란의 크기만을 확인할 뿐.”이라고 평했다.

여기에, 이승하 시인(중앙대 교수)도 속성 재배를 하지 않은 시이니 만큼 독자는 편편의 시에 머물면서 진지한 대화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거라고 평했다.

석양 무렵 기차역 부근의 낡은 벤치에 앉아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은 동화 같은 설렘이다. 시인이 기다리는 마지막 기차의 손님은 아마도 우리 모두가 기다리는 보편적 손님일 것이다.

한편, 이영숙 시인은 충북 청주 출생으로 충북대학교 국어국문학, 동 대학원 국어교육을 전공했다. 현 방과후학교 독서 논술 강사, 충북대학교 창의융합교육본부 RC교육 독서토론 강좌에 출강 중이다.

다음은 '마지막 기차는 오지 않았다' 전문이다.

 

서쪽 하늘 곱게 물들인 감빛 놀이

개찰구 앞 벤치까지 흘러드는 날이면

골목의 카페들도 서둘러 간판 불을 올렸다

개찰구 앞 낡은 벤치는

바람처럼 뒹구는 이야기들을

낙엽으로 덮은 채

더러는 뜨거운 입김을 하늘 가득 흘려 놓고

아직도 기다림이 있다는 것은

내게 다시 봄이 있다는 거다

지금도 하늘 가득 놀 빛 드리운 날엔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 기차역으로 향한다

내가 기다리는 마지막 기차는 오지 않았다

 

skw9749@naver.com

내외뉴스통신, NBNNEWS

기사 URL : http://www.nb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6206

저작권자 © 내외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