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공모 증자 및 주식 매각 후에도 일본 주주들이 약 절반 주식 보유하게 되는 구조

[서울=내외뉴스통신] 조재학 기자 = 롯데 지배구조 개편의 마지막 퍼즐인 호텔롯데 상장이 화두에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호텔롯데가 상장하면 일본에는 소위 약자 입장에 놓인 상장 자회사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가 없어 일본 롯데가 이러한 제도를 바탕으로 호텔롯데에 대한 지배를 한층 더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밝혔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19.07%), 일본주식회사 L투자회사(72.65%), 일본 광윤사(5.45%) 등 일본 기업들이 지분 99.28%를 소유하고 있다. 이에 롯데는 호텔롯데 상장으로 일본 계열사들이 가진 지분율을 떨어뜨리고,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을 높이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재계 및 금융계 일각에서 호텔롯데 상장은 막대한 수익이 일본으로 빠져나가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는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의 지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상장에 성공해도 롯데가 일본의 지배 하에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며 “오히려 일본롯데가 한국의 막대한 자금을 일본으로 유출시키면서 지배권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호텔롯데 상장의 은밀한 구조다”라고 주장했다.

실제 한국에서 호텔롯데를 상장하기에 앞서 호텔롯데가 공모 증자를 실시하고 그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 주주들이 주식을 매각하게 된다면 호텔롯데의 99%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 주주들, 즉 일본 롯데 경영진과 종업원, 관계사 등에게 막대한 이익이 돌아가는 구조다.

공모 증자 및 주식 매각 후에도 일본 롯데를 비롯한 일본 주주들은 모든 주식에서 손을 떼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에도 약 절반 정도의 주식을 갖게 된다. 이렇게 되면 한국에서 상장을 통해 분산된 개별 투자자들보다 약 절반의 주식을 보유한 일본 측의 영향력이 커지게 된다. 또한 상장회사 주주총회의 실제 의결권 행사 비율이 80~90% 정도라고 가정한다면 주식을 절반 가량만 보유하고 있어도 이사 선임 등 거의 모든 중요한 의안을 단독으로 통과시킬 수 있는 상황임에는 변함없다.

즉, 일본은 호텔롯데 상장으로 국교정상화 이후 지금까지 한국에 투자해온 거액의 투자금을 회수하는 한편 롯데호텔에 대한 지배권은 거의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더군다나 상장에는 공모 증자나 주식 매각을 통해 호텔롯데 주식을 취득한 한국의 주주 및 투자자들이 소수 주주에 지나지 않다는 점에서 모회사 주주의 지배력이 소수 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는 구조상의 문제도 내재되어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일본에서는 일본 최대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Yahoo Japan)이 자회사이자 일본의 사무용품 대형 업체인 아스쿨(Askul)의 사장을 강제 퇴임시키려 하면서 논란을 일으킨 사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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